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담화 공세’…정상회담 앞두고 ‘기선잡기’?

입력 2021.05.02 (21:16) 수정 2021.05.0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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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오늘(2일) 새벽 남한과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 3건을 잇따라 내놨습니다.

시작은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열었는데요.

남한 당국이 또다시 전단 살포를 방치했다, '심각한 도발'이고, '상응한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을 향해선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과 대변인이 동시에 나섰습니다.

외교와 억지를 언급한 바이든 대통령 의회연설에 대해 "대단히 큰 실수"라고 비난하며 역시 "상응한 조치"를 경고했고요,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 인권상황을 비판한 데 대해선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후회하게 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공개하고, 또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이처럼 '담화 공세'를 재개한 의도가 뭘까요, 이효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발표한 다음날 북한이 쏟아낸 3개의 담화, 먼저 미국을 향해선 강한 불만이 드러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한 것, 외교와 함께 '억지'를 강조한 것을 '구태의연한 적대시정책'이라 일갈했고, 특히 미국이 인권문제를 거듭 제기하는 것을 '최고존엄 모독'으로 규정했습니다.

3개 담화 모두에서 '상응한 조치'를 공통적으로 언급하며 도발도 불사하겠단 뜻을 내비쳤는데, 외무상보다 급이 낮은 미국담당국장과 대변인 명의로 성명이 나온 점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미국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기보다는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체면을 깎는 언행을 삼가달라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초기에 강하게 기선제압을 하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반면 남측을 향해선 대북전단을 빌미로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였습니다.

[北 조선중앙TV/오늘 :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다."]

지난해 연락사무소 폭파 때처럼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선 점, 대내 매체에도 담화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실제 행동의 우려도 제기됩니다.

[신범철/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 "당장 북한이 (대미) 전략 도발을 하지는 않겠지만,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금강산 시설 철거와 같은 국지도발로 압박을 감행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봅니다."]

정부는 한반도 긴장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가운데 정의용 외교장관은 4일부터 열리는 G7, 한미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으로 출국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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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담화 공세’…정상회담 앞두고 ‘기선잡기’?
    • 입력 2021-05-02 21:16:03
    • 수정2021-05-03 07:57:39
    뉴스 9
[앵커]

북한이 오늘(2일) 새벽 남한과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 3건을 잇따라 내놨습니다.

시작은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열었는데요.

남한 당국이 또다시 전단 살포를 방치했다, '심각한 도발'이고, '상응한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을 향해선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과 대변인이 동시에 나섰습니다.

외교와 억지를 언급한 바이든 대통령 의회연설에 대해 "대단히 큰 실수"라고 비난하며 역시 "상응한 조치"를 경고했고요,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 인권상황을 비판한 데 대해선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후회하게 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공개하고, 또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이처럼 '담화 공세'를 재개한 의도가 뭘까요, 이효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발표한 다음날 북한이 쏟아낸 3개의 담화, 먼저 미국을 향해선 강한 불만이 드러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한 것, 외교와 함께 '억지'를 강조한 것을 '구태의연한 적대시정책'이라 일갈했고, 특히 미국이 인권문제를 거듭 제기하는 것을 '최고존엄 모독'으로 규정했습니다.

3개 담화 모두에서 '상응한 조치'를 공통적으로 언급하며 도발도 불사하겠단 뜻을 내비쳤는데, 외무상보다 급이 낮은 미국담당국장과 대변인 명의로 성명이 나온 점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미국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기보다는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체면을 깎는 언행을 삼가달라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초기에 강하게 기선제압을 하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반면 남측을 향해선 대북전단을 빌미로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였습니다.

[北 조선중앙TV/오늘 :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다."]

지난해 연락사무소 폭파 때처럼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선 점, 대내 매체에도 담화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실제 행동의 우려도 제기됩니다.

[신범철/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 "당장 북한이 (대미) 전략 도발을 하지는 않겠지만,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금강산 시설 철거와 같은 국지도발로 압박을 감행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봅니다."]

정부는 한반도 긴장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가운데 정의용 외교장관은 4일부터 열리는 G7, 한미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으로 출국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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