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뒤 정년인데”…부당해고 판정에도 꿈쩍않는 아시아나 협력업체

입력 2021.04.27 (21:49) 수정 2021.04.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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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고 노동자 중에는 정년이 사흘 밖에 안 남은 경우도 있는데, 사측은 복직시키라는 명령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컨베이어 벨트 위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항공 수하물들.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에 짐을 싣느라 분류 작업에 분주한 이들은 협력업체 직원들입니다.

지난해 코로나 19로 일감이 줄자 사측은 명예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을 종용했습니다.

거부하는 직원들은 해고했습니다.

[김정남/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이런 상태까지 오리라고 생각은 못 했고 한편으로는 울분이 터지는 거죠."]

해고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습니다.

해고 직원들을 복직시키라고 명령했습니다.

사측은 거부했습니다.

복직은 멀어졌고 10년을 일한 한 해고자는 사흘 뒤 정년을 맞습니다.

[김정남/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하루라도 내 가정에 돌아가더라도 해고된 아빠, 해고된 남편 이런 오명을 씻어야 될 거 아닙니까."]

기노진 씨도 한 달 뒤면 정년입니다.

이대로라면 일터로 돌아갈 길은 영영 막힙니다.

[기노진/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정년 퇴임을 맞아) 단출하게 가족들하고 생일맞이 식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인데. 가장으로서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전해줄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죠."]

해고자 5명이 거리에 나선 지 348일째입니다.

다음 달 중순이면 1년이 됩니다.

보름째 단식 농성도 진행 중이지만 사측은 요지부동입니다.

[김정남/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끝나지 않는 게 제일 힘듭니다. 아무리 아무리 찾아다녀도 우리를 위해서 일해줄 수 없는 이 현실…."]

중노위 결정에 불복해 해고 노동자 5명을 복직시키지 않는 대신, 사측은 이행강제금 4천만 원을 납부했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편집: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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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 뒤 정년인데”…부당해고 판정에도 꿈쩍않는 아시아나 협력업체
    • 입력 2021-04-27 21:49:48
    • 수정2021-04-27 22:22:16
    뉴스 9
[앵커]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고 노동자 중에는 정년이 사흘 밖에 안 남은 경우도 있는데, 사측은 복직시키라는 명령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컨베이어 벨트 위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항공 수하물들.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에 짐을 싣느라 분류 작업에 분주한 이들은 협력업체 직원들입니다.

지난해 코로나 19로 일감이 줄자 사측은 명예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을 종용했습니다.

거부하는 직원들은 해고했습니다.

[김정남/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이런 상태까지 오리라고 생각은 못 했고 한편으로는 울분이 터지는 거죠."]

해고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습니다.

해고 직원들을 복직시키라고 명령했습니다.

사측은 거부했습니다.

복직은 멀어졌고 10년을 일한 한 해고자는 사흘 뒤 정년을 맞습니다.

[김정남/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하루라도 내 가정에 돌아가더라도 해고된 아빠, 해고된 남편 이런 오명을 씻어야 될 거 아닙니까."]

기노진 씨도 한 달 뒤면 정년입니다.

이대로라면 일터로 돌아갈 길은 영영 막힙니다.

[기노진/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정년 퇴임을 맞아) 단출하게 가족들하고 생일맞이 식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인데. 가장으로서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전해줄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죠."]

해고자 5명이 거리에 나선 지 348일째입니다.

다음 달 중순이면 1년이 됩니다.

보름째 단식 농성도 진행 중이지만 사측은 요지부동입니다.

[김정남/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 : "끝나지 않는 게 제일 힘듭니다. 아무리 아무리 찾아다녀도 우리를 위해서 일해줄 수 없는 이 현실…."]

중노위 결정에 불복해 해고 노동자 5명을 복직시키지 않는 대신, 사측은 이행강제금 4천만 원을 납부했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편집: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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