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조용한 4·27 3주년…北, ‘청년 세대’ 사상 단속

입력 2021.05.01 (08:00) 수정 2021.05.0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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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의창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박사임입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벌써 만 3년이 지났는데요.

네, 역사적인 장소에서 손을 맞잡았던 남북 정상.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었죠.

하지만 북한은 판문점 선언 3주년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우리 정부도 기념행사를 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대신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을 평양에 모아 놓고 기강 잡기에 나섰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그 이유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3년 전 봄날.

분단 후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았던 남북 정상.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남측으로 넘어온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예정에 없이 군사분계선을 한 발짝 넘기도 했습니다.

이 장면은 이른바 한반도의 봄을 알리는 서막이었습니다.

배석자 없이 도보 다리 회담까지 마친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4.27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토록 지척에 살고 있는 우리는 대결하여 싸워야 할 이민족이 아니라 단합하여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 핏줄을 이은 한민족입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 심은 평화의 씨앗은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9.19 평양 공동선언이라는 열매를 맺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관계도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북한은 판문점 선언의 결실이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지난해 6월 폭파했고,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도 끊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을 철통같이 봉쇄하면서 최소한의 남북 민간 교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거듭된 코로나 방역 협력 제안도 무시한 채 대남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3월 15일 :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판문점 선언 관련 언급은 일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시대에도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도록 남북 영상회담을 위한 준비까지 마쳤지만, 북한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도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열지 않았습니다.

북측이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을 성대히 기념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다시 평화의 시계를 돌릴 때라며 남북 관계 진전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지난해 4월 27일, 정부는 강원도 최북단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김연철/前 통일부 장관/2020년 4월 27일 : "지금이라도 남북이 뜻을 모으면 우리 국민이 이곳 제진에서 기차를 타고 군사분계선 너머 북녘땅에 닿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는 없었습니다.

["남북 협력 재개! 판문점 선언 이행!"]

대신 대북 민간단체들이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앞에 모여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이종걸/민화협 상임의장 : "파탄 난 남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남과 북의 그야말로 진정성 있는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방역 등 보건의료 협력을 시작으로 쌀과 비료 등 민생 협력으로 확대하는 '포괄적 인도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4월 27일 : "우리는 북측과 언제 어디서든, 형식에 구애됨 없이 어떠한 의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났던 도보 다리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판문점 선언 3주년 소회를 밝혔습니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4월 27일 :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달 하순 열리게 될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의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길을 찾겠다는 겁니다.

[조 바이든/美 대통령/현지시간 4월 28일 :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두 나라(북한과 이란)가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을 다시 대화로 이끌기 위해선 첫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화 재개의 관건은 북미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로드맵을 고안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미가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주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프레스 브리핑 인터뷰를 했는데 거기서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서 약간의 긍정적인 얘기는 나왔습니다. 근데 여전히 우려는 싱가포르 합의를 존중한다 하더라도 북한은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조건을 걸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대화에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판단되고요."]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이 되던 날 북한은 5년 만에 청년동맹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대화 제의는 거부하면서 내부적으론 청년 세대 기강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인데요.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북한의 청년층이 김정은 위원장의 골칫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아 필기를 하는 사람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 중 하나인 청년동맹원들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두 번째로 청년동맹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청년동맹 명칭도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에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변경됐습니다.

선대 수령의 이름이 빠지고 '사회주의'가 다시 포함된 건데, 북한이 최근 사회주의 정상국가를 지향해 온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대회는 사회주의에 배치되는 사소한 싹도 철저히 짓뭉개 버려야 한다며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했습니다.

[박철민/北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장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끝없이 충직한 청년 전위가 되자!"]

북한 청년동맹원들은 1991년생부터 2007년생까지로 약 5백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장마당이 활성화될 때부터 태어나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도 불립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탈북했던 북한 출신 주민 1,000명을 조사한 결과 개인보다 집단을 먼저 우선시해야 한다 라고 생각한 게 한 15% 정도 북한에 살 때도 그랬다는 거죠. 나라보다는 개인과 가족을 먼저 우선시하는 이제 그런 경향들이 자연스럽게 북한 사회에서도 지금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이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통해 외부 정보를 습득하고 어렸을 때부터 남한의 대중문화를 접한 세대이기도 합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의원/2021년 2월/여의도연구원 온라인 간담회 : "북한 청년의 70~80%는요, 한국 영화 드라마를 봐요. 이것이 어디서 나타나느냐. 북한 젊은이들의 언어가 지금 한국말로 변하고 있습니다. '자기야, 오빠야, ㅋㅋㅋㅋ' 다 한국식으로 보내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년 세대를 겨냥한 통제 주문을 내놓고 있습니다.

옷차림과 머리단장, 언행,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4월 9일/세포비서대회 : "청년교양 문제를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운명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극심한 경제난 속에 통제하기 어려운 장마당 세대가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위협 요소로 떠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당세포 대회에서 인간개조라고 하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게 김정은 대에서는 처음 나온 말이죠. 김정은이 인간개조라고 하는 말을 이제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하는 거는 그만큼 사상적 정신적인 이완상태가 이제 북한의 정권 체제 수호하는 데 지금 문제가 있다라고 진단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노동력의 핵심축인 청년들의 사상을 무장시켜 경제발전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와 대외 개방을 포함한 새로운 전략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경제 위기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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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01 08:00:40
    • 수정2021-05-01 08: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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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창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박사임입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벌써 만 3년이 지났는데요.

네, 역사적인 장소에서 손을 맞잡았던 남북 정상.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었죠.

하지만 북한은 판문점 선언 3주년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우리 정부도 기념행사를 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대신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을 평양에 모아 놓고 기강 잡기에 나섰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그 이유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3년 전 봄날.

분단 후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았던 남북 정상.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남측으로 넘어온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예정에 없이 군사분계선을 한 발짝 넘기도 했습니다.

이 장면은 이른바 한반도의 봄을 알리는 서막이었습니다.

배석자 없이 도보 다리 회담까지 마친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4.27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토록 지척에 살고 있는 우리는 대결하여 싸워야 할 이민족이 아니라 단합하여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 핏줄을 이은 한민족입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 심은 평화의 씨앗은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9.19 평양 공동선언이라는 열매를 맺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관계도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북한은 판문점 선언의 결실이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지난해 6월 폭파했고,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도 끊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을 철통같이 봉쇄하면서 최소한의 남북 민간 교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거듭된 코로나 방역 협력 제안도 무시한 채 대남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3월 15일 :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판문점 선언 관련 언급은 일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시대에도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도록 남북 영상회담을 위한 준비까지 마쳤지만, 북한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도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열지 않았습니다.

북측이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을 성대히 기념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다시 평화의 시계를 돌릴 때라며 남북 관계 진전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지난해 4월 27일, 정부는 강원도 최북단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김연철/前 통일부 장관/2020년 4월 27일 : "지금이라도 남북이 뜻을 모으면 우리 국민이 이곳 제진에서 기차를 타고 군사분계선 너머 북녘땅에 닿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는 없었습니다.

["남북 협력 재개! 판문점 선언 이행!"]

대신 대북 민간단체들이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앞에 모여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이종걸/민화협 상임의장 : "파탄 난 남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남과 북의 그야말로 진정성 있는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방역 등 보건의료 협력을 시작으로 쌀과 비료 등 민생 협력으로 확대하는 '포괄적 인도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4월 27일 : "우리는 북측과 언제 어디서든, 형식에 구애됨 없이 어떠한 의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났던 도보 다리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판문점 선언 3주년 소회를 밝혔습니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4월 27일 :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달 하순 열리게 될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의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길을 찾겠다는 겁니다.

[조 바이든/美 대통령/현지시간 4월 28일 :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두 나라(북한과 이란)가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을 다시 대화로 이끌기 위해선 첫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화 재개의 관건은 북미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로드맵을 고안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미가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주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프레스 브리핑 인터뷰를 했는데 거기서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서 약간의 긍정적인 얘기는 나왔습니다. 근데 여전히 우려는 싱가포르 합의를 존중한다 하더라도 북한은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조건을 걸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대화에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판단되고요."]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이 되던 날 북한은 5년 만에 청년동맹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대화 제의는 거부하면서 내부적으론 청년 세대 기강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인데요.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북한의 청년층이 김정은 위원장의 골칫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아 필기를 하는 사람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 중 하나인 청년동맹원들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두 번째로 청년동맹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청년동맹 명칭도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에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변경됐습니다.

선대 수령의 이름이 빠지고 '사회주의'가 다시 포함된 건데, 북한이 최근 사회주의 정상국가를 지향해 온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대회는 사회주의에 배치되는 사소한 싹도 철저히 짓뭉개 버려야 한다며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했습니다.

[박철민/北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장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끝없이 충직한 청년 전위가 되자!"]

북한 청년동맹원들은 1991년생부터 2007년생까지로 약 5백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장마당이 활성화될 때부터 태어나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도 불립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탈북했던 북한 출신 주민 1,000명을 조사한 결과 개인보다 집단을 먼저 우선시해야 한다 라고 생각한 게 한 15% 정도 북한에 살 때도 그랬다는 거죠. 나라보다는 개인과 가족을 먼저 우선시하는 이제 그런 경향들이 자연스럽게 북한 사회에서도 지금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이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통해 외부 정보를 습득하고 어렸을 때부터 남한의 대중문화를 접한 세대이기도 합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의원/2021년 2월/여의도연구원 온라인 간담회 : "북한 청년의 70~80%는요, 한국 영화 드라마를 봐요. 이것이 어디서 나타나느냐. 북한 젊은이들의 언어가 지금 한국말로 변하고 있습니다. '자기야, 오빠야, ㅋㅋㅋㅋ' 다 한국식으로 보내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년 세대를 겨냥한 통제 주문을 내놓고 있습니다.

옷차림과 머리단장, 언행,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4월 9일/세포비서대회 : "청년교양 문제를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운명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극심한 경제난 속에 통제하기 어려운 장마당 세대가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위협 요소로 떠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당세포 대회에서 인간개조라고 하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게 김정은 대에서는 처음 나온 말이죠. 김정은이 인간개조라고 하는 말을 이제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하는 거는 그만큼 사상적 정신적인 이완상태가 이제 북한의 정권 체제 수호하는 데 지금 문제가 있다라고 진단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노동력의 핵심축인 청년들의 사상을 무장시켜 경제발전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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