피란 역사 간직한 은천교회, 역사 속으로
입력 2021.04.27 (08:17)
수정 2021.04.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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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란 역사를 간직한 서구 '은천교회'가 도로 확장 공사에 밀려 결국 철거됩니다.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당국이 보존에 사실상 손을 놨는데요,
교회 측이 직접 나서서 이전 복원하기로 했지만 원형 보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뒤 피란시절부터 아미동 비석마을을 지켜온 은천교회.
60여 년 세월,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예배, 그 마지막 순간을 위해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수십 년 손때묻은 의자와 피아노 등 집기류를 창고로 옮기는 교인들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임순안/은천교회 신도 : "정말 눈물이 나고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데…."]
도로 확장으로 결국, 교회 철거가 결정됐습니다.
지난 1952년 천막으로 지어진 은천교회는 판자를 거쳐 3년 뒤 지금의 화강암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은천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에게 강냉이죽과 분유를 전하는 보급소 역할을 했습니다.
또,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되어 줬습니다.
[송빈해/은천교회 신도 : "문맹자들이 많았어요. 학교 못 보내 가난하니깐. 이 교회가 공부를 시키고…."]
원형이 보존된 석조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도 큽니다.
[김한근/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 "(은천교회는) 피란시절 예배 봤던 사진도 다 있고 기록도 아주 잘돼 있어서 어떤 면에서 보면 아미동 피란시절 다른 유적보다 그게 굉장히 소중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부산시와 서구는 교회 건물이 문화재가 아니어서 보호하기도 어렵고, 이전 작업을 지원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교회 측이 직접 나서서 인근에 교회 건물을 다시 세울 계획입니다.
[박현규/은천교회 목사 : "직영해도 어느 정도까지 하다가 중단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계속 하다가 중단하고 하더라도 이것은 반드시 복원시키려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정책적인 무관심 속에 피란시절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부산의 근대 문화 유산이 또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피란 역사를 간직한 서구 '은천교회'가 도로 확장 공사에 밀려 결국 철거됩니다.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당국이 보존에 사실상 손을 놨는데요,
교회 측이 직접 나서서 이전 복원하기로 했지만 원형 보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뒤 피란시절부터 아미동 비석마을을 지켜온 은천교회.
60여 년 세월,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예배, 그 마지막 순간을 위해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수십 년 손때묻은 의자와 피아노 등 집기류를 창고로 옮기는 교인들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임순안/은천교회 신도 : "정말 눈물이 나고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데…."]
도로 확장으로 결국, 교회 철거가 결정됐습니다.
지난 1952년 천막으로 지어진 은천교회는 판자를 거쳐 3년 뒤 지금의 화강암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은천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에게 강냉이죽과 분유를 전하는 보급소 역할을 했습니다.
또,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되어 줬습니다.
[송빈해/은천교회 신도 : "문맹자들이 많았어요. 학교 못 보내 가난하니깐. 이 교회가 공부를 시키고…."]
원형이 보존된 석조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도 큽니다.
[김한근/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 "(은천교회는) 피란시절 예배 봤던 사진도 다 있고 기록도 아주 잘돼 있어서 어떤 면에서 보면 아미동 피란시절 다른 유적보다 그게 굉장히 소중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부산시와 서구는 교회 건물이 문화재가 아니어서 보호하기도 어렵고, 이전 작업을 지원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교회 측이 직접 나서서 인근에 교회 건물을 다시 세울 계획입니다.
[박현규/은천교회 목사 : "직영해도 어느 정도까지 하다가 중단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계속 하다가 중단하고 하더라도 이것은 반드시 복원시키려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정책적인 무관심 속에 피란시절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부산의 근대 문화 유산이 또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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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란 역사 간직한 은천교회,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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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란 역사를 간직한 서구 '은천교회'가 도로 확장 공사에 밀려 결국 철거됩니다.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당국이 보존에 사실상 손을 놨는데요,
교회 측이 직접 나서서 이전 복원하기로 했지만 원형 보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뒤 피란시절부터 아미동 비석마을을 지켜온 은천교회.
60여 년 세월,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예배, 그 마지막 순간을 위해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수십 년 손때묻은 의자와 피아노 등 집기류를 창고로 옮기는 교인들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임순안/은천교회 신도 : "정말 눈물이 나고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데…."]
도로 확장으로 결국, 교회 철거가 결정됐습니다.
지난 1952년 천막으로 지어진 은천교회는 판자를 거쳐 3년 뒤 지금의 화강암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은천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에게 강냉이죽과 분유를 전하는 보급소 역할을 했습니다.
또,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되어 줬습니다.
[송빈해/은천교회 신도 : "문맹자들이 많았어요. 학교 못 보내 가난하니깐. 이 교회가 공부를 시키고…."]
원형이 보존된 석조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도 큽니다.
[김한근/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 "(은천교회는) 피란시절 예배 봤던 사진도 다 있고 기록도 아주 잘돼 있어서 어떤 면에서 보면 아미동 피란시절 다른 유적보다 그게 굉장히 소중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부산시와 서구는 교회 건물이 문화재가 아니어서 보호하기도 어렵고, 이전 작업을 지원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교회 측이 직접 나서서 인근에 교회 건물을 다시 세울 계획입니다.
[박현규/은천교회 목사 : "직영해도 어느 정도까지 하다가 중단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계속 하다가 중단하고 하더라도 이것은 반드시 복원시키려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정책적인 무관심 속에 피란시절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부산의 근대 문화 유산이 또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피란 역사를 간직한 서구 '은천교회'가 도로 확장 공사에 밀려 결국 철거됩니다.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당국이 보존에 사실상 손을 놨는데요,
교회 측이 직접 나서서 이전 복원하기로 했지만 원형 보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뒤 피란시절부터 아미동 비석마을을 지켜온 은천교회.
60여 년 세월,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예배, 그 마지막 순간을 위해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수십 년 손때묻은 의자와 피아노 등 집기류를 창고로 옮기는 교인들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임순안/은천교회 신도 : "정말 눈물이 나고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데…."]
도로 확장으로 결국, 교회 철거가 결정됐습니다.
지난 1952년 천막으로 지어진 은천교회는 판자를 거쳐 3년 뒤 지금의 화강암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은천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에게 강냉이죽과 분유를 전하는 보급소 역할을 했습니다.
또,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되어 줬습니다.
[송빈해/은천교회 신도 : "문맹자들이 많았어요. 학교 못 보내 가난하니깐. 이 교회가 공부를 시키고…."]
원형이 보존된 석조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도 큽니다.
[김한근/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 "(은천교회는) 피란시절 예배 봤던 사진도 다 있고 기록도 아주 잘돼 있어서 어떤 면에서 보면 아미동 피란시절 다른 유적보다 그게 굉장히 소중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부산시와 서구는 교회 건물이 문화재가 아니어서 보호하기도 어렵고, 이전 작업을 지원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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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규/은천교회 목사 : "직영해도 어느 정도까지 하다가 중단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계속 하다가 중단하고 하더라도 이것은 반드시 복원시키려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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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kiyu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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