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폭로’ 쏟아지자…軍 “격리 시설·급식 개선”

입력 2021.05.07 (23:51) 수정 2021.05.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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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잇따른 군 장병들의 SNS 폭로에 오늘 군 당국이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국방부 출입하는 지형철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오늘 군이 내놓은 대책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오늘 아침부터 국방부에서 장관 주재로 지휘관 회의가 열리고 끝나자마자 발표가 나왔습니다.

먼저, 휴가부터 살펴보면 이달 10일부터 생활관 한 층을 같이 쓰는 중대 단위별로 휴가를 보냅니다.

휴가 다녀오면 2주간 격리를 해야 하는데 따로 격리시설을 만들 필요 없이 함께 휴가를 다녀오면 그 인원을 전부 기존 생활관에서 격리하는 겁니다.

화장실 이용, 세면, 양치도 제한해서 과잉방역이란 지적이 나온 육군훈련소의 경우, 샤워 컨테이너와 이동식 화장실 등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간부들로 하여금 배식이 잘 되는지, 관리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고요.

장병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10% 증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한 끼에 2,930원인데, 내년에 3천5백 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또 격리 기간 PX 방문이 어려운 장병들을 위해 휴대전화로 주문을 받아 물품을 배달해 주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불거진 문제들을 보면 군 밖으로 알려진 양상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죠?

[기자]

네, 군대 내에는 이미 국방헬프콜이나, 마음의 편지같은 고충 처리 절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병사들은 이걸 이용한 게 아니라 자신이 사진 찍어서 SNS에 바로 올렸는데, 이게 보도가 되니까 또 올리고 계속해서 제보,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세상이 변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요즘 병사들, 부당함을 대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요?

[기자]

네, 요즘 MZ세대란 말 많이 쓰잖아요.

지금 입대하는 병사들은 1996년 이후 출생자들, Z세대에 가깝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교수가 수업을 허투루 한다거나 평가를 이상하게 한다고 느끼면 바로 익명으로 앱에 올려버립니다.

이런 병사들이 입대해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습니다.

이 Z세대 병사들이 부당한 대우라고 여긴 부분을 밖에 알렸는데, 폭발력이 생기고 결국 군이 움직였습니다.

Z세대들은 이처럼 자신이 나서서 세상을 바꾸는 데서 성취감을 느끼는 이른바 '참여효용'에 민감합니다.

하지만 군은 이 같은 Z세대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경직된 문화 탓에 인권 감수성도 사회보다 뒤떨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젊은 장병들의 불만 표출을 사전에 걸러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한편에선 군의 기강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어요?

[기자]

네, 실제로 군 간부들 사이에선 "병사들 심기 경호하느라 정당한 훈육도 못 한다"는 볼멘 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군인복무기본법에는 "군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선진 정예 강군 육성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군인의 기본권이 보장돼야 강한 군대가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군이 여러 방안을 망라한 대책을 내놨는데, 격·오지나, 협소한 공간에 위치한 열악한 부대들에까지 잘 적용이 될지가 관건입니다.

군이 직접 고충을 신고하는 익명 앱을 만든다는데, 이미 밖에 알릴 수단이 있는데 얼마나 병사들이 이용할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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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폭로’ 쏟아지자…軍 “격리 시설·급식 개선”
    • 입력 2021-05-07 23:51:48
    • 수정2021-05-08 00: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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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잇따른 군 장병들의 SNS 폭로에 오늘 군 당국이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국방부 출입하는 지형철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오늘 군이 내놓은 대책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오늘 아침부터 국방부에서 장관 주재로 지휘관 회의가 열리고 끝나자마자 발표가 나왔습니다.

먼저, 휴가부터 살펴보면 이달 10일부터 생활관 한 층을 같이 쓰는 중대 단위별로 휴가를 보냅니다.

휴가 다녀오면 2주간 격리를 해야 하는데 따로 격리시설을 만들 필요 없이 함께 휴가를 다녀오면 그 인원을 전부 기존 생활관에서 격리하는 겁니다.

화장실 이용, 세면, 양치도 제한해서 과잉방역이란 지적이 나온 육군훈련소의 경우, 샤워 컨테이너와 이동식 화장실 등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간부들로 하여금 배식이 잘 되는지, 관리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고요.

장병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10% 증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한 끼에 2,930원인데, 내년에 3천5백 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또 격리 기간 PX 방문이 어려운 장병들을 위해 휴대전화로 주문을 받아 물품을 배달해 주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불거진 문제들을 보면 군 밖으로 알려진 양상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죠?

[기자]

네, 군대 내에는 이미 국방헬프콜이나, 마음의 편지같은 고충 처리 절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병사들은 이걸 이용한 게 아니라 자신이 사진 찍어서 SNS에 바로 올렸는데, 이게 보도가 되니까 또 올리고 계속해서 제보,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세상이 변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요즘 병사들, 부당함을 대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요?

[기자]

네, 요즘 MZ세대란 말 많이 쓰잖아요.

지금 입대하는 병사들은 1996년 이후 출생자들, Z세대에 가깝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교수가 수업을 허투루 한다거나 평가를 이상하게 한다고 느끼면 바로 익명으로 앱에 올려버립니다.

이런 병사들이 입대해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습니다.

이 Z세대 병사들이 부당한 대우라고 여긴 부분을 밖에 알렸는데, 폭발력이 생기고 결국 군이 움직였습니다.

Z세대들은 이처럼 자신이 나서서 세상을 바꾸는 데서 성취감을 느끼는 이른바 '참여효용'에 민감합니다.

하지만 군은 이 같은 Z세대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경직된 문화 탓에 인권 감수성도 사회보다 뒤떨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젊은 장병들의 불만 표출을 사전에 걸러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한편에선 군의 기강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어요?

[기자]

네, 실제로 군 간부들 사이에선 "병사들 심기 경호하느라 정당한 훈육도 못 한다"는 볼멘 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군인복무기본법에는 "군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선진 정예 강군 육성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군인의 기본권이 보장돼야 강한 군대가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군이 여러 방안을 망라한 대책을 내놨는데, 격·오지나, 협소한 공간에 위치한 열악한 부대들에까지 잘 적용이 될지가 관건입니다.

군이 직접 고충을 신고하는 익명 앱을 만든다는데, 이미 밖에 알릴 수단이 있는데 얼마나 병사들이 이용할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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