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한국 손잡은 ‘모더나’…‘추가 파트너’ 절실했다

입력 2021.05.24 (18:05) 수정 2021.05.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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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굳건한 한미 동맹 재확인이 정치적으로 가장 큰 성과라면, 사회·경제적으로는 백신에서 ‘많이 얻어왔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mRNA 혁신 기술로 만든 모더나 백신을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기로 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어떤 의미이고, 또 모더나가 우리와 손잡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바이오 기업과 정부가 양해각서를 여러 건 체결했더라고요?

[기자]

네, 그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사이 mRNA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한 양해각서가 가장 주목.

이와 함께 국립보건연구원이 모더나와 이 mRNA 백신 연구에 상호 협력한다는 것도.

모더나는 별도로 한국 생산 시설 투자에 적극 노력한다고 밝히기도.

SK바이오사이언스도 노바백스와 협력 강화.

[앵커]

의미를 간단하게 평가 하자면요?

[기자]

긍정적인 측면 먼저 보면, 혁신 기술, 미국만 가진 기술 이걸 우리나라의 바이오 생산 역량과 결합하는 겁니다.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가 될 가능성을 만들었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22일 KBS 9시 뉴스 인터뷰 : “저희가 mRNA 백신 개발 기반을 갖게 되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어떤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해도 신속하게 기술을 이용해서 백신을 개발하고, 백신을 이용해서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 될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효과, 제한적이라는 평가 나옵니다.

원액은 국내 생산하지 않고, 해외에서 들여옵니다.

삼바 역할은 무균 처리 과정을 거쳐 유리병에 넣어 포장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원액 만드는 핵심기술 확보는 아직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이르면 7월부터 생산하고, 총 수억 회분이라니까 우리 백신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앵커]

그러면 국내 접종 속도도 빨라집니까?

[기자]

그건 좀 지켜봐야 합니다.

일단 초도물량은 수입입니다.

스페인 수입 물량 5만 회분 정도, 이달 말일에 들어온다고 정부가 오늘(24일) 밝혔습니다.

다만 7월 이후 국내 생산 본격화하면 총 계약 물량 4천만 회분, 이걸 다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자, 그럼 조금 더 자세히 백신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이번 정상회담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모더나가 우리나라를 콕 집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실은 정상회담 전에, 국내 한 신문은 이게 ‘화이자다’ 라고 1면에 오보를 내기도 했어요.

오늘 이 ‘오보’ 죄송합니다, 사과문 실었는데, 처음엔 헷갈렸다는 거예요. 둘 중 어딘지.

그런데 화이자와 모더나의 생산 일정이 어떻게 다른지 한 번 살펴봤다면 헷갈릴 일이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화이자는 추가 생산기지가 필요 없고 모더나는 아주 간절하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앵커]

생산 능력의 차이라는 얘기인가요?

[기자]

네, 화이자는 이미 충분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2021년에 한 10억 회분 생산할 수 있다, 했는데, 올 초에 20억 회, 3월에 25억 회, 그리고 지금은 30억 회분 생산을 예상합니다.

생산량을 급속히 늘리는 건데, 화이자가 세계 1등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백신 공장이 미국과 유럽에 이미 5개가 있고, 이번에 바이오앤테크가 독일에 연 10억 회분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또 지었습니다.

자체 공장만으로 올해 30억, 내년엔 40억 회분….

모두 70억 회분 생산이 가능합니다.

외부 위탁생산 필요가 없죠.

[엥커]

모더나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기자]

네, 모더나는 삼바와 계약하기 전까지 올해는 최대 10억 회분 생산한다고 했거든요?

화이자랑 비교하면 별로 많이 못 늘린 거예요.

자체 공장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신생 벤처기업이어서, 생산은 외부 위탁에 의존합니다.

가장 큰 위탁 업체는 스위스 기업인 ‘론자’입니다.

원액 생산은 론자만 하고 이 원액으로 론자 공장 두 곳, 그리고 스페인과 프랑스에 있는 위탁 업체 두 곳에서 일종의 포장 공정만 담당합니다.

이런 식으로 남의 공장, 계약해서 돌리니까 당연히 단기간에 생산량을 확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아하, 자체 공장 보유한 화이자가 올해 생산량을 10억에서 30억 회분으로 늘리는 동안, 모더나는 공장이 없어서 그렇게 탄력적으로 늘리지 못했다?

[기자]

그런데 그 모더나도 내년엔 30억 회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올해의 3배 이상인데, 이건 추가로 다른 위탁 업체를 구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한국이 백신 생산 허브가 되고 싶었던 만큼이나 모더나도 믿을만한 파트너가 절실히 필요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게다가 장기적으론 한국에 원액을 생산할 자체 시설 만들 생각도 있다는 거니까, 이 부분도 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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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한국 손잡은 ‘모더나’…‘추가 파트너’ 절실했다
    • 입력 2021-05-24 18:05:28
    • 수정2021-05-24 18:24:04
    통합뉴스룸ET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굳건한 한미 동맹 재확인이 정치적으로 가장 큰 성과라면, 사회·경제적으로는 백신에서 ‘많이 얻어왔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mRNA 혁신 기술로 만든 모더나 백신을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기로 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어떤 의미이고, 또 모더나가 우리와 손잡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바이오 기업과 정부가 양해각서를 여러 건 체결했더라고요?

[기자]

네, 그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사이 mRNA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한 양해각서가 가장 주목.

이와 함께 국립보건연구원이 모더나와 이 mRNA 백신 연구에 상호 협력한다는 것도.

모더나는 별도로 한국 생산 시설 투자에 적극 노력한다고 밝히기도.

SK바이오사이언스도 노바백스와 협력 강화.

[앵커]

의미를 간단하게 평가 하자면요?

[기자]

긍정적인 측면 먼저 보면, 혁신 기술, 미국만 가진 기술 이걸 우리나라의 바이오 생산 역량과 결합하는 겁니다.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가 될 가능성을 만들었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22일 KBS 9시 뉴스 인터뷰 : “저희가 mRNA 백신 개발 기반을 갖게 되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어떤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해도 신속하게 기술을 이용해서 백신을 개발하고, 백신을 이용해서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 될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효과, 제한적이라는 평가 나옵니다.

원액은 국내 생산하지 않고, 해외에서 들여옵니다.

삼바 역할은 무균 처리 과정을 거쳐 유리병에 넣어 포장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원액 만드는 핵심기술 확보는 아직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이르면 7월부터 생산하고, 총 수억 회분이라니까 우리 백신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앵커]

그러면 국내 접종 속도도 빨라집니까?

[기자]

그건 좀 지켜봐야 합니다.

일단 초도물량은 수입입니다.

스페인 수입 물량 5만 회분 정도, 이달 말일에 들어온다고 정부가 오늘(24일) 밝혔습니다.

다만 7월 이후 국내 생산 본격화하면 총 계약 물량 4천만 회분, 이걸 다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자, 그럼 조금 더 자세히 백신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이번 정상회담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모더나가 우리나라를 콕 집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실은 정상회담 전에, 국내 한 신문은 이게 ‘화이자다’ 라고 1면에 오보를 내기도 했어요.

오늘 이 ‘오보’ 죄송합니다, 사과문 실었는데, 처음엔 헷갈렸다는 거예요. 둘 중 어딘지.

그런데 화이자와 모더나의 생산 일정이 어떻게 다른지 한 번 살펴봤다면 헷갈릴 일이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화이자는 추가 생산기지가 필요 없고 모더나는 아주 간절하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앵커]

생산 능력의 차이라는 얘기인가요?

[기자]

네, 화이자는 이미 충분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2021년에 한 10억 회분 생산할 수 있다, 했는데, 올 초에 20억 회, 3월에 25억 회, 그리고 지금은 30억 회분 생산을 예상합니다.

생산량을 급속히 늘리는 건데, 화이자가 세계 1등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백신 공장이 미국과 유럽에 이미 5개가 있고, 이번에 바이오앤테크가 독일에 연 10억 회분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또 지었습니다.

자체 공장만으로 올해 30억, 내년엔 40억 회분….

모두 70억 회분 생산이 가능합니다.

외부 위탁생산 필요가 없죠.

[엥커]

모더나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기자]

네, 모더나는 삼바와 계약하기 전까지 올해는 최대 10억 회분 생산한다고 했거든요?

화이자랑 비교하면 별로 많이 못 늘린 거예요.

자체 공장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신생 벤처기업이어서, 생산은 외부 위탁에 의존합니다.

가장 큰 위탁 업체는 스위스 기업인 ‘론자’입니다.

원액 생산은 론자만 하고 이 원액으로 론자 공장 두 곳, 그리고 스페인과 프랑스에 있는 위탁 업체 두 곳에서 일종의 포장 공정만 담당합니다.

이런 식으로 남의 공장, 계약해서 돌리니까 당연히 단기간에 생산량을 확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아하, 자체 공장 보유한 화이자가 올해 생산량을 10억에서 30억 회분으로 늘리는 동안, 모더나는 공장이 없어서 그렇게 탄력적으로 늘리지 못했다?

[기자]

그런데 그 모더나도 내년엔 30억 회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올해의 3배 이상인데, 이건 추가로 다른 위탁 업체를 구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한국이 백신 생산 허브가 되고 싶었던 만큼이나 모더나도 믿을만한 파트너가 절실히 필요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게다가 장기적으론 한국에 원액을 생산할 자체 시설 만들 생각도 있다는 거니까, 이 부분도 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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