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집콕 시대’ 위기의 어린이들

입력 2021.05.05 (07:52) 수정 2021.05.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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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희 해설위원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들었을때만해도 오늘만큼은 어린이들이 새처럼 자유롭고, 푸른 벌판을 맘껏 뛰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순간,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전 세대가 겪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세상, 새로운 위기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 사탭니다. 바깥생활이 어려운 이른바 '집콕 시대'가 길어지면서 그 후유증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원격 수업은 일반 수업과 달리, 학생들이 처한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넓고 환한 방이 있고, 최신 기기를 갖춘 학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좋은 화면으로 수업을 받고, 개인 컴퓨터가 없거나 부족한 학생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또 학교마다, 교사마다 제공하는 수업의 질과 열의가 다르다 보니,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경쟁률이 평균 3배 이상 높아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교육 격차 문제는 비단 우려가 아닙니다.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수학 성취도의 경우 중학교는 75.9%, 고등학교는 66.1%에서 중위권이 감소하는, 학력 양극화가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시대 우리 가정이 겪는 가장 큰 현실의 문제는 돌봄 공백입니다. 한 기업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일하는 엄마 아빠의 63%가 돌봄 공백을 호소했는데, 그만큼 아이들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가능성도 커집니다. 아이 혼자 지내며 게임에 과몰입하거나, 유해한 정보 또는 심지어 음란물을 접할 위험성도 상존합니다.

코로나 시대가 길어질 수록 도움의 손길이 더 절실한 곳은 취약 계층의 어린이들입니다. 초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사각지대가 남아있고, 이로 인한 피해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위의 어른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더라도 막을 수 있는 일들도 적지않았습니다. 코로나 집콕시대는 어찌보면 올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지도 모릅니다. 자녀에 대한 사랑과 헌신, 이웃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관심만이 우리 어린이들을 위험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어린이날 #집콕 #돌봄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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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집콕 시대’ 위기의 어린이들
    • 입력 2021-05-05 07:52:26
    • 수정2021-05-05 08: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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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희 해설위원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들었을때만해도 오늘만큼은 어린이들이 새처럼 자유롭고, 푸른 벌판을 맘껏 뛰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순간,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전 세대가 겪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세상, 새로운 위기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 사탭니다. 바깥생활이 어려운 이른바 '집콕 시대'가 길어지면서 그 후유증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원격 수업은 일반 수업과 달리, 학생들이 처한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넓고 환한 방이 있고, 최신 기기를 갖춘 학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좋은 화면으로 수업을 받고, 개인 컴퓨터가 없거나 부족한 학생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또 학교마다, 교사마다 제공하는 수업의 질과 열의가 다르다 보니,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경쟁률이 평균 3배 이상 높아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교육 격차 문제는 비단 우려가 아닙니다.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수학 성취도의 경우 중학교는 75.9%, 고등학교는 66.1%에서 중위권이 감소하는, 학력 양극화가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시대 우리 가정이 겪는 가장 큰 현실의 문제는 돌봄 공백입니다. 한 기업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일하는 엄마 아빠의 63%가 돌봄 공백을 호소했는데, 그만큼 아이들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가능성도 커집니다. 아이 혼자 지내며 게임에 과몰입하거나, 유해한 정보 또는 심지어 음란물을 접할 위험성도 상존합니다.

코로나 시대가 길어질 수록 도움의 손길이 더 절실한 곳은 취약 계층의 어린이들입니다. 초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사각지대가 남아있고, 이로 인한 피해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위의 어른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더라도 막을 수 있는 일들도 적지않았습니다. 코로나 집콕시대는 어찌보면 올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지도 모릅니다. 자녀에 대한 사랑과 헌신, 이웃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관심만이 우리 어린이들을 위험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어린이날 #집콕 #돌봄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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