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빚더미에 갑질 피해까지…벼랑 끝 내몰린 지입 버스 기사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5월 7일(금)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지창환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양창희 기자(KBS 기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박나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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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출발 무등의 아침 지창환입니다. 벌써 금요일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한 주 우리 지역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요즘 코로나19로 전세버스 운전자들 피해가 크다고 하는데요. 오늘 출발 무등의 아침에서는 KBS보도국 양창희 기자와 함께 불법이지만 그동안 관행이 돼 온 전세버스 지입제 문제점 등 한 주 동안의 주요 사회 이슈 짚어보겠습니다.

◇ 지창환 앵커 (이하 지창환): 이번 주 주요 사회 이슈 다루는 순서입니다. KBS보도국 양창희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광주kbs 양창희 기자 (이하 양창희): 안녕하십니까?

◇ 지창환: 이번 주에 지입 전세버스 관련 기획 보도 하셨잖아요. 이 내용부터 이야기 나눠보겠는데 지입이라는 용어 생소한 분들 많으실 텐데 이게 무슨 뜻인가요?

◆ 양창희: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관광버스라고 불리는 버스가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신차가 2억 원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비쌉니다. 이런 전세버스 사업을 시작하려면 버스가 여러 대 있어야 합니다. 시군 기준으로는 10대, 광역시도로는 20대 이상 있어야 운송사업 면허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사업 시작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요. 지입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오는데 원래 우리나라 말이 아니라 원래 일본에서 유래하는 말인데 가지고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이런 비싼 차를 회사도 운전사도 쉽게 가질 수가 없기 때문에 차 값은 운전자가 매달 할부를 내고요. 명의는 사업 면허가 있는 회사 앞으로 두는 것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차 값을 운전사가 내주니까 적은 자본으로 버스 영업이 가능해지는 것이고요. 운전사 입장에서도 이런 고가 차량을 이용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이런 지입 형태가 되고 있습니다.

◇ 지창환: 양측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것이군요. 그런데 이런 운영 형태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 양창희: 문제는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입니다. 전세버스 관련법에서 개인사업자의 영업을 금지하고 있거든요. 명확하게 개인 사업을 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 지입 형태는 개인 사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개인 사업이 아니려면 회사에 소속된 상태로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해야 되는데 지입 형태는 그렇지 않고 차값만 내고 일을 하는 거에 따라서 운전사가 돈을 받는 구조거든요. 안전 문제 때문에 이것을 불법으로 규정해놨습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개인이 책임지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래서 불법이 됐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해관계가 들어맞기 때문에 관행으로 계속 유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 지창환: 그러면 일감을 받아서 그만큼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코로나19로 아무래도 사정이 안 좋아졌을 텐데요.

◆ 양창희: 맞습니다. 여러 지입 운전사 분들을 만나봤는데 일단 구조적으로 할부금이, 신차가 2억 정도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수백만 원이 됩니다. 200~300만 원씩을 매달 일단 내야 되고요. 차 값으로. 그리고 지입료, 일종의 수수료. 지입을 하는 대신 회사에 주는 지입료가 존재합니다. 이것이 50만 원 정도 되고. 그 밖에 어떤 차량 유지비라든지 보험료라든지 회사마다 사정이 조금 다르겠지만 상당수 운전사들이 직접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매달 고정 지출이 수백만 원 정도 되는데 일감이 정말 없습니다. 기존 평년에 10% 또는 20%밖에 없었다고 하거든요. 지난해에는. 올해는 사정이 약간은 나아졌다고 하는데 그동안 내지 못한 돈이 빚으로 남아 있다 보니까 일을 해도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밀린 돈을 갚는 데만 쓰입니다. 저희가 만난 어떤 분은 두 달 동안 800만 원짜리 일감을, 그러니까 한 달에 400만 원 정도 해서 일감을 받아서 일을 했는데 손에 실제로 쥔 것은 30만 원밖에 없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지창환: 그러면 지입버스 운전하시는 분들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나 됩니까? 아까 버스값이 2억 원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할부금이?

◆ 양창희: 300 정도로 잡으면 한 500만 원 정도는 든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사실 수익이 그것보다 더 나오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던 상황인데 코로나19 이후 수입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조금이니까 그동안 밀린 빚을 갚는 데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지요. 버스 일을 그만둔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다른 영업을 하거나 일이 끝나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어야 되는 상황에 놓인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지창환: 상당히 골치 아프네요. 그러면 피해를 당한 운전사들 상당히 있겠네요.

◆ 양창희: 가장 큰 문제는 재산권 행사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차 값을 본인이 내니까 자기 차여야 되잖아요. 낸 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되는데 주장할 수 없습니다.

◇ 지창환: 명의가 회사로 되어 있으니까.

◆ 양창희: 네. 서류상 명의가 회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테면 몇 달 차 값이 밀렸는데 그 차를 회사에서 가져간다든지 또는 어쨌든 이런 식으로 자기가 낸 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지창환: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을 이용하는 것인가요?

◆ 양창희: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거기에 일감을 본인이 따오는 경우가 있지만 회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상당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업체와 일종의 갑을 관계가 형성되다 보니까요.

◇ 지창환: 그러면 여기에도 갑질이 있나요?

◆ 양창희: 그런 피해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폭행 또는 욕설을 당했다는 분들도 있었고요. 여러 형태로 존재를 하는데 이런 어떤 지입 계약에 대한 계약서를 쓸 수도 없습니다. 불법이니까요. 그래서 계약서가 없다 보니까 그것에 대한 피해도 상당수 운전자 분들이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 지창환: 또 이런 와중에 버스 업체가 정부에서 지하는 지원금을 부정수급하는 문제까지 불거졌다면서요?

◆ 양창희: 고용유지 지원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운전사들을 해고하지 말고 휴직 상태로라도 계속 고용을 해둬라. 코로나19로 어려우니까 해고를 해야 될 상황인데 휴직 급여는 정부가 줄 테니 해고를 하지 마라. 상황이 다시 좋아지면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런 취지로 고용유지 지원금이 나오는데요. 휴직을 신청했는데도 일을 시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거짓 휴직으로 지원금을 받은 것입니다.

◇ 지창환: 그러니까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휴직 처리된 것처럼 해서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은 것이군요.

◆ 양창희: 광주노동청이 조사를 해보니까 8곳, 수급액이 많은 8곳을 조사해보니까 6곳에서 부정 수급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액수로는 1억 6000만 원 정도고 노동청은 징벌적인 조치로 세 배 정도 환수할 계획입니다.

◇ 지창환: (불법 지입 전세버스 제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대안이나 해법 있습니까?

◆ 양창희: 국토부가 여러 차례 해법을 모색하려고 했는데 사실 잘 되지 않았습니다. 실태조사, 대책 마련이 반복됐는데 대책으로 나온 것도 협동조합 형태로 운전사들이 모여서 운영을 해보도록 하자고 했는데 협동조합에 소속된 기사 분들은 실제로는 지입 형태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똑같이 지입료를 내다보니까 사정 나아질 것이 없다고 주장하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시 국토부가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아예 개인 사업을 가능하게 열어주는 것이고요.

◇ 지창환: 양성화를 하자.

◆ 양창희: 네. 두 번째는 화물차가 지금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위탁 계약. 그러니까 계약서를 쓸 수 있도록 하자. 지입 형태를 인정하고. 그러면 최소한 부당한 피해는 막을 수 있다, 이 정도의 대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지금 현재 국토부에서 조만간 이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지창환: 불법이긴 한데 관행이 되어 온 현실, 뭔가 해결책이 필요한 것 같네요. 아무쪼록 운전사들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책이 나와야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소식 보지요. 5.18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번에 41주년이잖아요. 이번 주에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지요.

◆ 양창희: 사회팀 김정대 기자가 취재한 내용인데요. 12살 나이로 5.18 당시 희생되었던 전재수 군의 사진 묘비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전재수 군이 당시 계엄군 총탄에 맞아서 사망을 했는데 지금까지 다른 묘비와 달리 영정 사진이 묘비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진을 못 찾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가족이 전재수 군 아버지 유품에서 우연히 전 군의 사진을 찾았습니다. 41년 만에 얼굴을 찾은 셈이지요. 지난 5일 어린이날이었지요. 묘비에 영정사진을 붙이고 제막식을 열었습니다.

◇ 지창환: 그 당시 12살이니까, 전 군의 정확한 사망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요?

◆ 양창희: 네. 80년 5월 24일 숨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날은 광주에서 공수부대와 보병학교의 오인사격 교전이 있었습니다. 당시 전 군 말고도 여러 사람 피해가 발생했는데 누가 쐈는지 또 발포 경위는 어떻게 됐는지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지창환: 어제 5.18 최후 항전 사진인가요? 새롭게 공개된 일이 있었지요?

◆ 양창희: 김애린 기자가 취재한 내용인데요.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 서울지부 기자였던 노먼 소프라는 분이 80년 5월 27일 당시 찍었던 사진을 비롯해서 비공개 사진 200여점이 공개됐습니다. 도청 최후 항쟁 당시인데 이분이 도청 항쟁 모습을 가장 먼저 취재한 기자라고 해요. 참혹하게 사망한 시신 모습을 비롯해서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 지창환: 그러면 이 사진들은, 지금 한창 5.18진상규명 조사위원회까지 꾸려서 하고 있잖아요. 진상규명에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 같네요.

◆ 양창희: 무엇보다도 희생자들의 사망 장소를 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새벽 시간에 일어난 도청 진압 작전이어서 그동안 내부에서 있었던 생존자 분들도 정확한 상황을 아주 상세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진압 작전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 상세한 추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지창환: 5.18이 40년, 41년이 지나고 있는데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하루 빨리 규명됐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광주 성덕고에서도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양창희: 알겠습니다. 그 부분도 계속 취재하도록 하겠습니다.

◇ 지창환: 많이 수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양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 양창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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