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선배가 후배 폭행…“피해자 트라우마 호소”
입력 2021.05.31 (19:14)
수정 2021.05.31 (19: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선배 선수가 후배들을 잇따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교의 부실조사 논란 속에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야구를 그만 둔 피해자도 나왔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고3 선수 A 군이 후배 B 군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후배들을 모아놓고 단체 기합을 주던 중, B 군의 자세가 불량하는 이유였습니다.
B 군은 폭행 사실을 즉시 코치와 감독에게 알렸지만, 묵살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맞아 죽어도 모르겠다'면서 방망이로 내리치는데, 우리 애가 그 방망이를 잡았어요. 잡으니깐 손과 발로 온몸을 때린거죠.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무시한 건... 지도자로서 그렇게 해선(안 되죠.)"]
이틀 뒤 가해자인 A 군이 또 다른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A 군의 폭행 정도가 심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았다며, 동계훈련 금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심지어 감독이 피해 학생에게 "그만한 일로 그러냐" "야구 그만두면 깡패할거냐"는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학교는 이 사실 역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학생한테) 외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학생이 그 당시에 괜찮다고 진술을 했을뿐더러, 보편적으로 봤을때 두 차례 폭행은 지속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감독도) 학생에게 절대 폭언한 적이 없다고…."]
가해 학생과 함께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학생은 결국 야구를 그만뒀습니다.
이어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대한야구협회가 직접 재조사에 나섰고 가해 학생 A 군에게 선수자격 정지를 내린 상황, 그러나 피해 학생은 그 어떤 피해지원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현정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선배 선수가 후배들을 잇따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교의 부실조사 논란 속에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야구를 그만 둔 피해자도 나왔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고3 선수 A 군이 후배 B 군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후배들을 모아놓고 단체 기합을 주던 중, B 군의 자세가 불량하는 이유였습니다.
B 군은 폭행 사실을 즉시 코치와 감독에게 알렸지만, 묵살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맞아 죽어도 모르겠다'면서 방망이로 내리치는데, 우리 애가 그 방망이를 잡았어요. 잡으니깐 손과 발로 온몸을 때린거죠.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무시한 건... 지도자로서 그렇게 해선(안 되죠.)"]
이틀 뒤 가해자인 A 군이 또 다른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A 군의 폭행 정도가 심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았다며, 동계훈련 금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심지어 감독이 피해 학생에게 "그만한 일로 그러냐" "야구 그만두면 깡패할거냐"는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학교는 이 사실 역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학생한테) 외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학생이 그 당시에 괜찮다고 진술을 했을뿐더러, 보편적으로 봤을때 두 차례 폭행은 지속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감독도) 학생에게 절대 폭언한 적이 없다고…."]
가해 학생과 함께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학생은 결국 야구를 그만뒀습니다.
이어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대한야구협회가 직접 재조사에 나섰고 가해 학생 A 군에게 선수자격 정지를 내린 상황, 그러나 피해 학생은 그 어떤 피해지원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야구부 선배가 후배 폭행…“피해자 트라우마 호소”
-
- 입력 2021-05-31 19:14:27
- 수정2021-05-31 19:49:02
[앵커]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선배 선수가 후배들을 잇따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교의 부실조사 논란 속에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야구를 그만 둔 피해자도 나왔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고3 선수 A 군이 후배 B 군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후배들을 모아놓고 단체 기합을 주던 중, B 군의 자세가 불량하는 이유였습니다.
B 군은 폭행 사실을 즉시 코치와 감독에게 알렸지만, 묵살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맞아 죽어도 모르겠다'면서 방망이로 내리치는데, 우리 애가 그 방망이를 잡았어요. 잡으니깐 손과 발로 온몸을 때린거죠.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무시한 건... 지도자로서 그렇게 해선(안 되죠.)"]
이틀 뒤 가해자인 A 군이 또 다른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A 군의 폭행 정도가 심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았다며, 동계훈련 금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심지어 감독이 피해 학생에게 "그만한 일로 그러냐" "야구 그만두면 깡패할거냐"는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학교는 이 사실 역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학생한테) 외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학생이 그 당시에 괜찮다고 진술을 했을뿐더러, 보편적으로 봤을때 두 차례 폭행은 지속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감독도) 학생에게 절대 폭언한 적이 없다고…."]
가해 학생과 함께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학생은 결국 야구를 그만뒀습니다.
이어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대한야구협회가 직접 재조사에 나섰고 가해 학생 A 군에게 선수자격 정지를 내린 상황, 그러나 피해 학생은 그 어떤 피해지원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현정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선배 선수가 후배들을 잇따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교의 부실조사 논란 속에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야구를 그만 둔 피해자도 나왔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고3 선수 A 군이 후배 B 군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후배들을 모아놓고 단체 기합을 주던 중, B 군의 자세가 불량하는 이유였습니다.
B 군은 폭행 사실을 즉시 코치와 감독에게 알렸지만, 묵살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맞아 죽어도 모르겠다'면서 방망이로 내리치는데, 우리 애가 그 방망이를 잡았어요. 잡으니깐 손과 발로 온몸을 때린거죠.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무시한 건... 지도자로서 그렇게 해선(안 되죠.)"]
이틀 뒤 가해자인 A 군이 또 다른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A 군의 폭행 정도가 심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았다며, 동계훈련 금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심지어 감독이 피해 학생에게 "그만한 일로 그러냐" "야구 그만두면 깡패할거냐"는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학교는 이 사실 역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학생한테) 외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학생이 그 당시에 괜찮다고 진술을 했을뿐더러, 보편적으로 봤을때 두 차례 폭행은 지속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감독도) 학생에게 절대 폭언한 적이 없다고…."]
가해 학생과 함께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학생은 결국 야구를 그만뒀습니다.
이어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대한야구협회가 직접 재조사에 나섰고 가해 학생 A 군에게 선수자격 정지를 내린 상황, 그러나 피해 학생은 그 어떤 피해지원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현정
-
-
박진영 기자 jyp@kbs.co.kr
박진영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