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과수화상병, 청정 마을까지 확산…충북 피해 몰려

입력 2021.05.26 (21:45) 수정 2021.05.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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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도 충주와 제천, 음성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한 달 새, 무려 농가 60여 곳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예년보다 일찍, 기존에는 피해가 없었던 마을에서도 발병이 확인됐습니다.

방제와 처분, 보상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 피해상과 과제를 이유진, 진희정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한 배나무 밭이 모두 흙으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15일, 과수화상병균이 확인돼 430여 그루를 모두 땅에 묻은 겁니다.

근처 주택가에 있는 사과나무 30여 그루도 마찬가집니다.

2019년, 음성군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확인된 뒤 3년 연속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열흘 이상 빨라졌고, 지난 2년 동안 피해가 없던 면 지역까지 감염이 확산했습니다.

두 곳 모두 음성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자치단체는 최근 기온이 올라 잠복균이 발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비바람이나 매개 곤충, 작업자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겁니다.

[전향화/음성군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 "과수화상병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니까 과수원을 잘 예찰하셔서 의심주가 있을 때는 바로 농업기술센터에 신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전국의 화상병 피해 농가 10곳 중 4곳이 몰린 충주에서도 감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충주 역시, 기존에는 피해가 없었던 지역까지 감염이 확산한 상탭니다.

[정윤필/충주시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팀장 : "농식품부 검역본부에서 역학 조사를 통해서, 신규 발생한 지역에 대해서는 어떤 경로로 병원균이 유입됐는지 정확하게 찾아볼 예정에 있습니다."]

자치단체마다 드론까지 활용한 대대적인 방제와 나무 주사, 농가 신고제 등으로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

하지만 예년보다 일찍, 청정 마을에서까지 발병이 잇따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피해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 [집중취재] 방제 난항·보상 갈등까지

올해, 충북에서는 예년보다 한 달 빨리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가 나왔습니다.

보통 잎이 무성해지는 이맘때부터, 이파리가 마치 불에 탄 것처럼 검게 말라 농가의 의심 신고가 시작되는데요.

올해는 방제 당국이 현장 예찰에서 궤양같은 의심 증세를 좀 더 빨리 확인했습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뒤 계속 늘었는데요.

특히 작년에 피해가 컸습니다.

축구장 550개 면적의 과수원이 사라졌는데요.

피해의 70%가 충북에 집중됐습니다.

과수화상병은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습니다.

발병하면, 나무를 모두 땅에 묻어야 합니다.

전파력도 강한데요.

발병지에는 3년 동안 화상병에 취약한 과수를 심지 못합니다.

그만큼 손실 보상금도 어마어마한데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424억 원이 지급됐습니다.

충북은 이 가운데 70%, 천억 원이 넘습니다.

그동안은 모두 국비로 지급했는데요.

앞으로는 발병 지역 자치단체가 20%를 분담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자치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가관리검역병인 만큼 지금처럼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 피해 보상은 물론 예방 사업, 대책 사업까지 해야 하는 데 지방 재정으론 부담이 크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실제 그동안 충북에 지급된 보상금은 한해 농정 예산과 맞먹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방제 명령을 시·도지사가 하는 만큼 손실 책임도 나눠야 한다, 가축전염병도 국비 지원에서 일부 분담으로 바뀐 것처럼, 식물방역법도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무협의회가 여러 차례 진행되고 있는데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제 당국은 지난해 같은 최악의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는데요.

올해는 그 효과를 검증하고, 화상병이 토착화했는지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윤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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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과수화상병, 청정 마을까지 확산…충북 피해 몰려
    • 입력 2021-05-26 21:45:04
    • 수정2021-05-26 22:05:23
    뉴스9(청주)
[앵커]

올해도 충주와 제천, 음성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한 달 새, 무려 농가 60여 곳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예년보다 일찍, 기존에는 피해가 없었던 마을에서도 발병이 확인됐습니다.

방제와 처분, 보상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 피해상과 과제를 이유진, 진희정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한 배나무 밭이 모두 흙으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15일, 과수화상병균이 확인돼 430여 그루를 모두 땅에 묻은 겁니다.

근처 주택가에 있는 사과나무 30여 그루도 마찬가집니다.

2019년, 음성군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확인된 뒤 3년 연속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열흘 이상 빨라졌고, 지난 2년 동안 피해가 없던 면 지역까지 감염이 확산했습니다.

두 곳 모두 음성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자치단체는 최근 기온이 올라 잠복균이 발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비바람이나 매개 곤충, 작업자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겁니다.

[전향화/음성군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 "과수화상병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니까 과수원을 잘 예찰하셔서 의심주가 있을 때는 바로 농업기술센터에 신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전국의 화상병 피해 농가 10곳 중 4곳이 몰린 충주에서도 감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충주 역시, 기존에는 피해가 없었던 지역까지 감염이 확산한 상탭니다.

[정윤필/충주시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팀장 : "농식품부 검역본부에서 역학 조사를 통해서, 신규 발생한 지역에 대해서는 어떤 경로로 병원균이 유입됐는지 정확하게 찾아볼 예정에 있습니다."]

자치단체마다 드론까지 활용한 대대적인 방제와 나무 주사, 농가 신고제 등으로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

하지만 예년보다 일찍, 청정 마을에서까지 발병이 잇따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피해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 [집중취재] 방제 난항·보상 갈등까지

올해, 충북에서는 예년보다 한 달 빨리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가 나왔습니다.

보통 잎이 무성해지는 이맘때부터, 이파리가 마치 불에 탄 것처럼 검게 말라 농가의 의심 신고가 시작되는데요.

올해는 방제 당국이 현장 예찰에서 궤양같은 의심 증세를 좀 더 빨리 확인했습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뒤 계속 늘었는데요.

특히 작년에 피해가 컸습니다.

축구장 550개 면적의 과수원이 사라졌는데요.

피해의 70%가 충북에 집중됐습니다.

과수화상병은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습니다.

발병하면, 나무를 모두 땅에 묻어야 합니다.

전파력도 강한데요.

발병지에는 3년 동안 화상병에 취약한 과수를 심지 못합니다.

그만큼 손실 보상금도 어마어마한데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424억 원이 지급됐습니다.

충북은 이 가운데 70%, 천억 원이 넘습니다.

그동안은 모두 국비로 지급했는데요.

앞으로는 발병 지역 자치단체가 20%를 분담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자치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가관리검역병인 만큼 지금처럼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 피해 보상은 물론 예방 사업, 대책 사업까지 해야 하는 데 지방 재정으론 부담이 크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실제 그동안 충북에 지급된 보상금은 한해 농정 예산과 맞먹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방제 명령을 시·도지사가 하는 만큼 손실 책임도 나눠야 한다, 가축전염병도 국비 지원에서 일부 분담으로 바뀐 것처럼, 식물방역법도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무협의회가 여러 차례 진행되고 있는데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제 당국은 지난해 같은 최악의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는데요.

올해는 그 효과를 검증하고, 화상병이 토착화했는지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윤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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