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너무 긴 이별

입력 2021.05.02 (21:24) 수정 2021.05.0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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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곧 어버이날이 다가오지만 고향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실향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이산 가족이 상봉할 수 있도록제도적 길을 트자는 목소리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선재희 기잡니다.

[리포트]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아바이 마을, 흐르는 세월 속에 1세대 실향민은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미숙/실향민 2세대 : "친정 엄마,아버지,아버님 세 분이 실향민인데 아버님하고 저희 친정 아버님은 돌아가셨어요."]

실제로, 상봉 신청자 13만 여 명 가운데 8만 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살아 있는 이산 가족도 대부분 이미 여든을 넘겼습니다.

[김춘성/92살 : "엄마 내 들어갈 때까지 살고만 있어, 살고만 있으면 내 속에 있는 말 다하고, 고생하던 얘기도 다 하고."]

[이춘섬/84살 : "고향에 할머니 할아버지 놔두고 온 그 생각에 마음이 저려..."]

이산 상봉 행사를 통해 북에 있는 가족과 재회한 이산 가족은 만 3천 여 명에 불과합니다.

2018년 이후 이산 가족 상봉 행사는 재개되지 못했습니다.

[김을순/2002년 상봉자 : "만나질 못해서 오래 사는 것 같아요. 한 번 만나볼라고. 그게 처절한 거예요."]

코로나19까지 겹쳐, 정부는 화상 상봉을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 : "하루에 40분 정도 일상적으로 화상 상봉을 통해서 이산 가족의 만남을 이룰 수 있는 이런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에서도 이산 가족 상봉의 길을 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미 이산 가족은 10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실향민 2세인 LA 시민단체 대표인 최광철씨는 정치와는 별개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북미 이산 상봉을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광철/미주민주참여포럼 대표 : "이것은 미국이 가장 중요시하는 인권의 문제이고, 인도주의적인 문제예요. 어떻게 분단 70년이 지나도록 자기 고향의 부모님, 형제들, 친척들의 소식도 모르고."]

북미 이산 상봉을 촉구하는 법안과 결의안도 미국 의회에 잇따라 제출돼, 기나긴 이별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촬영기자:조정석/영상편집:하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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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산, 너무 긴 이별
    • 입력 2021-05-02 21:24:01
    • 수정2021-05-02 21:37:57
    뉴스 9
[앵커]

곧 어버이날이 다가오지만 고향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실향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이산 가족이 상봉할 수 있도록제도적 길을 트자는 목소리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선재희 기잡니다.

[리포트]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아바이 마을, 흐르는 세월 속에 1세대 실향민은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미숙/실향민 2세대 : "친정 엄마,아버지,아버님 세 분이 실향민인데 아버님하고 저희 친정 아버님은 돌아가셨어요."]

실제로, 상봉 신청자 13만 여 명 가운데 8만 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살아 있는 이산 가족도 대부분 이미 여든을 넘겼습니다.

[김춘성/92살 : "엄마 내 들어갈 때까지 살고만 있어, 살고만 있으면 내 속에 있는 말 다하고, 고생하던 얘기도 다 하고."]

[이춘섬/84살 : "고향에 할머니 할아버지 놔두고 온 그 생각에 마음이 저려..."]

이산 상봉 행사를 통해 북에 있는 가족과 재회한 이산 가족은 만 3천 여 명에 불과합니다.

2018년 이후 이산 가족 상봉 행사는 재개되지 못했습니다.

[김을순/2002년 상봉자 : "만나질 못해서 오래 사는 것 같아요. 한 번 만나볼라고. 그게 처절한 거예요."]

코로나19까지 겹쳐, 정부는 화상 상봉을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 : "하루에 40분 정도 일상적으로 화상 상봉을 통해서 이산 가족의 만남을 이룰 수 있는 이런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에서도 이산 가족 상봉의 길을 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미 이산 가족은 10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실향민 2세인 LA 시민단체 대표인 최광철씨는 정치와는 별개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북미 이산 상봉을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광철/미주민주참여포럼 대표 : "이것은 미국이 가장 중요시하는 인권의 문제이고, 인도주의적인 문제예요. 어떻게 분단 70년이 지나도록 자기 고향의 부모님, 형제들, 친척들의 소식도 모르고."]

북미 이산 상봉을 촉구하는 법안과 결의안도 미국 의회에 잇따라 제출돼, 기나긴 이별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촬영기자:조정석/영상편집:하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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