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 논의…계산기 두드리는 선진국들
입력 2021.05.13 (18:05)
수정 2021.05.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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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백신 수급을 두고 전세계에서 아우성입니다.
백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죠.
그러자 유럽연합과 제약사들은 미국은 남는 백신부터 수출하라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 소식,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했어요.
이 내용부터 좀 짚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 지난 5일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선언했는데, 사실 좀 놀랍긴 했습니다.
전세계 제약산업의 중심인 미국이 자국중심주의, 우선주의를 버리고 백신 특허를 포기하는 게 맞냐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백악관 부대변인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카린 진 피에르/백악관 부대변인 : "대통령은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합니다. 아시는 바처럼요. 대통령이 면제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미합중국의 결정입니다. 이젠 WTO(세계무역기구)가 논의할 차롑니다."]
[앵커]
인류의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라는 선언인데, 유럽연합은 즉각 반발했잖습니까?
[기자]
특히 백신 기술력, 재산권을 보유한 독일, 영국, 스위스를 중심으로 격한 반대 반응이 터져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는데요.
첫번째는 공급 시기의 문젭니다.
왜 우리가 특허 면제 얘기를 하냐, 백신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지?
그럼 시간이 오래 걸릴 논의를 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선진국들이 백신을 많이 만들어서 수출을 하는 편이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냐..라는 겁니다.
[토마스 퀜시/국제제약산업 연맹 국장 : "지재권 면제는 이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하지만 틀린 답입니다. 우리는 진짜 문제와 씨름해야 합니다. 부자 나라들이 당장 며칠이나 몇 주 내로 백신을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요. 자기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백신을 다 맞고 나서 4,5달 뒤에 백신 주겠다 이러면 안 됩니다."]
두번째는 실제 생산 가능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의약품 제조 공정은 GMP 라고 불리는 제조 공정 품질 검수가 필수적입니다.
설사 지식재산권이 면제되어 기술 이전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제조라인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백신 특허권자들이 생산된 백신의 품질을 검수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백신은 대단히 까다로운 제품입니다. 우리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보지 않았습니까. 지식재산권을 준다 해도 효율적으로 백신이 제대로 많이 생산될 것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 볼티모어 공장에서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동시에 생산하다 원료가 혼입되어 두 백신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미 식품의약국이 실사를 나가보니 현장에 소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생산 공정 자체에 하자가 많은 공장이었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엔테크 관계자는 mRNA 백신 생산 공정을 완성하는 데만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백신 생산의 원료 수급도 문제가 된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은 지난 1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방물자수권법을 가동해 전시 상황에 준해 백신 물자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백신의 원료 물질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수출규제를 하진 않았지만 행정지도를 통해 자국 물자에 우선토록 하고 있어서 사실상 원료 수출 통제가 이뤄지는 셈입니다.
그런 만큼 백신 지식재산권이 면제된다면 각국이 원료 물질을 앞다퉈 사재기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백신을 만들지 못한다 해도 원료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김 특파원이 앞서 기술 이전이 된다 해도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가가 많지 않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위탁 생산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부 생산하고 있죠.
그런데 이는 벡터 방식의 백신으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방식의 백신과는 공정이 크게 다른데다 화이자 측은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지재권 면제를 반대하는 국가들과 그 논리를 들어봤는데요, 찬성하는 나라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같은 유럽연합에서도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지재권 개방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에 실패한 국가들이죠.
그런가하면 세계적 백신 생산 국가로 우뚝 떠오른 중국, 그리고 자체 백신 생산에 성공한 러시아는 기술을 개방하자는 데 찬성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특허가 공개되면 생산이 가능한 기술과 돈이 있는 국가들이라는 겁니다.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문제. 정말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실타랩니다.
특허를 공개한다고 해서 백신 레시피가 짠 하고 나오지도 않고 레시피를 본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결실을 맺기 위해선 세계무역기구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한규석
코로나19 백신 수급을 두고 전세계에서 아우성입니다.
백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죠.
그러자 유럽연합과 제약사들은 미국은 남는 백신부터 수출하라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 소식,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했어요.
이 내용부터 좀 짚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 지난 5일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선언했는데, 사실 좀 놀랍긴 했습니다.
전세계 제약산업의 중심인 미국이 자국중심주의, 우선주의를 버리고 백신 특허를 포기하는 게 맞냐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백악관 부대변인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카린 진 피에르/백악관 부대변인 : "대통령은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합니다. 아시는 바처럼요. 대통령이 면제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미합중국의 결정입니다. 이젠 WTO(세계무역기구)가 논의할 차롑니다."]
[앵커]
인류의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라는 선언인데, 유럽연합은 즉각 반발했잖습니까?
[기자]
특히 백신 기술력, 재산권을 보유한 독일, 영국, 스위스를 중심으로 격한 반대 반응이 터져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는데요.
첫번째는 공급 시기의 문젭니다.
왜 우리가 특허 면제 얘기를 하냐, 백신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지?
그럼 시간이 오래 걸릴 논의를 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선진국들이 백신을 많이 만들어서 수출을 하는 편이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냐..라는 겁니다.
[토마스 퀜시/국제제약산업 연맹 국장 : "지재권 면제는 이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하지만 틀린 답입니다. 우리는 진짜 문제와 씨름해야 합니다. 부자 나라들이 당장 며칠이나 몇 주 내로 백신을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요. 자기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백신을 다 맞고 나서 4,5달 뒤에 백신 주겠다 이러면 안 됩니다."]
두번째는 실제 생산 가능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의약품 제조 공정은 GMP 라고 불리는 제조 공정 품질 검수가 필수적입니다.
설사 지식재산권이 면제되어 기술 이전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제조라인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백신 특허권자들이 생산된 백신의 품질을 검수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백신은 대단히 까다로운 제품입니다. 우리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보지 않았습니까. 지식재산권을 준다 해도 효율적으로 백신이 제대로 많이 생산될 것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 볼티모어 공장에서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동시에 생산하다 원료가 혼입되어 두 백신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미 식품의약국이 실사를 나가보니 현장에 소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생산 공정 자체에 하자가 많은 공장이었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엔테크 관계자는 mRNA 백신 생산 공정을 완성하는 데만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백신 생산의 원료 수급도 문제가 된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은 지난 1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방물자수권법을 가동해 전시 상황에 준해 백신 물자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백신의 원료 물질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수출규제를 하진 않았지만 행정지도를 통해 자국 물자에 우선토록 하고 있어서 사실상 원료 수출 통제가 이뤄지는 셈입니다.
그런 만큼 백신 지식재산권이 면제된다면 각국이 원료 물질을 앞다퉈 사재기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백신을 만들지 못한다 해도 원료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김 특파원이 앞서 기술 이전이 된다 해도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가가 많지 않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위탁 생산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부 생산하고 있죠.
그런데 이는 벡터 방식의 백신으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방식의 백신과는 공정이 크게 다른데다 화이자 측은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지재권 면제를 반대하는 국가들과 그 논리를 들어봤는데요, 찬성하는 나라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같은 유럽연합에서도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지재권 개방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에 실패한 국가들이죠.
그런가하면 세계적 백신 생산 국가로 우뚝 떠오른 중국, 그리고 자체 백신 생산에 성공한 러시아는 기술을 개방하자는 데 찬성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특허가 공개되면 생산이 가능한 기술과 돈이 있는 국가들이라는 겁니다.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문제. 정말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실타랩니다.
특허를 공개한다고 해서 백신 레시피가 짠 하고 나오지도 않고 레시피를 본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결실을 맺기 위해선 세계무역기구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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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13 18:05:33
- 수정2021-05-13 18:17:17

[앵커]
코로나19 백신 수급을 두고 전세계에서 아우성입니다.
백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죠.
그러자 유럽연합과 제약사들은 미국은 남는 백신부터 수출하라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 소식,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했어요.
이 내용부터 좀 짚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 지난 5일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선언했는데, 사실 좀 놀랍긴 했습니다.
전세계 제약산업의 중심인 미국이 자국중심주의, 우선주의를 버리고 백신 특허를 포기하는 게 맞냐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백악관 부대변인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카린 진 피에르/백악관 부대변인 : "대통령은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합니다. 아시는 바처럼요. 대통령이 면제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미합중국의 결정입니다. 이젠 WTO(세계무역기구)가 논의할 차롑니다."]
[앵커]
인류의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라는 선언인데, 유럽연합은 즉각 반발했잖습니까?
[기자]
특히 백신 기술력, 재산권을 보유한 독일, 영국, 스위스를 중심으로 격한 반대 반응이 터져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는데요.
첫번째는 공급 시기의 문젭니다.
왜 우리가 특허 면제 얘기를 하냐, 백신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지?
그럼 시간이 오래 걸릴 논의를 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선진국들이 백신을 많이 만들어서 수출을 하는 편이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냐..라는 겁니다.
[토마스 퀜시/국제제약산업 연맹 국장 : "지재권 면제는 이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하지만 틀린 답입니다. 우리는 진짜 문제와 씨름해야 합니다. 부자 나라들이 당장 며칠이나 몇 주 내로 백신을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요. 자기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백신을 다 맞고 나서 4,5달 뒤에 백신 주겠다 이러면 안 됩니다."]
두번째는 실제 생산 가능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의약품 제조 공정은 GMP 라고 불리는 제조 공정 품질 검수가 필수적입니다.
설사 지식재산권이 면제되어 기술 이전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제조라인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백신 특허권자들이 생산된 백신의 품질을 검수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백신은 대단히 까다로운 제품입니다. 우리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보지 않았습니까. 지식재산권을 준다 해도 효율적으로 백신이 제대로 많이 생산될 것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 볼티모어 공장에서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동시에 생산하다 원료가 혼입되어 두 백신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미 식품의약국이 실사를 나가보니 현장에 소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생산 공정 자체에 하자가 많은 공장이었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엔테크 관계자는 mRNA 백신 생산 공정을 완성하는 데만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백신 생산의 원료 수급도 문제가 된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은 지난 1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방물자수권법을 가동해 전시 상황에 준해 백신 물자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백신의 원료 물질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수출규제를 하진 않았지만 행정지도를 통해 자국 물자에 우선토록 하고 있어서 사실상 원료 수출 통제가 이뤄지는 셈입니다.
그런 만큼 백신 지식재산권이 면제된다면 각국이 원료 물질을 앞다퉈 사재기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백신을 만들지 못한다 해도 원료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김 특파원이 앞서 기술 이전이 된다 해도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가가 많지 않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위탁 생산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부 생산하고 있죠.
그런데 이는 벡터 방식의 백신으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방식의 백신과는 공정이 크게 다른데다 화이자 측은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지재권 면제를 반대하는 국가들과 그 논리를 들어봤는데요, 찬성하는 나라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같은 유럽연합에서도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지재권 개방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에 실패한 국가들이죠.
그런가하면 세계적 백신 생산 국가로 우뚝 떠오른 중국, 그리고 자체 백신 생산에 성공한 러시아는 기술을 개방하자는 데 찬성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특허가 공개되면 생산이 가능한 기술과 돈이 있는 국가들이라는 겁니다.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문제. 정말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실타랩니다.
특허를 공개한다고 해서 백신 레시피가 짠 하고 나오지도 않고 레시피를 본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결실을 맺기 위해선 세계무역기구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한규석
코로나19 백신 수급을 두고 전세계에서 아우성입니다.
백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죠.
그러자 유럽연합과 제약사들은 미국은 남는 백신부터 수출하라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 소식,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했어요.
이 내용부터 좀 짚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 지난 5일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동의한다고 선언했는데, 사실 좀 놀랍긴 했습니다.
전세계 제약산업의 중심인 미국이 자국중심주의, 우선주의를 버리고 백신 특허를 포기하는 게 맞냐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백악관 부대변인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카린 진 피에르/백악관 부대변인 : "대통령은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합니다. 아시는 바처럼요. 대통령이 면제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미합중국의 결정입니다. 이젠 WTO(세계무역기구)가 논의할 차롑니다."]
[앵커]
인류의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라는 선언인데, 유럽연합은 즉각 반발했잖습니까?
[기자]
특히 백신 기술력, 재산권을 보유한 독일, 영국, 스위스를 중심으로 격한 반대 반응이 터져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는데요.
첫번째는 공급 시기의 문젭니다.
왜 우리가 특허 면제 얘기를 하냐, 백신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지?
그럼 시간이 오래 걸릴 논의를 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선진국들이 백신을 많이 만들어서 수출을 하는 편이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냐..라는 겁니다.
[토마스 퀜시/국제제약산업 연맹 국장 : "지재권 면제는 이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하지만 틀린 답입니다. 우리는 진짜 문제와 씨름해야 합니다. 부자 나라들이 당장 며칠이나 몇 주 내로 백신을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요. 자기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백신을 다 맞고 나서 4,5달 뒤에 백신 주겠다 이러면 안 됩니다."]
두번째는 실제 생산 가능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의약품 제조 공정은 GMP 라고 불리는 제조 공정 품질 검수가 필수적입니다.
설사 지식재산권이 면제되어 기술 이전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제조라인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백신 특허권자들이 생산된 백신의 품질을 검수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백신은 대단히 까다로운 제품입니다. 우리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보지 않았습니까. 지식재산권을 준다 해도 효율적으로 백신이 제대로 많이 생산될 것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 볼티모어 공장에서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동시에 생산하다 원료가 혼입되어 두 백신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미 식품의약국이 실사를 나가보니 현장에 소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생산 공정 자체에 하자가 많은 공장이었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엔테크 관계자는 mRNA 백신 생산 공정을 완성하는 데만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백신 생산의 원료 수급도 문제가 된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은 지난 1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방물자수권법을 가동해 전시 상황에 준해 백신 물자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백신의 원료 물질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수출규제를 하진 않았지만 행정지도를 통해 자국 물자에 우선토록 하고 있어서 사실상 원료 수출 통제가 이뤄지는 셈입니다.
그런 만큼 백신 지식재산권이 면제된다면 각국이 원료 물질을 앞다퉈 사재기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백신을 만들지 못한다 해도 원료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김 특파원이 앞서 기술 이전이 된다 해도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가가 많지 않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위탁 생산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부 생산하고 있죠.
그런데 이는 벡터 방식의 백신으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방식의 백신과는 공정이 크게 다른데다 화이자 측은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지재권 면제를 반대하는 국가들과 그 논리를 들어봤는데요, 찬성하는 나라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같은 유럽연합에서도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지재권 개방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에 실패한 국가들이죠.
그런가하면 세계적 백신 생산 국가로 우뚝 떠오른 중국, 그리고 자체 백신 생산에 성공한 러시아는 기술을 개방하자는 데 찬성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특허가 공개되면 생산이 가능한 기술과 돈이 있는 국가들이라는 겁니다.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문제. 정말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실타랩니다.
특허를 공개한다고 해서 백신 레시피가 짠 하고 나오지도 않고 레시피를 본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결실을 맺기 위해선 세계무역기구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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