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도 이용 가능 ‘숙박 앱’…현장은 ‘혼란’

입력 2021.04.28 (07:56) 수정 2021.04.28 (08: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숙박 앱을 이용해 숙박업소에 투숙하는 미성년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관련법이 미성년자의 숙박업소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지만 예약에는 거르는 기능이 없어 제도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수영구의 한 모텔입니다.

13살 김 모 양은 가출한 뒤 이곳에 머물다 지난해 20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이 남성은 김 양 등 여러 청소년을 모텔로 데려가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관련법이 미성년자의 혼숙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런 숙박 앱을 통한 숙소 예약에는 사실상 제약이 없는 실정입니다.

한 숙박 앱을 통해 숙소를 직접 예약해봤습니다.

단 몇 분 만에 손쉽게 모텔 예약에 성공했습니다.

만 19세 이상 성인인지를 묻는 문구만 있을 뿐, 가명을 써도 예약이 가능합니다.

현장에서 가려내야 하지만, 마스크까지 써서 투숙객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업소들은 허술한 숙박 예약 체계가 혼란을 부채질한다고 하소연합니다.

[숙박업체 관계자 : "미성년자 거르는 필터 자체가 어플상에서는 없다 보니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해서 예약하고 오는 친구들이 참 많습니다. 성인인증하는 필터 자체가 형성돼 있으면 좀 더 편할 텐데…."]

미성년자 혼숙이 적발되면 법적 책임은 업주가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숙박 앱 운영사는 '중개사업자일 뿐'이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운영사의 갑질은 아닌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고객이 미성년자인지를 확인해야 할 의무는 업주에게 있다"고 돼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청소년 보호.

숙박 앱에 대한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성년자도 이용 가능 ‘숙박 앱’…현장은 ‘혼란’
    • 입력 2021-04-28 07:56:14
    • 수정2021-04-28 08:44:26
    뉴스광장(부산)
[앵커]

최근 숙박 앱을 이용해 숙박업소에 투숙하는 미성년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관련법이 미성년자의 숙박업소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지만 예약에는 거르는 기능이 없어 제도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수영구의 한 모텔입니다.

13살 김 모 양은 가출한 뒤 이곳에 머물다 지난해 20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이 남성은 김 양 등 여러 청소년을 모텔로 데려가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관련법이 미성년자의 혼숙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런 숙박 앱을 통한 숙소 예약에는 사실상 제약이 없는 실정입니다.

한 숙박 앱을 통해 숙소를 직접 예약해봤습니다.

단 몇 분 만에 손쉽게 모텔 예약에 성공했습니다.

만 19세 이상 성인인지를 묻는 문구만 있을 뿐, 가명을 써도 예약이 가능합니다.

현장에서 가려내야 하지만, 마스크까지 써서 투숙객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업소들은 허술한 숙박 예약 체계가 혼란을 부채질한다고 하소연합니다.

[숙박업체 관계자 : "미성년자 거르는 필터 자체가 어플상에서는 없다 보니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해서 예약하고 오는 친구들이 참 많습니다. 성인인증하는 필터 자체가 형성돼 있으면 좀 더 편할 텐데…."]

미성년자 혼숙이 적발되면 법적 책임은 업주가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숙박 앱 운영사는 '중개사업자일 뿐'이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운영사의 갑질은 아닌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고객이 미성년자인지를 확인해야 할 의무는 업주에게 있다"고 돼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청소년 보호.

숙박 앱에 대한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