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자세히 봐야, 오래 봐야 예쁜”…야생화 연구회
입력 2021.05.13 (19:29)
수정 2021.05.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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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 K〉 시간입니다.
봄이 깊어지고 산과 들에 피는 야생화 향기가 짙어질수록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생화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인데요,
이들에게 야생화는 작은 풀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함께 들어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돌멩이 틈에서도.
메마른 땅에서도.
작지만 강인합니다.
풀꽃의 생명력에 이끌려 산과 들을 헤매는 사람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봄기운이 뒤덮은 숲 속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
푸릇푸릇한 나뭇잎, 연분홍 꽃잎이 하늘을 뒤덮은 숲길에서도 땅만 쳐다봅니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 그러다 주저앉아 사진을 찍습니다.
야생홥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오랜만에 친구 만나면 반갑잖아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해마다 보지만 늘 반갑고 그렇죠."]
야생화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알면 더 재미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꽃말이 천국의 열쇠야. 천국에 가서 이 열쇠가 없으면 못 들어가는 거야. 이게 열쇠처럼 생겼잖아요."]
그리운 시절도 떠오릅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와~ 비행접시가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별이 쏟아져 내린 것 같기도 하고. 옛날엔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았는데…. 그 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일상의 아름다움도 깨닫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디서나 흔히 보는 거지만 예쁘지 않아요? 우리는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것을 모르고 살아. 좀 앉아서 둘러보면 이렇게 예쁜데…. 우리 아파트 주변에도 자세히 보면 흔히 있는 것들이에요."]
한 계절 피는 야생화를 오래 보고 싶어 사진에 담을 땐 조심해야 합니다.
[최진효/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인위적으로 인공 빛을 준다든가 이렇게 엎드려서 사진을 찍다 보면 이 밑에는 미생물부터 씨앗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여기가 결국 훼손돼버리죠."]
야생화 사진을 찍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 노루귀 여기 흰색이랑 청색이 있네. 이파리 뒤에도 보면 흰털이 굉장히 많이 있어서 노루의 귀와 같다고 해서 노루귀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야생화 사진을 어딘가에 올립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저희가 식물을 관찰해서 그걸 올리면 식물의 서식지나 개체 수, 개화시기 또는 열매가 맺는 시기라든가 훼손 정도라든가 이런 것들이 전부 통계로 잡혀서…."]
기후변화에 따라 조사와 관리가 필요한 식물을 기록하는 생태지도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겁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수많은 사람들이 올려 놓은 자료를 가지고 통계를 냄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평소에 체감하지 못하는 기후변화, 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작은 풀꽃은 생존을 통해 겪어내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리는 기후변화라고 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날이 좀 따듯해졌다 이 정도로 느끼는데. 같은 자리에서 피던 꽃이 지금은 15일 정도 빨리 피거든요."]
처음엔 그저 꽃이 예뻐서 시작한 모임.
이제는 사라져 가는 꽃들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활동도 합니다.
[이종기/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생태계에서 식물들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 사람한테도 생물 다양성을 강조시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굉장히 위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죠."]
풀꽃의 가치를 알리는 자원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사라지는 종이 있다고 하는 건 내가 보고 싶은 그리움의 대상을 아주 영원히 못 보게 된다는 것이니까 굉장히 슬픈 일이고요. 그런 일이 우리 인간의 활동 때문에 없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우리와 더불어 사는 꽃.
하지만 땅 가까이에 있어 무릎을 꿇어야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를 만난다는 건 생명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봐야 예쁜 야생화, 오래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시인뿐만이 아닙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아마 꽃을 몰랐으면 내 인생이 이만큼 풍요로웠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우리 집 사람한테 참 미안한데 저는 참 행복한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정영주
〈문화 K〉 시간입니다.
봄이 깊어지고 산과 들에 피는 야생화 향기가 짙어질수록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생화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인데요,
이들에게 야생화는 작은 풀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함께 들어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돌멩이 틈에서도.
메마른 땅에서도.
작지만 강인합니다.
풀꽃의 생명력에 이끌려 산과 들을 헤매는 사람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봄기운이 뒤덮은 숲 속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
푸릇푸릇한 나뭇잎, 연분홍 꽃잎이 하늘을 뒤덮은 숲길에서도 땅만 쳐다봅니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 그러다 주저앉아 사진을 찍습니다.
야생홥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오랜만에 친구 만나면 반갑잖아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해마다 보지만 늘 반갑고 그렇죠."]
야생화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알면 더 재미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꽃말이 천국의 열쇠야. 천국에 가서 이 열쇠가 없으면 못 들어가는 거야. 이게 열쇠처럼 생겼잖아요."]
그리운 시절도 떠오릅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와~ 비행접시가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별이 쏟아져 내린 것 같기도 하고. 옛날엔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았는데…. 그 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일상의 아름다움도 깨닫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디서나 흔히 보는 거지만 예쁘지 않아요? 우리는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것을 모르고 살아. 좀 앉아서 둘러보면 이렇게 예쁜데…. 우리 아파트 주변에도 자세히 보면 흔히 있는 것들이에요."]
한 계절 피는 야생화를 오래 보고 싶어 사진에 담을 땐 조심해야 합니다.
[최진효/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인위적으로 인공 빛을 준다든가 이렇게 엎드려서 사진을 찍다 보면 이 밑에는 미생물부터 씨앗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여기가 결국 훼손돼버리죠."]
야생화 사진을 찍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 노루귀 여기 흰색이랑 청색이 있네. 이파리 뒤에도 보면 흰털이 굉장히 많이 있어서 노루의 귀와 같다고 해서 노루귀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야생화 사진을 어딘가에 올립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저희가 식물을 관찰해서 그걸 올리면 식물의 서식지나 개체 수, 개화시기 또는 열매가 맺는 시기라든가 훼손 정도라든가 이런 것들이 전부 통계로 잡혀서…."]
기후변화에 따라 조사와 관리가 필요한 식물을 기록하는 생태지도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겁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수많은 사람들이 올려 놓은 자료를 가지고 통계를 냄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평소에 체감하지 못하는 기후변화, 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작은 풀꽃은 생존을 통해 겪어내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리는 기후변화라고 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날이 좀 따듯해졌다 이 정도로 느끼는데. 같은 자리에서 피던 꽃이 지금은 15일 정도 빨리 피거든요."]
처음엔 그저 꽃이 예뻐서 시작한 모임.
이제는 사라져 가는 꽃들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활동도 합니다.
[이종기/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생태계에서 식물들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 사람한테도 생물 다양성을 강조시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굉장히 위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죠."]
풀꽃의 가치를 알리는 자원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사라지는 종이 있다고 하는 건 내가 보고 싶은 그리움의 대상을 아주 영원히 못 보게 된다는 것이니까 굉장히 슬픈 일이고요. 그런 일이 우리 인간의 활동 때문에 없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우리와 더불어 사는 꽃.
하지만 땅 가까이에 있어 무릎을 꿇어야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를 만난다는 건 생명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봐야 예쁜 야생화, 오래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시인뿐만이 아닙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아마 꽃을 몰랐으면 내 인생이 이만큼 풍요로웠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우리 집 사람한테 참 미안한데 저는 참 행복한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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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13 19:29:18
- 수정2021-05-13 20:21:19

[앵커]
〈문화 K〉 시간입니다.
봄이 깊어지고 산과 들에 피는 야생화 향기가 짙어질수록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생화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인데요,
이들에게 야생화는 작은 풀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함께 들어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돌멩이 틈에서도.
메마른 땅에서도.
작지만 강인합니다.
풀꽃의 생명력에 이끌려 산과 들을 헤매는 사람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봄기운이 뒤덮은 숲 속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
푸릇푸릇한 나뭇잎, 연분홍 꽃잎이 하늘을 뒤덮은 숲길에서도 땅만 쳐다봅니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 그러다 주저앉아 사진을 찍습니다.
야생홥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오랜만에 친구 만나면 반갑잖아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해마다 보지만 늘 반갑고 그렇죠."]
야생화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알면 더 재미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꽃말이 천국의 열쇠야. 천국에 가서 이 열쇠가 없으면 못 들어가는 거야. 이게 열쇠처럼 생겼잖아요."]
그리운 시절도 떠오릅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와~ 비행접시가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별이 쏟아져 내린 것 같기도 하고. 옛날엔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았는데…. 그 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일상의 아름다움도 깨닫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디서나 흔히 보는 거지만 예쁘지 않아요? 우리는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것을 모르고 살아. 좀 앉아서 둘러보면 이렇게 예쁜데…. 우리 아파트 주변에도 자세히 보면 흔히 있는 것들이에요."]
한 계절 피는 야생화를 오래 보고 싶어 사진에 담을 땐 조심해야 합니다.
[최진효/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인위적으로 인공 빛을 준다든가 이렇게 엎드려서 사진을 찍다 보면 이 밑에는 미생물부터 씨앗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여기가 결국 훼손돼버리죠."]
야생화 사진을 찍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 노루귀 여기 흰색이랑 청색이 있네. 이파리 뒤에도 보면 흰털이 굉장히 많이 있어서 노루의 귀와 같다고 해서 노루귀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야생화 사진을 어딘가에 올립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저희가 식물을 관찰해서 그걸 올리면 식물의 서식지나 개체 수, 개화시기 또는 열매가 맺는 시기라든가 훼손 정도라든가 이런 것들이 전부 통계로 잡혀서…."]
기후변화에 따라 조사와 관리가 필요한 식물을 기록하는 생태지도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겁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수많은 사람들이 올려 놓은 자료를 가지고 통계를 냄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평소에 체감하지 못하는 기후변화, 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작은 풀꽃은 생존을 통해 겪어내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리는 기후변화라고 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날이 좀 따듯해졌다 이 정도로 느끼는데. 같은 자리에서 피던 꽃이 지금은 15일 정도 빨리 피거든요."]
처음엔 그저 꽃이 예뻐서 시작한 모임.
이제는 사라져 가는 꽃들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활동도 합니다.
[이종기/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생태계에서 식물들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 사람한테도 생물 다양성을 강조시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굉장히 위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죠."]
풀꽃의 가치를 알리는 자원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사라지는 종이 있다고 하는 건 내가 보고 싶은 그리움의 대상을 아주 영원히 못 보게 된다는 것이니까 굉장히 슬픈 일이고요. 그런 일이 우리 인간의 활동 때문에 없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우리와 더불어 사는 꽃.
하지만 땅 가까이에 있어 무릎을 꿇어야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를 만난다는 건 생명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봐야 예쁜 야생화, 오래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시인뿐만이 아닙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아마 꽃을 몰랐으면 내 인생이 이만큼 풍요로웠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우리 집 사람한테 참 미안한데 저는 참 행복한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정영주
〈문화 K〉 시간입니다.
봄이 깊어지고 산과 들에 피는 야생화 향기가 짙어질수록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생화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인데요,
이들에게 야생화는 작은 풀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함께 들어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돌멩이 틈에서도.
메마른 땅에서도.
작지만 강인합니다.
풀꽃의 생명력에 이끌려 산과 들을 헤매는 사람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봄기운이 뒤덮은 숲 속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
푸릇푸릇한 나뭇잎, 연분홍 꽃잎이 하늘을 뒤덮은 숲길에서도 땅만 쳐다봅니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 그러다 주저앉아 사진을 찍습니다.
야생홥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오랜만에 친구 만나면 반갑잖아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해마다 보지만 늘 반갑고 그렇죠."]
야생화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알면 더 재미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꽃말이 천국의 열쇠야. 천국에 가서 이 열쇠가 없으면 못 들어가는 거야. 이게 열쇠처럼 생겼잖아요."]
그리운 시절도 떠오릅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와~ 비행접시가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별이 쏟아져 내린 것 같기도 하고. 옛날엔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았는데…. 그 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일상의 아름다움도 깨닫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디서나 흔히 보는 거지만 예쁘지 않아요? 우리는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것을 모르고 살아. 좀 앉아서 둘러보면 이렇게 예쁜데…. 우리 아파트 주변에도 자세히 보면 흔히 있는 것들이에요."]
한 계절 피는 야생화를 오래 보고 싶어 사진에 담을 땐 조심해야 합니다.
[최진효/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인위적으로 인공 빛을 준다든가 이렇게 엎드려서 사진을 찍다 보면 이 밑에는 미생물부터 씨앗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여기가 결국 훼손돼버리죠."]
야생화 사진을 찍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어! 노루귀 여기 흰색이랑 청색이 있네. 이파리 뒤에도 보면 흰털이 굉장히 많이 있어서 노루의 귀와 같다고 해서 노루귀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야생화 사진을 어딘가에 올립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저희가 식물을 관찰해서 그걸 올리면 식물의 서식지나 개체 수, 개화시기 또는 열매가 맺는 시기라든가 훼손 정도라든가 이런 것들이 전부 통계로 잡혀서…."]
기후변화에 따라 조사와 관리가 필요한 식물을 기록하는 생태지도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겁니다.
[오애숙/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수많은 사람들이 올려 놓은 자료를 가지고 통계를 냄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평소에 체감하지 못하는 기후변화, 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작은 풀꽃은 생존을 통해 겪어내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우리는 기후변화라고 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날이 좀 따듯해졌다 이 정도로 느끼는데. 같은 자리에서 피던 꽃이 지금은 15일 정도 빨리 피거든요."]
처음엔 그저 꽃이 예뻐서 시작한 모임.
이제는 사라져 가는 꽃들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활동도 합니다.
[이종기/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생태계에서 식물들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 사람한테도 생물 다양성을 강조시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굉장히 위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죠."]
풀꽃의 가치를 알리는 자원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사라지는 종이 있다고 하는 건 내가 보고 싶은 그리움의 대상을 아주 영원히 못 보게 된다는 것이니까 굉장히 슬픈 일이고요. 그런 일이 우리 인간의 활동 때문에 없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우리와 더불어 사는 꽃.
하지만 땅 가까이에 있어 무릎을 꿇어야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를 만난다는 건 생명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봐야 예쁜 야생화, 오래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시인뿐만이 아닙니다.
[류승철/야생화 연구모임 회원 : "아마 꽃을 몰랐으면 내 인생이 이만큼 풍요로웠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우리 집 사람한테 참 미안한데 저는 참 행복한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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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 기자 y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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