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촌·성지 갈등 원인, ‘2국가체제’ 공식화했지만…

입력 2021.05.19 (21:37) 수정 2021.05.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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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그리고 네 차례의 중동 전쟁을 거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거주 지역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군이 철수한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강경파 무장조직인 하마스가 지배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파타 정부가 통치 중인 서안지구에선 이스라엘 주민들의 정착촌이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70여년간 세계의 화약고였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두바이와 워싱턴 연결해 집중 분석해 봅니다.

먼저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

이번 충돌도 이스라엘 정착촌이 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쫓겨나는 상황이 배경일텐데, 충돌이 이렇게까지 커진 계기는 뭔가요?

[기자]

네, 이번 충돌은 지난 10일 시작됐는데, 그 무렵에 중요한 재판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동예루살렘 인근에 '셰이크 자라' 라는 마을이 있는데, 약 70년 전에 유대인들이 살다가 떠나고, 그 이후에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아온 곳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주민들이 이곳에 다시 돌아와 정착촌을 확대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나가라고 소송을 낸 겁니다.

반발이 커지자 판결은 연기됐지만,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알 아크사 사원 등에서 반 이스라엘 구호를 외쳤는데요.

경찰이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집회를 강경진압했습니다.

그러자 성지를 또 침탈당했다, 하마스가 로켓을 쏘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이스마일 하니예/하마스 지도자 : "예루살렘과 알아크사 사원에 불을 지르고 그 불길을 가자지구로 옮겨온 건 이스라엘입니다."]

[앵커]

이렇게 양측이 격돌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나섰는데, 워싱턴 김기현 특파원 바이든 대통령은 왜 그런 거죠?

[기자]

네, 무엇보다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국인 반면,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미국이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국가의 무력 대응과 테러 단체의 공격은 다르다는 인식이 깔린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제,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휴전 입장을 직접 전달한 반면 하마스 측과는 이집트 등 주변국을 통한 간접 대화만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도 반대했는데, 이스라엘 편들기라는 국제사회 비판에는 비공개 접촉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 성과라는 게 구체적으로 뭐죠?

[기자]

네, '2국가 체제' 를 말합니다

한 마디로 이스라엘은 점령지를 반환하고 팔레스타인은 무장투쟁을 포기하는 대신 국가로 인정한다는 겁니다.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맺은 협정에 근거한 내용으로 오바마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 역시 지향점으로 공식화했습니다.

미국으로선 일단 휴전이 목표고 장기적으론 평화체제를 위해 관련국들과 협의하겠다는 건데, 난마처럼 얽혀있는 중동 상황을 해결할 방안이 될 지는 미지숩니다.

[앵커]

다시 박석호 특파원, 그렇다면 중동 지역에선 이번 사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하마스로서는 더이상 버티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가자지구 건물 450채가 무너졌고, 이른바 지하터널 등 지하 시설도 파괴됐습니다.

중재에 나선 이집트가 현지시각 내일 오전부로 휴전하자고 제의하니까 하마스가 수용했다는 그런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의 태도는 아직 강경합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정치적인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이번 충돌로 강경파 지지를 얻어 정치 생명 연장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의 과도한 대응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커지고 있고, 이스라엘 주민들의 피해도 늘고 있어서 네타냐후 총리도 휴전 시기는 계산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두 국가 체제에 대해 미국이 과연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이번 사태의 흐름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네, 모두 잘 들었습니다!

촬영:방병훈/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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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착촌·성지 갈등 원인, ‘2국가체제’ 공식화했지만…
    • 입력 2021-05-19 21:37:02
    • 수정2021-05-19 22: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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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그리고 네 차례의 중동 전쟁을 거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거주 지역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군이 철수한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강경파 무장조직인 하마스가 지배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파타 정부가 통치 중인 서안지구에선 이스라엘 주민들의 정착촌이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70여년간 세계의 화약고였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두바이와 워싱턴 연결해 집중 분석해 봅니다.

먼저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

이번 충돌도 이스라엘 정착촌이 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쫓겨나는 상황이 배경일텐데, 충돌이 이렇게까지 커진 계기는 뭔가요?

[기자]

네, 이번 충돌은 지난 10일 시작됐는데, 그 무렵에 중요한 재판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동예루살렘 인근에 '셰이크 자라' 라는 마을이 있는데, 약 70년 전에 유대인들이 살다가 떠나고, 그 이후에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아온 곳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주민들이 이곳에 다시 돌아와 정착촌을 확대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나가라고 소송을 낸 겁니다.

반발이 커지자 판결은 연기됐지만,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알 아크사 사원 등에서 반 이스라엘 구호를 외쳤는데요.

경찰이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집회를 강경진압했습니다.

그러자 성지를 또 침탈당했다, 하마스가 로켓을 쏘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이스마일 하니예/하마스 지도자 : "예루살렘과 알아크사 사원에 불을 지르고 그 불길을 가자지구로 옮겨온 건 이스라엘입니다."]

[앵커]

이렇게 양측이 격돌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나섰는데, 워싱턴 김기현 특파원 바이든 대통령은 왜 그런 거죠?

[기자]

네, 무엇보다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국인 반면,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미국이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국가의 무력 대응과 테러 단체의 공격은 다르다는 인식이 깔린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제,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휴전 입장을 직접 전달한 반면 하마스 측과는 이집트 등 주변국을 통한 간접 대화만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도 반대했는데, 이스라엘 편들기라는 국제사회 비판에는 비공개 접촉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 성과라는 게 구체적으로 뭐죠?

[기자]

네, '2국가 체제' 를 말합니다

한 마디로 이스라엘은 점령지를 반환하고 팔레스타인은 무장투쟁을 포기하는 대신 국가로 인정한다는 겁니다.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맺은 협정에 근거한 내용으로 오바마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 역시 지향점으로 공식화했습니다.

미국으로선 일단 휴전이 목표고 장기적으론 평화체제를 위해 관련국들과 협의하겠다는 건데, 난마처럼 얽혀있는 중동 상황을 해결할 방안이 될 지는 미지숩니다.

[앵커]

다시 박석호 특파원, 그렇다면 중동 지역에선 이번 사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하마스로서는 더이상 버티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가자지구 건물 450채가 무너졌고, 이른바 지하터널 등 지하 시설도 파괴됐습니다.

중재에 나선 이집트가 현지시각 내일 오전부로 휴전하자고 제의하니까 하마스가 수용했다는 그런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의 태도는 아직 강경합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정치적인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이번 충돌로 강경파 지지를 얻어 정치 생명 연장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의 과도한 대응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커지고 있고, 이스라엘 주민들의 피해도 늘고 있어서 네타냐후 총리도 휴전 시기는 계산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두 국가 체제에 대해 미국이 과연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이번 사태의 흐름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네, 모두 잘 들었습니다!

촬영:방병훈/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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