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속출 ‘컨테이너 작업’…3년 버텨야 정규직 채용

입력 2021.05.21 (21:15) 수정 2021.05.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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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만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짚어보는 연속 보돕니다.

고 이선호 씨 경우처럼 ​노동자 사망 사고의 상당수는 컨테이너 작업 도중 일어납니다.

왜 그런 것인지, 또 노동자들은 왜 위험한 작업 환경을 견디며 일하고 있는 것인지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검수 작업을 하던 20대가 컨테이너에 치여 숨지고... 크레인에 실려 이동하던 컨테이너가 떨어져 50대 노동자가 깔려 숨지고... 최근 3년 동안 부산항에서만 6명이 이렇게 컨테이너 작업을 하다 숨졌습니다.

전체 사망 노동자의 절반이 넘습니다.

[서성찬/이선호 산재사망 대책위 공동위원장 : "제일 위험한 게 컨테이너를 핸들링하는 장비들이거든요. 이 장비들에 대한 점검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충실하게 이뤄져야 돼요."]

그런데도 안전 조치는 허술하기만 합니다.

평택항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던 이 모 씨.

태풍이 다가오자 컨테이너를 단단히 묶기 위해 5단, 거의 건물 4층 높이까지 올라가 작업을 했습니다.

아찔한 높이에서 다른 컨테이너 더미로 뛰어서 건너다니며 계속 작업을 해야했습니다.

추락 위험이 높지만 안전모 외에 아무런 안전장치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이OO/항만 노동자 : "한 50번 점프한 거 같아요. 동료들이 하니까 안 할 수 없어서... 안전장치가 없어요. 떨어지면 죽는 거예요."]

그런데도 현장 노동자들은 작업 거부는 커녕, 항의조차 하기 힘듭니다.

정규직 채용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물류업체들이 정규직 지원 자격으로 '선적과 하역 3년 이상 현장 경력'을 요구하고 있어 버틸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OO/항만 노동자 : "3년만 버티자 그렇게 해서 희망을 거는 거죠. 정규직 채용에. 그래서 인력(업체) 다니는 걸 감내를 하는 거죠."]

산재 사고를 부추기는 항만 컨테이너 작업의 허술한 안전 관리.. 그 위험은 정규직의 꿈을 품은 일용직 하청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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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속출 ‘컨테이너 작업’…3년 버텨야 정규직 채용
    • 입력 2021-05-21 21:15:34
    • 수정2021-05-21 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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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만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짚어보는 연속 보돕니다.

고 이선호 씨 경우처럼 ​노동자 사망 사고의 상당수는 컨테이너 작업 도중 일어납니다.

왜 그런 것인지, 또 노동자들은 왜 위험한 작업 환경을 견디며 일하고 있는 것인지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검수 작업을 하던 20대가 컨테이너에 치여 숨지고... 크레인에 실려 이동하던 컨테이너가 떨어져 50대 노동자가 깔려 숨지고... 최근 3년 동안 부산항에서만 6명이 이렇게 컨테이너 작업을 하다 숨졌습니다.

전체 사망 노동자의 절반이 넘습니다.

[서성찬/이선호 산재사망 대책위 공동위원장 : "제일 위험한 게 컨테이너를 핸들링하는 장비들이거든요. 이 장비들에 대한 점검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충실하게 이뤄져야 돼요."]

그런데도 안전 조치는 허술하기만 합니다.

평택항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던 이 모 씨.

태풍이 다가오자 컨테이너를 단단히 묶기 위해 5단, 거의 건물 4층 높이까지 올라가 작업을 했습니다.

아찔한 높이에서 다른 컨테이너 더미로 뛰어서 건너다니며 계속 작업을 해야했습니다.

추락 위험이 높지만 안전모 외에 아무런 안전장치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이OO/항만 노동자 : "한 50번 점프한 거 같아요. 동료들이 하니까 안 할 수 없어서... 안전장치가 없어요. 떨어지면 죽는 거예요."]

그런데도 현장 노동자들은 작업 거부는 커녕, 항의조차 하기 힘듭니다.

정규직 채용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물류업체들이 정규직 지원 자격으로 '선적과 하역 3년 이상 현장 경력'을 요구하고 있어 버틸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OO/항만 노동자 : "3년만 버티자 그렇게 해서 희망을 거는 거죠. 정규직 채용에. 그래서 인력(업체) 다니는 걸 감내를 하는 거죠."]

산재 사고를 부추기는 항만 컨테이너 작업의 허술한 안전 관리.. 그 위험은 정규직의 꿈을 품은 일용직 하청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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