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北 교사 재교육 키워드는?…‘양극화’ 한계

입력 2021.05.15 (08:06) 수정 2021.05.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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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평양의 유치원에서는 홀로그램 기법을 이용한 증강현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교육의 과학화·정보화를 강조하면서 교사들 재교육도 한창이라고 하죠?

네, 학생 지도에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도 교사들이 직접 개발한다는데, 이런 과학화·정보화 교육이 평양의 일부 영재들한테만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북한 교육의 양극화 문제,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어머니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향하는 북한 어린이.

["우리 유치원 종합놀이실에 요술모래가 있어요. 나는 요술모래를 가지고 노는 게 제일 좋아요."]

["유치원 종합놀이실에서 하는 진흙 놀이들이 참 재밌어 그럽니다."]

이 어린이가 유독 좋아 한다는 종합놀이실에 들어서자 각종 물고기와 동물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홀로그램 기법을 이용한 증강현실 수업이다.

["금붕어가 헤엄치는 것 같아요."]

["이거 손으로 잡으면 잡힐 것 같아."]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 디지털 수업은 곧장 과학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해가 어떻게 생겼습니까?"]

["동그랗게 생겼습니다. 불붙는 것처럼 이글거립니다."]

["그래요. 불붙는 것처럼 이글거립니다. 이렇게 해는 우리들에게 밝은 빛과 뜨거운 열을 준답니다."]

["지구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모래를 이용한 이 증강현실 수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보고 높게 평가한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를 파면 바다가 생겨요."]

["우리나라엔 바다가 3개씩이나 있어요."]

이와 같은 컴퓨터 멀티미디어 교육은 평양의 여느 유치원에서도 흔히 이뤄지고 있다.

평양의 이 소학교에서는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법 개발이 전 과목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어 과목의 경우 터치 프로그램과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함께 접목하기도 했다.

[주영희/평양 제4소학교 교사 : "제가 이제 이 시작 단추를 누르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보다시피 10개가 넘는 빈칸들이 제시가 되는데, 여기에는 각이한(서로 다른) 그림들이 나오게 됩니다."]

학생들은 해당 그림에 맞는 영어 단어를 전부 대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북한 교사들은 앞을 다퉈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북한 당국이 과학화·정보화를 교육사업의 주요 구호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북한이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유엔 제재라든지 경제 제재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택할 방법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뭐라 하냐면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 이런 식의 얘기를 하면서 교육을 통해 인재 양성하고 그 인재를 통해서 자신들의 경제개발 국가 발전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것의 중요한 구호가 교육의 과학화·정보화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교육의 과학화·정보화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 본격화됐다.

북한당국은 가장 먼저 전국 학교에 컴퓨터를 보급하고 멀티미디어 설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 다음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정보 전달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시설이 바로 과학기술전당이다.

[김철/과학기술전당 부총장 : "우리 과학기술전당은 위대한 우리 당이 인민들에게 마련해 준 최신 과학기술 보급의 거점입니다."]

2015년 준공된 과학기술전당은 북한 과학기술 보급의 거점이자 대규모 정보통신 서비스 시설로 꼽힌다.

과학기술전당 소속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접속해 세계의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집한 자료들은 데이터화해 보관한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그 안에 데이터베이스가 엄청나게 있습니다. 북한의 교수들이나 전문가들이 인터넷을 할 수 있어요. 소수의 사람이 허가받고 인터넷에서 전 세계에서 자료를 끌어모으는 겁니다. 저장해서 과학기술전당에다 저장해 놓는 거예요. 일종의 인터넷을 대체하는 겁니다."]

이렇게 저장된 정보들은 북한의 독자적인 인트라넷을 통해 각 시·도·군 학생과 주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리현경/북한 학생 : "뉴턴, 그리고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인류과학 역사에 거대한 업적을 쌓아 올린 과학자들과 그리고 세계적인 발명가들인 에디슨, 노벨과 같은 그들의 과학적 탐구정신과 정열에 대해 배웠습니다."]

북한 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이 인트라넷이 있기 때문이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전 세계에서 전문가들이 긁어모아 놓은 자료를 가지고 학습하는 거죠. 그런 걸 북한에서 뭐라고 하냐면 과학기술보급망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북한 김정은 정권 이후에 중요한 변화라고 보이고, 2017년 정보를 보면 학교에도 75% 정도는 네트워크와 컴퓨터가 보급돼 있다. 이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리의 과학고에 해당하는 동평양 제1중학교.

이곳의 과학화·정보화 교육은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확히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제법입니다."]

["수업이 더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

["영혁 선생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성공입니다!"]

이곳 교사들의 새로운 교육법은 로봇이나 인공지능 개발에까지 나아가고 있다.

학생들도 이런 인공지능 개발 수업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황철은/동평양 제1중학교 학생 : "내가 착상하고 설계한 대로 로봇이 이렇게 잘 움직이니까 아주 흥미 있습니다."]

[최유진/동평양 제1중학교 학생 : "이제 프로그램을 짜지 못했더니 로봇이 정확히 동작하지를 못했습니다."]

모든 학생이 개인 컴퓨터를 사용하고, 교사들은 대학 수준의 실험 시설들을 이용해 새로운 교육법을 개발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교육정책을 발판 삼아 최근 북한의 과학영재들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세계적 수준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북한이 수재 교육이나 박사원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교육은 세계적 수준에 올려 놓고 있다고 봐야 하고, 그런 것들은 국제 경시대회라든지 수학올림피아드 같은 데서 과학올림피아드 이런 데서 북한이 거두고 있는 성적이 거의 우리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성적을 거둬요. 그런 걸 보면 엘리트 교육은 상당히 이미 세계적 수준에 가 있고 이것들은 앞으로도 계속 밀겠구나..."]

그러나 이러한 과학화·정보화 이면엔 교육 양극화가 존재한다는 증언이다.

[최영숙/前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그건 중앙에서나 하는 거지 지방은 꿈도 못 꿔요. 중앙은 그나마 나라에서 떨어지는 배려랄까 그런 게 있고, 지방 같은 건 꿈도 생각 못 하고 지방에선 도에서 한다면 1고등학생들이나 외국어 대학이나 이런 특수한 이런 대학엔 주는데 일반 학교 같은 건 꿈도 못 꾸거든요."]

바다를 향해 달리기하고 해변에서 줄다리기하는 아이들.

자연을 벗 삼아 수업을 진행하는 이곳은 황해남도 강령군에 위치한 한 소학교 분교의 모습이다.

작은 교실에 모여 앉은 이곳 아이들에게 제공된 정보화 시설은 칠판 옆에 놓인 작은 모니터 한 대뿐이다.

[리윤옥/등암고급중학교 등산분교 교사 : "본교에선 한 학년을 놓고 한 시간 수업을 했지만 분교에선 둘 또는 세 개 학년을 놓고 한 시간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배워 줄 내용을 다 소화시키기 힘들었습니다."]

당국에서 제시하는 과학화·정보화를 단 두 명의 시골 분교 교사가 실천하기에는 한눈에도 벅차 보이는 모습이다.

[최영숙/前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지시 내려도 그게 잘 안 되는 거예요. 조건이 마련돼야 그걸 하든가 안 하든가 하는 건데 조건 없이 지시만 내려서 안타깝지 않아요. 교원들도 지시만 받고 하자 해도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을 아무리 영재를 키우자 해도 안 되는 것이고..."]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은 8차 당대회를 통해 중앙과 지방의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김정은 北 국무위원장/1월 12일 : "새로운 5개년 계획기간 교육과 보건을 발전시키는 데 국가적인 힘을 넣어 중앙이나 지방이나 할 것 없이 사회주의 교육제도와 보건제도의 우월성이 실지 인민들의 피부에 가닿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과학화·정보화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북한.

그러나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고난의 행군을 재개한 상황에서 교육 양극화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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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5-15 08: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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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평양의 유치원에서는 홀로그램 기법을 이용한 증강현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교육의 과학화·정보화를 강조하면서 교사들 재교육도 한창이라고 하죠?

네, 학생 지도에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도 교사들이 직접 개발한다는데, 이런 과학화·정보화 교육이 평양의 일부 영재들한테만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북한 교육의 양극화 문제,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어머니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향하는 북한 어린이.

["우리 유치원 종합놀이실에 요술모래가 있어요. 나는 요술모래를 가지고 노는 게 제일 좋아요."]

["유치원 종합놀이실에서 하는 진흙 놀이들이 참 재밌어 그럽니다."]

이 어린이가 유독 좋아 한다는 종합놀이실에 들어서자 각종 물고기와 동물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홀로그램 기법을 이용한 증강현실 수업이다.

["금붕어가 헤엄치는 것 같아요."]

["이거 손으로 잡으면 잡힐 것 같아."]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 디지털 수업은 곧장 과학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해가 어떻게 생겼습니까?"]

["동그랗게 생겼습니다. 불붙는 것처럼 이글거립니다."]

["그래요. 불붙는 것처럼 이글거립니다. 이렇게 해는 우리들에게 밝은 빛과 뜨거운 열을 준답니다."]

["지구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모래를 이용한 이 증강현실 수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보고 높게 평가한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를 파면 바다가 생겨요."]

["우리나라엔 바다가 3개씩이나 있어요."]

이와 같은 컴퓨터 멀티미디어 교육은 평양의 여느 유치원에서도 흔히 이뤄지고 있다.

평양의 이 소학교에서는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법 개발이 전 과목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어 과목의 경우 터치 프로그램과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함께 접목하기도 했다.

[주영희/평양 제4소학교 교사 : "제가 이제 이 시작 단추를 누르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보다시피 10개가 넘는 빈칸들이 제시가 되는데, 여기에는 각이한(서로 다른) 그림들이 나오게 됩니다."]

학생들은 해당 그림에 맞는 영어 단어를 전부 대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북한 교사들은 앞을 다퉈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북한 당국이 과학화·정보화를 교육사업의 주요 구호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북한이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유엔 제재라든지 경제 제재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택할 방법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뭐라 하냐면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 이런 식의 얘기를 하면서 교육을 통해 인재 양성하고 그 인재를 통해서 자신들의 경제개발 국가 발전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것의 중요한 구호가 교육의 과학화·정보화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교육의 과학화·정보화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 본격화됐다.

북한당국은 가장 먼저 전국 학교에 컴퓨터를 보급하고 멀티미디어 설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 다음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정보 전달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시설이 바로 과학기술전당이다.

[김철/과학기술전당 부총장 : "우리 과학기술전당은 위대한 우리 당이 인민들에게 마련해 준 최신 과학기술 보급의 거점입니다."]

2015년 준공된 과학기술전당은 북한 과학기술 보급의 거점이자 대규모 정보통신 서비스 시설로 꼽힌다.

과학기술전당 소속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접속해 세계의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집한 자료들은 데이터화해 보관한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그 안에 데이터베이스가 엄청나게 있습니다. 북한의 교수들이나 전문가들이 인터넷을 할 수 있어요. 소수의 사람이 허가받고 인터넷에서 전 세계에서 자료를 끌어모으는 겁니다. 저장해서 과학기술전당에다 저장해 놓는 거예요. 일종의 인터넷을 대체하는 겁니다."]

이렇게 저장된 정보들은 북한의 독자적인 인트라넷을 통해 각 시·도·군 학생과 주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리현경/북한 학생 : "뉴턴, 그리고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인류과학 역사에 거대한 업적을 쌓아 올린 과학자들과 그리고 세계적인 발명가들인 에디슨, 노벨과 같은 그들의 과학적 탐구정신과 정열에 대해 배웠습니다."]

북한 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이 인트라넷이 있기 때문이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전 세계에서 전문가들이 긁어모아 놓은 자료를 가지고 학습하는 거죠. 그런 걸 북한에서 뭐라고 하냐면 과학기술보급망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북한 김정은 정권 이후에 중요한 변화라고 보이고, 2017년 정보를 보면 학교에도 75% 정도는 네트워크와 컴퓨터가 보급돼 있다. 이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리의 과학고에 해당하는 동평양 제1중학교.

이곳의 과학화·정보화 교육은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확히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제법입니다."]

["수업이 더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

["영혁 선생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성공입니다!"]

이곳 교사들의 새로운 교육법은 로봇이나 인공지능 개발에까지 나아가고 있다.

학생들도 이런 인공지능 개발 수업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황철은/동평양 제1중학교 학생 : "내가 착상하고 설계한 대로 로봇이 이렇게 잘 움직이니까 아주 흥미 있습니다."]

[최유진/동평양 제1중학교 학생 : "이제 프로그램을 짜지 못했더니 로봇이 정확히 동작하지를 못했습니다."]

모든 학생이 개인 컴퓨터를 사용하고, 교사들은 대학 수준의 실험 시설들을 이용해 새로운 교육법을 개발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교육정책을 발판 삼아 최근 북한의 과학영재들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세계적 수준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김지수/한국교육개발원 통일연구실장 : "북한이 수재 교육이나 박사원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교육은 세계적 수준에 올려 놓고 있다고 봐야 하고, 그런 것들은 국제 경시대회라든지 수학올림피아드 같은 데서 과학올림피아드 이런 데서 북한이 거두고 있는 성적이 거의 우리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성적을 거둬요. 그런 걸 보면 엘리트 교육은 상당히 이미 세계적 수준에 가 있고 이것들은 앞으로도 계속 밀겠구나..."]

그러나 이러한 과학화·정보화 이면엔 교육 양극화가 존재한다는 증언이다.

[최영숙/前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그건 중앙에서나 하는 거지 지방은 꿈도 못 꿔요. 중앙은 그나마 나라에서 떨어지는 배려랄까 그런 게 있고, 지방 같은 건 꿈도 생각 못 하고 지방에선 도에서 한다면 1고등학생들이나 외국어 대학이나 이런 특수한 이런 대학엔 주는데 일반 학교 같은 건 꿈도 못 꾸거든요."]

바다를 향해 달리기하고 해변에서 줄다리기하는 아이들.

자연을 벗 삼아 수업을 진행하는 이곳은 황해남도 강령군에 위치한 한 소학교 분교의 모습이다.

작은 교실에 모여 앉은 이곳 아이들에게 제공된 정보화 시설은 칠판 옆에 놓인 작은 모니터 한 대뿐이다.

[리윤옥/등암고급중학교 등산분교 교사 : "본교에선 한 학년을 놓고 한 시간 수업을 했지만 분교에선 둘 또는 세 개 학년을 놓고 한 시간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배워 줄 내용을 다 소화시키기 힘들었습니다."]

당국에서 제시하는 과학화·정보화를 단 두 명의 시골 분교 교사가 실천하기에는 한눈에도 벅차 보이는 모습이다.

[최영숙/前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지시 내려도 그게 잘 안 되는 거예요. 조건이 마련돼야 그걸 하든가 안 하든가 하는 건데 조건 없이 지시만 내려서 안타깝지 않아요. 교원들도 지시만 받고 하자 해도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을 아무리 영재를 키우자 해도 안 되는 것이고..."]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은 8차 당대회를 통해 중앙과 지방의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김정은 北 국무위원장/1월 12일 : "새로운 5개년 계획기간 교육과 보건을 발전시키는 데 국가적인 힘을 넣어 중앙이나 지방이나 할 것 없이 사회주의 교육제도와 보건제도의 우월성이 실지 인민들의 피부에 가닿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과학화·정보화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북한.

그러나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고난의 행군을 재개한 상황에서 교육 양극화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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