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모기 잡는 모기?…‘유전자 변형’ 모기 10억 마리 푼다
입력 2021.05.10 (18:04)
수정 2021.05.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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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불청객 모기.
최근 미국에서 이 모기 잡는 획기적인 실험이 시작됩니다.
유전자를 변형한 모기를 대규모로 방사한단 겁니다.
지긋지긋한 모기! 다들 찬성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인체에 해가 될 수도 있고, 또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10만 마리 넘는 유전자 변형 모기를 풀어놓을 거라고요?
진짭니까?
[기자]
네, 정확히 말하면 모기 알 살포입니다.
알을 풀어놓으면 이게 부화해서 모기가 되는, 이번엔 14만 마리 정도 부화할 거라고 합니다.
실험이고요, 영국의 옥시텍이란 생명공학 회사가 합니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모기가 방사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험 장소,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 있는 ‘키스’ 제도입니다.
14만 마리 정도라고 말씀드린 이번 방사 실험이 성공하면 유전자 변형 모기를 내년까지 계속 풀 계획인데, 최종적으로 약 10억 마리로 추정됩니다.
[앵커]
왜요? 대체 왜 무시무시한 모기를 일부러 10억 마리나 풀겠단 겁니까?
뭐하는 실험이에요?
[기자]
이집트숲모기, 그중에서도 수컷만 방사합니다.
풀어놓는 모기는 유전자가 조작되어 있는데요,
짝짓기할 때 특정 단백질을 후손에게 전달합니다.
이 단백질이 뭔가 역할을 하는 거죠.
이 역할이 암컷이 태어나면 성체가 되기 전에 죽게 하는 겁니다.
자연적으로요.
그러면 어느 순간 암컷이 확 줄어들어 있을 테고, 전체 모기 개체 수는 확 줄 수밖에 없겠죠.
실험에서 개체 수 감소가 확인되면 성공이고, 실험은 확대됩니다.
[앵커]
결국, 암컷 모기만 골라 없애는 방법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무는 모기는 다 암컷입니다.
물린 부위 가렵고 부어오르잖아요.
근데 그것보다는 병균 옮기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황열,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이런 질병들 모두 이집트숲모기가 매개체입니다.
말라리아, 일본 뇌염, 이것도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이고요.
세계보건기구는 모기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를 한해 백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자 모기향, 뿌리는 약 쓰면 되지 않나요?
사실 집에선 그것만 켜놔도 충분한데요?
[기자]
사람들이 살충제를 워낙 쓰니까 모기가 살충제를 견디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실제, 플로리다주 정부는 모기 잡으려고 매년 우리 돈 11억 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살충제 뿌리고 모기 유충 먹는 물고기까지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록산느 코널리/곤충학자 : “아직 말하기는 이르지만, 해마다 모기 매개 질병의 발병 지역이 다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서 웨스트 나일 뇌염 사례들이 일부 발생하고 있어, 현재는 그 지역이 주요 발병 지역입니다.”]
[앵커]
그래서 나온 게 유전자 변형 모기다?
이번 미국 실험 전에도 실험이 몇 번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미 영국령 케이맨 제도, 인도, 파나마 등에서 비슷한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고, 지역 모기 개체 수를 8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브라질의 한 도시에서는 95%까지 줄였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좋은 것 아닌가요? 미국 현지에선 실험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지역 주민들 반대 구호로 “테러 행위나 다름없다”는 표현이 사용됐습니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건데, 그게 우리 원하는 방향으로만 바뀌겠느냐?
정말 더 ‘안전해지느냐’ 믿을 수 없단 거죠.
일단 생태계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먹이사슬이 있을 텐데 모기가 사라지면 그 자리가 텅 비는 건데, 그럼 어떤 생각지 못한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단 우려가 있습니다.
또는 살아남은 모기들이 더 세지거나, 돌연변이 모기가 더 강한 바이러스, 새로운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환경운동가 : “장래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유전자 변형 모기가 자연에 퍼진다고 상상해 보세요. 병원균(바이러스)을 퍼뜨릴 수도 있습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그럴 수가 없거든요.”]
[앵커]
옥시텍이라고 했나요?
이런 반발에 대해 실험 진행하는 회사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옥시텍 연구진은 유전자 변형 모기가 살충제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수컷이라 사람에 해가 되지 않고, 암컷 새끼가 생존할 확률도 극도로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험을 승인한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조사했단 건데요,
미국 환경보호청은 일단 이번 실험 결과를 확인 뒤, 유전자 변형 모기 방사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앵커]
미국과 모기와의 전면전!
결과가 어떨지 우리는 멀리서 일단 지켜보자고요.
서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여름 불청객 모기.
최근 미국에서 이 모기 잡는 획기적인 실험이 시작됩니다.
유전자를 변형한 모기를 대규모로 방사한단 겁니다.
지긋지긋한 모기! 다들 찬성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인체에 해가 될 수도 있고, 또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10만 마리 넘는 유전자 변형 모기를 풀어놓을 거라고요?
진짭니까?
[기자]
네, 정확히 말하면 모기 알 살포입니다.
알을 풀어놓으면 이게 부화해서 모기가 되는, 이번엔 14만 마리 정도 부화할 거라고 합니다.
실험이고요, 영국의 옥시텍이란 생명공학 회사가 합니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모기가 방사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험 장소,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 있는 ‘키스’ 제도입니다.
14만 마리 정도라고 말씀드린 이번 방사 실험이 성공하면 유전자 변형 모기를 내년까지 계속 풀 계획인데, 최종적으로 약 10억 마리로 추정됩니다.
[앵커]
왜요? 대체 왜 무시무시한 모기를 일부러 10억 마리나 풀겠단 겁니까?
뭐하는 실험이에요?
[기자]
이집트숲모기, 그중에서도 수컷만 방사합니다.
풀어놓는 모기는 유전자가 조작되어 있는데요,
짝짓기할 때 특정 단백질을 후손에게 전달합니다.
이 단백질이 뭔가 역할을 하는 거죠.
이 역할이 암컷이 태어나면 성체가 되기 전에 죽게 하는 겁니다.
자연적으로요.
그러면 어느 순간 암컷이 확 줄어들어 있을 테고, 전체 모기 개체 수는 확 줄 수밖에 없겠죠.
실험에서 개체 수 감소가 확인되면 성공이고, 실험은 확대됩니다.
[앵커]
결국, 암컷 모기만 골라 없애는 방법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무는 모기는 다 암컷입니다.
물린 부위 가렵고 부어오르잖아요.
근데 그것보다는 병균 옮기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황열,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이런 질병들 모두 이집트숲모기가 매개체입니다.
말라리아, 일본 뇌염, 이것도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이고요.
세계보건기구는 모기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를 한해 백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자 모기향, 뿌리는 약 쓰면 되지 않나요?
사실 집에선 그것만 켜놔도 충분한데요?
[기자]
사람들이 살충제를 워낙 쓰니까 모기가 살충제를 견디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실제, 플로리다주 정부는 모기 잡으려고 매년 우리 돈 11억 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살충제 뿌리고 모기 유충 먹는 물고기까지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록산느 코널리/곤충학자 : “아직 말하기는 이르지만, 해마다 모기 매개 질병의 발병 지역이 다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서 웨스트 나일 뇌염 사례들이 일부 발생하고 있어, 현재는 그 지역이 주요 발병 지역입니다.”]
[앵커]
그래서 나온 게 유전자 변형 모기다?
이번 미국 실험 전에도 실험이 몇 번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미 영국령 케이맨 제도, 인도, 파나마 등에서 비슷한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고, 지역 모기 개체 수를 8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브라질의 한 도시에서는 95%까지 줄였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좋은 것 아닌가요? 미국 현지에선 실험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지역 주민들 반대 구호로 “테러 행위나 다름없다”는 표현이 사용됐습니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건데, 그게 우리 원하는 방향으로만 바뀌겠느냐?
정말 더 ‘안전해지느냐’ 믿을 수 없단 거죠.
일단 생태계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먹이사슬이 있을 텐데 모기가 사라지면 그 자리가 텅 비는 건데, 그럼 어떤 생각지 못한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단 우려가 있습니다.
또는 살아남은 모기들이 더 세지거나, 돌연변이 모기가 더 강한 바이러스, 새로운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환경운동가 : “장래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유전자 변형 모기가 자연에 퍼진다고 상상해 보세요. 병원균(바이러스)을 퍼뜨릴 수도 있습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그럴 수가 없거든요.”]
[앵커]
옥시텍이라고 했나요?
이런 반발에 대해 실험 진행하는 회사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옥시텍 연구진은 유전자 변형 모기가 살충제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수컷이라 사람에 해가 되지 않고, 암컷 새끼가 생존할 확률도 극도로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험을 승인한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조사했단 건데요,
미국 환경보호청은 일단 이번 실험 결과를 확인 뒤, 유전자 변형 모기 방사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앵커]
미국과 모기와의 전면전!
결과가 어떨지 우리는 멀리서 일단 지켜보자고요.
서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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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10 18:04:48
- 수정2021-05-10 18:26:43
[앵커]
여름 불청객 모기.
최근 미국에서 이 모기 잡는 획기적인 실험이 시작됩니다.
유전자를 변형한 모기를 대규모로 방사한단 겁니다.
지긋지긋한 모기! 다들 찬성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인체에 해가 될 수도 있고, 또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10만 마리 넘는 유전자 변형 모기를 풀어놓을 거라고요?
진짭니까?
[기자]
네, 정확히 말하면 모기 알 살포입니다.
알을 풀어놓으면 이게 부화해서 모기가 되는, 이번엔 14만 마리 정도 부화할 거라고 합니다.
실험이고요, 영국의 옥시텍이란 생명공학 회사가 합니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모기가 방사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험 장소,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 있는 ‘키스’ 제도입니다.
14만 마리 정도라고 말씀드린 이번 방사 실험이 성공하면 유전자 변형 모기를 내년까지 계속 풀 계획인데, 최종적으로 약 10억 마리로 추정됩니다.
[앵커]
왜요? 대체 왜 무시무시한 모기를 일부러 10억 마리나 풀겠단 겁니까?
뭐하는 실험이에요?
[기자]
이집트숲모기, 그중에서도 수컷만 방사합니다.
풀어놓는 모기는 유전자가 조작되어 있는데요,
짝짓기할 때 특정 단백질을 후손에게 전달합니다.
이 단백질이 뭔가 역할을 하는 거죠.
이 역할이 암컷이 태어나면 성체가 되기 전에 죽게 하는 겁니다.
자연적으로요.
그러면 어느 순간 암컷이 확 줄어들어 있을 테고, 전체 모기 개체 수는 확 줄 수밖에 없겠죠.
실험에서 개체 수 감소가 확인되면 성공이고, 실험은 확대됩니다.
[앵커]
결국, 암컷 모기만 골라 없애는 방법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무는 모기는 다 암컷입니다.
물린 부위 가렵고 부어오르잖아요.
근데 그것보다는 병균 옮기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황열,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이런 질병들 모두 이집트숲모기가 매개체입니다.
말라리아, 일본 뇌염, 이것도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이고요.
세계보건기구는 모기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를 한해 백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자 모기향, 뿌리는 약 쓰면 되지 않나요?
사실 집에선 그것만 켜놔도 충분한데요?
[기자]
사람들이 살충제를 워낙 쓰니까 모기가 살충제를 견디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실제, 플로리다주 정부는 모기 잡으려고 매년 우리 돈 11억 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살충제 뿌리고 모기 유충 먹는 물고기까지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록산느 코널리/곤충학자 : “아직 말하기는 이르지만, 해마다 모기 매개 질병의 발병 지역이 다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서 웨스트 나일 뇌염 사례들이 일부 발생하고 있어, 현재는 그 지역이 주요 발병 지역입니다.”]
[앵커]
그래서 나온 게 유전자 변형 모기다?
이번 미국 실험 전에도 실험이 몇 번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미 영국령 케이맨 제도, 인도, 파나마 등에서 비슷한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고, 지역 모기 개체 수를 8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브라질의 한 도시에서는 95%까지 줄였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좋은 것 아닌가요? 미국 현지에선 실험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지역 주민들 반대 구호로 “테러 행위나 다름없다”는 표현이 사용됐습니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건데, 그게 우리 원하는 방향으로만 바뀌겠느냐?
정말 더 ‘안전해지느냐’ 믿을 수 없단 거죠.
일단 생태계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먹이사슬이 있을 텐데 모기가 사라지면 그 자리가 텅 비는 건데, 그럼 어떤 생각지 못한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단 우려가 있습니다.
또는 살아남은 모기들이 더 세지거나, 돌연변이 모기가 더 강한 바이러스, 새로운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환경운동가 : “장래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유전자 변형 모기가 자연에 퍼진다고 상상해 보세요. 병원균(바이러스)을 퍼뜨릴 수도 있습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그럴 수가 없거든요.”]
[앵커]
옥시텍이라고 했나요?
이런 반발에 대해 실험 진행하는 회사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옥시텍 연구진은 유전자 변형 모기가 살충제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수컷이라 사람에 해가 되지 않고, 암컷 새끼가 생존할 확률도 극도로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험을 승인한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조사했단 건데요,
미국 환경보호청은 일단 이번 실험 결과를 확인 뒤, 유전자 변형 모기 방사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앵커]
미국과 모기와의 전면전!
결과가 어떨지 우리는 멀리서 일단 지켜보자고요.
서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여름 불청객 모기.
최근 미국에서 이 모기 잡는 획기적인 실험이 시작됩니다.
유전자를 변형한 모기를 대규모로 방사한단 겁니다.
지긋지긋한 모기! 다들 찬성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인체에 해가 될 수도 있고, 또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10만 마리 넘는 유전자 변형 모기를 풀어놓을 거라고요?
진짭니까?
[기자]
네, 정확히 말하면 모기 알 살포입니다.
알을 풀어놓으면 이게 부화해서 모기가 되는, 이번엔 14만 마리 정도 부화할 거라고 합니다.
실험이고요, 영국의 옥시텍이란 생명공학 회사가 합니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모기가 방사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험 장소,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 있는 ‘키스’ 제도입니다.
14만 마리 정도라고 말씀드린 이번 방사 실험이 성공하면 유전자 변형 모기를 내년까지 계속 풀 계획인데, 최종적으로 약 10억 마리로 추정됩니다.
[앵커]
왜요? 대체 왜 무시무시한 모기를 일부러 10억 마리나 풀겠단 겁니까?
뭐하는 실험이에요?
[기자]
이집트숲모기, 그중에서도 수컷만 방사합니다.
풀어놓는 모기는 유전자가 조작되어 있는데요,
짝짓기할 때 특정 단백질을 후손에게 전달합니다.
이 단백질이 뭔가 역할을 하는 거죠.
이 역할이 암컷이 태어나면 성체가 되기 전에 죽게 하는 겁니다.
자연적으로요.
그러면 어느 순간 암컷이 확 줄어들어 있을 테고, 전체 모기 개체 수는 확 줄 수밖에 없겠죠.
실험에서 개체 수 감소가 확인되면 성공이고, 실험은 확대됩니다.
[앵커]
결국, 암컷 모기만 골라 없애는 방법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무는 모기는 다 암컷입니다.
물린 부위 가렵고 부어오르잖아요.
근데 그것보다는 병균 옮기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황열,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이런 질병들 모두 이집트숲모기가 매개체입니다.
말라리아, 일본 뇌염, 이것도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이고요.
세계보건기구는 모기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를 한해 백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자 모기향, 뿌리는 약 쓰면 되지 않나요?
사실 집에선 그것만 켜놔도 충분한데요?
[기자]
사람들이 살충제를 워낙 쓰니까 모기가 살충제를 견디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실제, 플로리다주 정부는 모기 잡으려고 매년 우리 돈 11억 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살충제 뿌리고 모기 유충 먹는 물고기까지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록산느 코널리/곤충학자 : “아직 말하기는 이르지만, 해마다 모기 매개 질병의 발병 지역이 다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서 웨스트 나일 뇌염 사례들이 일부 발생하고 있어, 현재는 그 지역이 주요 발병 지역입니다.”]
[앵커]
그래서 나온 게 유전자 변형 모기다?
이번 미국 실험 전에도 실험이 몇 번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미 영국령 케이맨 제도, 인도, 파나마 등에서 비슷한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고, 지역 모기 개체 수를 8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브라질의 한 도시에서는 95%까지 줄였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좋은 것 아닌가요? 미국 현지에선 실험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지역 주민들 반대 구호로 “테러 행위나 다름없다”는 표현이 사용됐습니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건데, 그게 우리 원하는 방향으로만 바뀌겠느냐?
정말 더 ‘안전해지느냐’ 믿을 수 없단 거죠.
일단 생태계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먹이사슬이 있을 텐데 모기가 사라지면 그 자리가 텅 비는 건데, 그럼 어떤 생각지 못한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단 우려가 있습니다.
또는 살아남은 모기들이 더 세지거나, 돌연변이 모기가 더 강한 바이러스, 새로운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환경운동가 : “장래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유전자 변형 모기가 자연에 퍼진다고 상상해 보세요. 병원균(바이러스)을 퍼뜨릴 수도 있습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그럴 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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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텍이라고 했나요?
이런 반발에 대해 실험 진행하는 회사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옥시텍 연구진은 유전자 변형 모기가 살충제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수컷이라 사람에 해가 되지 않고, 암컷 새끼가 생존할 확률도 극도로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험을 승인한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조사했단 건데요,
미국 환경보호청은 일단 이번 실험 결과를 확인 뒤, 유전자 변형 모기 방사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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