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플러스] 언론 ‘신뢰 위기’ 해법, 옥천신문에 묻다

입력 2021.05.23 (22:43) 수정 2021.05.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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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떠나면서 광고와 협찬이 신문사 주요 수입원이 된 시대, 언론의 힘은 독자로부터 나온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신문사가 있습니다. 주민이 만들고, 주민을 위해 만드는 풀뿌리 지역 언론, 옥천신문의 이야기인데요.

취재 기자수 열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지역 언론사는 어떻게 잃어버린 독자를 되찾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을까?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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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운영하는 오정림 씨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신문이 있습니다.

많을 때는 48페이지나 되지만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꼼꼼히 읽습니다.

오정림/자영업
옥천에 일어나는 사건 같은 거 아니면 사람 모집한다든지 아니면 행정 업무에 대해서 모르잖아요. 우리는.... 그러니까 이렇게 신문을 통해서 많이 봐요.

충청북도 옥천군에서만 발행되는 옥천 신문입니다.

강구섭/자영업
이거는 잊어버리면 안 되겠다 하면 거기다가 밑줄 쳐서 다시 보고 또 보고 이러면서 그러잖아요. 코로나로 요새 집에 있으니까 요새 밑줄 치는 사람 많더만....

다른 신문이나 방송, 포털에는 나오지 않는 옥천만의 뉴스를 전합니다.

지역인구 감소와 종이신문의 쇠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이 옥천신문은 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볼 정도로 구독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앞으로 취재진과 2박3일 동안 함께 하며 질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옥천신문은 군청소재지 뿐 아니라 작은 면 지역까지도 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합니다.

읍내에서 대청호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작은 산골 마을이 나옵니다.

옥천군 안남면....지난 겨울, 수십 명만 사는 이곳 마을 주민들이 태양광 개발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시위를 군청 앞에서 이어갔습니다.

옥천신문 기자들은 4개월 내내 눈 덮힌 설치 예정지를 오가며 보도했습니다.

임해란/안남면 덕실마을 주민
저 밑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거의 운동하다시피 갔다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면 진짜 헥헥 거릴 정도로 열심히 취재를 해주셨어요.

나무를 베어내고 태양광이 들어설 뻔한 예정지는 만6천제곱미터 축구장 2배 정도 넓이였지만, 옥천신문의 보도에 힘입어 사업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임해란/안남면 덕실마을 주민
사건이 거의 마무리될 무렵에 제가 읍에 세탁소를 갔어요. 아주머니가 갑자기 결제를 하는데 안남면 태양광은 어떻게 됐어요 묻는 거예요. 어떻게 아세요. 그러니까 옥천신문에 매주 나오니까 또 매주 보고 있다. 진짜 옥천군 너무 했다. 그런 얘기들을 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하고....

열심히 현장 취재를 하는 이유는 차별화된 좋은 기사를 써야 신문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직접 다 취재해서 새롭게 기사를 쓰고, 나머지는 거의 절반 이상이 주민들의 제보입니다. 포털에 검색을 해보면 관급 보도 자료가 한 10개~20개씩 제목만 조금 다르고 어미만 다른 게 주렁주렁 나오는데, 그거는 굳이 주민들이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죠.

이렇듯 기자들의 출입처는 기관이 아닌 지역 주민. 주민들의 필요한 현안과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게 취재의 시작입니다.

안형기/옥천신문 기자
실제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우리가 흔히 취재를 하다 보면 보도자료에 의존하고, 우선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공무원들이나 어느 정도 직책을 갖고 있는 분들을 많이 인터뷰하는데, 제가 여기 와서 느낀 거는 이렇게 일반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언론에 나오지 않을 법한 작은 마을일수록 더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 만큼 전교생이 20여 명 뿐인 시골학교에까지 신문을 배달할 정도로 군 구석구석에 닿아 있습니다.

박연화/마을 도서관 활동가
처음에 도서관이 생길 때도 옥천신문에서 굉장히 큰 힘을 주셨다고 하고요. 지금도 보면 옥천신문에서 지역 곳곳의 소식을 전해주고 도서관 소식, 작은 학교 소식, 아이들의 소식 이런 것들을 밀접하게 전해주면서 저희에게 필요한 정보나 이야기들이 계속 순환되는, 그리고 정책들을 좀 제안해주는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아이들이나 주민의 목소리를 굉장히 잘 담아주세요. 그 부분도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쌓아 온 지역 주민과의 신뢰로 옥천신문의 1년 매출은 약 7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독자들의 구독료에서 나옵니다.

2년 전 1달 구독료를 6천 원에서 만 원으로 올렸는데도 구독자 수가 유지될 정도로
독자 충성도가 높습니다. 자연스레 광고 의존도가 낮습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신문 꼭 보내드리고 잘 만들겠습니다. 이야기합니다. 광고료 비중이 80~90%가 되면요. 광고주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최소한 구독료가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마지노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역지에 흔히 있는 광고 영업이 없다보니 기자들의 자부심도 강합니다.

안형기/옥천신문 기자
저는 들어온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하는 일 이외에는 다른 것은 전혀 해본 적이 없고요. 옥천신문에서는 다른 영업이라든지 이런 거를 시키지 않고....

지역 권력과 자본에 대해 할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박해윤/옥천신문 기자
(공무원들이 옥천신문 기자라 그러면 좀 부담스러워하거나 그런 건 없나요?)
군정의 행복한 모습만 담지는 않으니까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그런 비판 기사가 나오면 되게 싫어하시는 경향도 있는데 그래도 저희의 목표도 감시와 비판을 하는 이유도 어쨌든 옥천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그렇다고 기관 취재를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자체나 지역 의원들 역시 이른바 기사를 잘 써주리라곤 기대하지 않습니다.

추복성/충북 옥천군의원
뭐 잘된 거는 잘 됐다 칭찬해주고 또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거는 또 지적을 해가지고 올바르게 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재는 물론 제작 과정도 투명합니다.

편집회의에는 취재기자 8명이 모두 참여해 자세한 취재 내용까지 서로 소통합니다.

기자/제가 취재 갔던 건 청산초 학생들한테 마을의 역사를 알려주는 거. 그래서 그런 사진을 찍었는데.....
편집국장/독립운동의 본지, 산지라서?

이런 경영 방침과 분위기 덕에 입사 지원자는 전국에서 몰려듭니다. 지난해 기자 2명을 뽑을 땐 전국에서 20명 넘게 지원했습니다.

옥천에 대해 자세히 취재하지만, 옥천 출신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현경/옥천신문 편집국장
(젊은 분들이 많아 보이는데 연령대는 어떻게 됩니까?)
제가 제일 나이가 많은데 제가 89년생 33살이고요. 그 밑으로는 다 90년대, 7명의 기자들이 모두 90년대 생입니다. 사회 부조리라든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조금 더 내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옥천신문의 이런 노력은 기사의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옥천신문의 홈페이지 여론광장에는 주민들의 익명 제보가 쏟아지고, 다시 기사가 됩니다.

조회 수가 평균 2천 건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습니다. 어린이들의 안전이나 지자체 정책에 대한 비판 등입니다.

글을 본 군의회 의원이 지자체의 조치 사항을 답글로 올리기도 합니다.

권오성/옥천신문 제작실장
(주민들이 어떤 내용들을 많이 올리십니까?)
주로 옥천군 행정, 혹은 그 지역에 있는 공공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이런 문제점들을 많이 이야기하세요.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 19 감염병 관련해서 방역수칙을 누구보다 잘 지켜야 될 옥천군 공무원이 수칙을 어기다가 감염이 됐고, 그게 또 집단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거든요.
4월 초에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제 윤전기를 돌리기 직전 마지막 시간. 빨간펜 첨삭은 밤 늦게까지 계속되고,

윤전기가 힘차게 돌며 신문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신문 배송 준비는 지역 주민인 할머니 10명이 나섭니다.

(몇 시에 일어나서 나오셨어요? 엄청 이른 새벽인데...)
우리 한 3시 반이면 일어나죠.
(매주 금요일은 하루를 이렇게 시작하시는 거예요?) 예.(웃음)

1989년, 200여 명의 군민들을 주주로 창간한 옥천신문.

지금까지 생존의 비결은 바로 지역민과의 밀착이었습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뉴스의 본질은 밀착입니다. 밀착. 유착이 아니라 밀착이라 하는 거죠. 밀착은 지역민들의 주민들의 삶과 얼마만큼 밀착할 것이냐.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를 정말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조망하는 게 아니라 새의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벌레의 눈으로 같이 세밀하게 들어가서 이야기를 듣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느냐.

질문하는 기자들 Q는 언론의 살 길을 한 지역 언론에 물어봤습니다. 답은 권력이 아닌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라였습니다.

Q플러스,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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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플러스] 언론 ‘신뢰 위기’ 해법, 옥천신문에 묻다
    • 입력 2021-05-23 22:43:54
    • 수정2021-05-23 23:25:12
    질문하는 기자들Q
독자가 떠나면서 광고와 협찬이 신문사 주요 수입원이 된 시대, 언론의 힘은 독자로부터 나온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신문사가 있습니다. 주민이 만들고, 주민을 위해 만드는 풀뿌리 지역 언론, 옥천신문의 이야기인데요.

취재 기자수 열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지역 언론사는 어떻게 잃어버린 독자를 되찾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을까?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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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운영하는 오정림 씨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신문이 있습니다.

많을 때는 48페이지나 되지만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꼼꼼히 읽습니다.

오정림/자영업
옥천에 일어나는 사건 같은 거 아니면 사람 모집한다든지 아니면 행정 업무에 대해서 모르잖아요. 우리는.... 그러니까 이렇게 신문을 통해서 많이 봐요.

충청북도 옥천군에서만 발행되는 옥천 신문입니다.

강구섭/자영업
이거는 잊어버리면 안 되겠다 하면 거기다가 밑줄 쳐서 다시 보고 또 보고 이러면서 그러잖아요. 코로나로 요새 집에 있으니까 요새 밑줄 치는 사람 많더만....

다른 신문이나 방송, 포털에는 나오지 않는 옥천만의 뉴스를 전합니다.

지역인구 감소와 종이신문의 쇠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이 옥천신문은 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볼 정도로 구독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앞으로 취재진과 2박3일 동안 함께 하며 질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옥천신문은 군청소재지 뿐 아니라 작은 면 지역까지도 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합니다.

읍내에서 대청호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작은 산골 마을이 나옵니다.

옥천군 안남면....지난 겨울, 수십 명만 사는 이곳 마을 주민들이 태양광 개발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시위를 군청 앞에서 이어갔습니다.

옥천신문 기자들은 4개월 내내 눈 덮힌 설치 예정지를 오가며 보도했습니다.

임해란/안남면 덕실마을 주민
저 밑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거의 운동하다시피 갔다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면 진짜 헥헥 거릴 정도로 열심히 취재를 해주셨어요.

나무를 베어내고 태양광이 들어설 뻔한 예정지는 만6천제곱미터 축구장 2배 정도 넓이였지만, 옥천신문의 보도에 힘입어 사업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임해란/안남면 덕실마을 주민
사건이 거의 마무리될 무렵에 제가 읍에 세탁소를 갔어요. 아주머니가 갑자기 결제를 하는데 안남면 태양광은 어떻게 됐어요 묻는 거예요. 어떻게 아세요. 그러니까 옥천신문에 매주 나오니까 또 매주 보고 있다. 진짜 옥천군 너무 했다. 그런 얘기들을 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하고....

열심히 현장 취재를 하는 이유는 차별화된 좋은 기사를 써야 신문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직접 다 취재해서 새롭게 기사를 쓰고, 나머지는 거의 절반 이상이 주민들의 제보입니다. 포털에 검색을 해보면 관급 보도 자료가 한 10개~20개씩 제목만 조금 다르고 어미만 다른 게 주렁주렁 나오는데, 그거는 굳이 주민들이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죠.

이렇듯 기자들의 출입처는 기관이 아닌 지역 주민. 주민들의 필요한 현안과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게 취재의 시작입니다.

안형기/옥천신문 기자
실제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우리가 흔히 취재를 하다 보면 보도자료에 의존하고, 우선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공무원들이나 어느 정도 직책을 갖고 있는 분들을 많이 인터뷰하는데, 제가 여기 와서 느낀 거는 이렇게 일반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언론에 나오지 않을 법한 작은 마을일수록 더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 만큼 전교생이 20여 명 뿐인 시골학교에까지 신문을 배달할 정도로 군 구석구석에 닿아 있습니다.

박연화/마을 도서관 활동가
처음에 도서관이 생길 때도 옥천신문에서 굉장히 큰 힘을 주셨다고 하고요. 지금도 보면 옥천신문에서 지역 곳곳의 소식을 전해주고 도서관 소식, 작은 학교 소식, 아이들의 소식 이런 것들을 밀접하게 전해주면서 저희에게 필요한 정보나 이야기들이 계속 순환되는, 그리고 정책들을 좀 제안해주는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아이들이나 주민의 목소리를 굉장히 잘 담아주세요. 그 부분도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쌓아 온 지역 주민과의 신뢰로 옥천신문의 1년 매출은 약 7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독자들의 구독료에서 나옵니다.

2년 전 1달 구독료를 6천 원에서 만 원으로 올렸는데도 구독자 수가 유지될 정도로
독자 충성도가 높습니다. 자연스레 광고 의존도가 낮습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신문 꼭 보내드리고 잘 만들겠습니다. 이야기합니다. 광고료 비중이 80~90%가 되면요. 광고주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최소한 구독료가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마지노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역지에 흔히 있는 광고 영업이 없다보니 기자들의 자부심도 강합니다.

안형기/옥천신문 기자
저는 들어온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하는 일 이외에는 다른 것은 전혀 해본 적이 없고요. 옥천신문에서는 다른 영업이라든지 이런 거를 시키지 않고....

지역 권력과 자본에 대해 할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박해윤/옥천신문 기자
(공무원들이 옥천신문 기자라 그러면 좀 부담스러워하거나 그런 건 없나요?)
군정의 행복한 모습만 담지는 않으니까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그런 비판 기사가 나오면 되게 싫어하시는 경향도 있는데 그래도 저희의 목표도 감시와 비판을 하는 이유도 어쨌든 옥천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그렇다고 기관 취재를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자체나 지역 의원들 역시 이른바 기사를 잘 써주리라곤 기대하지 않습니다.

추복성/충북 옥천군의원
뭐 잘된 거는 잘 됐다 칭찬해주고 또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거는 또 지적을 해가지고 올바르게 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재는 물론 제작 과정도 투명합니다.

편집회의에는 취재기자 8명이 모두 참여해 자세한 취재 내용까지 서로 소통합니다.

기자/제가 취재 갔던 건 청산초 학생들한테 마을의 역사를 알려주는 거. 그래서 그런 사진을 찍었는데.....
편집국장/독립운동의 본지, 산지라서?

이런 경영 방침과 분위기 덕에 입사 지원자는 전국에서 몰려듭니다. 지난해 기자 2명을 뽑을 땐 전국에서 20명 넘게 지원했습니다.

옥천에 대해 자세히 취재하지만, 옥천 출신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현경/옥천신문 편집국장
(젊은 분들이 많아 보이는데 연령대는 어떻게 됩니까?)
제가 제일 나이가 많은데 제가 89년생 33살이고요. 그 밑으로는 다 90년대, 7명의 기자들이 모두 90년대 생입니다. 사회 부조리라든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조금 더 내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옥천신문의 이런 노력은 기사의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옥천신문의 홈페이지 여론광장에는 주민들의 익명 제보가 쏟아지고, 다시 기사가 됩니다.

조회 수가 평균 2천 건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습니다. 어린이들의 안전이나 지자체 정책에 대한 비판 등입니다.

글을 본 군의회 의원이 지자체의 조치 사항을 답글로 올리기도 합니다.

권오성/옥천신문 제작실장
(주민들이 어떤 내용들을 많이 올리십니까?)
주로 옥천군 행정, 혹은 그 지역에 있는 공공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이런 문제점들을 많이 이야기하세요.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 19 감염병 관련해서 방역수칙을 누구보다 잘 지켜야 될 옥천군 공무원이 수칙을 어기다가 감염이 됐고, 그게 또 집단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거든요.
4월 초에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제 윤전기를 돌리기 직전 마지막 시간. 빨간펜 첨삭은 밤 늦게까지 계속되고,

윤전기가 힘차게 돌며 신문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신문 배송 준비는 지역 주민인 할머니 10명이 나섭니다.

(몇 시에 일어나서 나오셨어요? 엄청 이른 새벽인데...)
우리 한 3시 반이면 일어나죠.
(매주 금요일은 하루를 이렇게 시작하시는 거예요?) 예.(웃음)

1989년, 200여 명의 군민들을 주주로 창간한 옥천신문.

지금까지 생존의 비결은 바로 지역민과의 밀착이었습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뉴스의 본질은 밀착입니다. 밀착. 유착이 아니라 밀착이라 하는 거죠. 밀착은 지역민들의 주민들의 삶과 얼마만큼 밀착할 것이냐.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를 정말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조망하는 게 아니라 새의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벌레의 눈으로 같이 세밀하게 들어가서 이야기를 듣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느냐.

질문하는 기자들 Q는 언론의 살 길을 한 지역 언론에 물어봤습니다. 답은 권력이 아닌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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