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백신 지재권 면제 제안 논의”…국가마다 찬반 논란

입력 2021.05.07 (23:58) 수정 2021.05.0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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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대해 미국이 지지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유럽연합 EU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 개발 제약사들과 일부 국가들은 지식재산권 면제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베를린 연결해 지식재산권 논란 짚어봅니다.

김귀수 특파원! 예상은 했지만 제약사들의 반발이 거세죠?

[기자]

네 돈 얘기부터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신약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수천억 원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조 단위가 투자됩니다.

특허권 20년 보장은 투자와 혁신에 대한 보상인데, 이걸 푼다면 향후 몇 년간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놓칠 수 있는데 누가 신약을 개발하겠느냐, 제약사들의 생각입니다.

[미카엘라 모디아노/유럽 특허 변호사 : "제약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이런 종류의 투자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특허 체계가 여기에 관여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지식재산권 면제가 백신 부족 해결책이 아니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기자]

기술적인 이유도 들고 있습니다.

저개발 국가에선 특허가 풀린다고 백신을 바로 생산할 수도 없고, 생산하더라도 효능과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바이오엔테크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오즐 렘 트레시/ 바이오엔테크 의료 최고책임자 : "백신 특허를 유지한다고 해서 생산량이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백신 제조 공정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두 정확하게 실행돼야 하는 50,000 단계를 포함합니다."]

차라리 자신들이 생산량을 늘려 공급을 확대하는 게 낫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국제사회에서도 지식재산권 면제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요.

[기자]

미국에 이어 러시아도 지재권 면제를 지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부에 당장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최대 이익을 얻는 방법이 아니라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WHO와 WTO도 대유행을 종식시키기 위한 길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놨지만 모두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백신 생산국들이 그런데요.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가 있는 독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있는 영국, 제약 강국인 스위스도 반대 입장입니다.

독일은 지식재산권 보호는 혁신의 원천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백신 생산을 제약하는 요소는 생산력과 높은 품질 기준이지 특허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독일의 반대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양국간에 심각한 균열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유럽연합 정상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죠.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EU 회원국 정상들은 포르투갈에서 오늘부터 이틀간 비공식 회의를 엽니다.

이 자리에서 지재권 면제 제안도 논의되는데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찬성 입장인 반면 앞서 보셨듯이 독일은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독일 출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2주 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제약업계가 혁신을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EU 회원국 사이에서도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어 정상들의 논의가 단지 논의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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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백신 지재권 면제 제안 논의”…국가마다 찬반 논란
    • 입력 2021-05-07 23:58:28
    • 수정2021-05-08 0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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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대해 미국이 지지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유럽연합 EU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 개발 제약사들과 일부 국가들은 지식재산권 면제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베를린 연결해 지식재산권 논란 짚어봅니다.

김귀수 특파원! 예상은 했지만 제약사들의 반발이 거세죠?

[기자]

네 돈 얘기부터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신약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수천억 원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조 단위가 투자됩니다.

특허권 20년 보장은 투자와 혁신에 대한 보상인데, 이걸 푼다면 향후 몇 년간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놓칠 수 있는데 누가 신약을 개발하겠느냐, 제약사들의 생각입니다.

[미카엘라 모디아노/유럽 특허 변호사 : "제약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이런 종류의 투자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특허 체계가 여기에 관여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지식재산권 면제가 백신 부족 해결책이 아니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기자]

기술적인 이유도 들고 있습니다.

저개발 국가에선 특허가 풀린다고 백신을 바로 생산할 수도 없고, 생산하더라도 효능과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바이오엔테크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오즐 렘 트레시/ 바이오엔테크 의료 최고책임자 : "백신 특허를 유지한다고 해서 생산량이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백신 제조 공정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두 정확하게 실행돼야 하는 50,000 단계를 포함합니다."]

차라리 자신들이 생산량을 늘려 공급을 확대하는 게 낫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국제사회에서도 지식재산권 면제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요.

[기자]

미국에 이어 러시아도 지재권 면제를 지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부에 당장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최대 이익을 얻는 방법이 아니라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WHO와 WTO도 대유행을 종식시키기 위한 길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놨지만 모두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백신 생산국들이 그런데요.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가 있는 독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있는 영국, 제약 강국인 스위스도 반대 입장입니다.

독일은 지식재산권 보호는 혁신의 원천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백신 생산을 제약하는 요소는 생산력과 높은 품질 기준이지 특허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독일의 반대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양국간에 심각한 균열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유럽연합 정상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죠.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EU 회원국 정상들은 포르투갈에서 오늘부터 이틀간 비공식 회의를 엽니다.

이 자리에서 지재권 면제 제안도 논의되는데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찬성 입장인 반면 앞서 보셨듯이 독일은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독일 출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2주 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제약업계가 혁신을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EU 회원국 사이에서도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어 정상들의 논의가 단지 논의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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