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올해 대프리카, 얼마나 더울까?

입력 2021.05.31 (19:18) 수정 2021.05.3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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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도로 위 안전고깔이 그대로 녹아 흘러내렸습니다.

이 사진은 도시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활활 타오르고 있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른바 '대프리카' 사진들입니다.

한국의 아프리카,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의 여름 모습을 재밌게 만든 건데요.

실제 '대프리카'는 이름값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간 일일 최고 온도가 33도가 넘는 평균 폭염일수, 국내 주요 도시 중 대구가 32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국 평균 14.9일에 비해 두 배 넘게 많죠.

'폭염 위험도 높은 특별, 광역시 10개 기초단체'에도 대구 지역 6곳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올해 여름을 또 얼마나 더울까, 벌써부터 걱정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올해 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더울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기상청이 3개월 기후 전망을 발표했죠.

대구, 경북 지역의 다음달 그리고 7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8월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50%나 됩니다.

특히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면서 고온 현상 등 극한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대구, 경북 지역의 폭염 일수는 11일이었는데, 올해 폭염 일수도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원인으로 라니냐 현상이 꼽히고 있습니다.

라니냐는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낮은 채로 장기간 유지되는 현상인데, 라니냐 현상이 이달 말 끝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지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오르면서 폭염이 찾아오는 겁니다.

실제 최악의 폭염을 보였던 2018년도 라니냐가 끝나는 해였습니다.

[김수인/대구기상청 기후서비스과 주무관 : "이번 여름은 후반으로 갈수록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8월은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겠으며, 열대야가 나타날 때가 있겠고 맑은 날씨를 보일 경우 낮동안 고온 현상이 나타나겠습니다."]

전세계 11개국 기후예측모델 역시 다음 달부터 오는 8월까지 모두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5% 정도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음 달에는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어서 초여름보다는 한여름에 고온 현상이 예상됩니다.

실제 한반도는 매년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30년과 과거 30년 평균 기온을 비교해봤더니, 국내 연평균 기온이 1.6도 올랐고요, 특히 대구가 2도나 상승해 6개 도시 중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여름철 기온 상승 폭도 눈에 띄는데요.

최근 10년동안 평년대비 평균 기온이 6월이 0.5도, 7월이 0.4도, 8월이 0.7도 올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도 빨라지고, 길어졌습니다.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긴 뒤 떨어지지 않는 '여름'의 시작일도 6월 11일에서 5월 31일로 열흘 넘게 앞당겨졌고요,

그러다보니 여름은 20일 늘어나, 이제 사계절 중 여름이 118일로 가장 길어졌습니다.

[김해동/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 "1년 중에 가장 더운, (상위 10%에 해당하는)36일 이내에 드는 더위 일수가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서 2030년정도 되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고, 금세기 말이되면 그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빠르게 상승하는 기온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위기의 신호라는 겁니다.

갈수록 폭염의 강도는 높아지고, 빈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폭염도 문제지만,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도 걱정입니다.

올여름에도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기압과 불안정한 대기의 영향으로 당장 다음 달부터 이른 폭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장마도 다음 달말쯤 시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대기가 정체될 경우 지난해처럼 긴 장마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이달 중순부터 65년 만에 이른 장마가 시작되기도 했죠.

[일본 시즈오카현 주민 : "기차가 다니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비가 갑자기 확 내렸어요."]

특히 밤시간 대 국지성 폭우가 늘면서 예측과 대비가 더 힘겨운 상황이라는데요.

일본의 이른 장마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큰 영향은 없지만, 초단기 폭우 등 이상기후 패턴은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해보입니다.

올여름 태풍은 평년 수준인 2~3개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 추세를 봤을 때 강한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도 큽니다.

2018년 여름, 기억 나시나요?

한 달 넘는 폭염에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열사병 등 폭염으로 48명이 목숨을 잃었죠.

2019년 여름은 태풍이 비상었습니다.

관측 이후 가장 많은 7개 태풍이 10월까지 북상해 극심한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 길고 긴 장마가 이어졌습니다.

중부지방의 장마, 역대 최장으로 54일간 이어졌는데요.

지난 3년 여름은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올여름을 앞두고 걱정부터 앞서는 이윱니다.

기상 예측이 늘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철저한 대비일 겁니다.

올여름엔 기상 재난 인명피해 '0명'을 조심스럽게 꿈꾸며, 무탈한 여름나기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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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맥] 올해 대프리카, 얼마나 더울까?
    • 입력 2021-05-31 19:18:29
    • 수정2021-05-31 19:40:16
    뉴스7(대구)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도로 위 안전고깔이 그대로 녹아 흘러내렸습니다.

이 사진은 도시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활활 타오르고 있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른바 '대프리카' 사진들입니다.

한국의 아프리카,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의 여름 모습을 재밌게 만든 건데요.

실제 '대프리카'는 이름값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간 일일 최고 온도가 33도가 넘는 평균 폭염일수, 국내 주요 도시 중 대구가 32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국 평균 14.9일에 비해 두 배 넘게 많죠.

'폭염 위험도 높은 특별, 광역시 10개 기초단체'에도 대구 지역 6곳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올해 여름을 또 얼마나 더울까, 벌써부터 걱정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올해 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더울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기상청이 3개월 기후 전망을 발표했죠.

대구, 경북 지역의 다음달 그리고 7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8월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50%나 됩니다.

특히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면서 고온 현상 등 극한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대구, 경북 지역의 폭염 일수는 11일이었는데, 올해 폭염 일수도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원인으로 라니냐 현상이 꼽히고 있습니다.

라니냐는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낮은 채로 장기간 유지되는 현상인데, 라니냐 현상이 이달 말 끝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지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오르면서 폭염이 찾아오는 겁니다.

실제 최악의 폭염을 보였던 2018년도 라니냐가 끝나는 해였습니다.

[김수인/대구기상청 기후서비스과 주무관 : "이번 여름은 후반으로 갈수록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8월은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겠으며, 열대야가 나타날 때가 있겠고 맑은 날씨를 보일 경우 낮동안 고온 현상이 나타나겠습니다."]

전세계 11개국 기후예측모델 역시 다음 달부터 오는 8월까지 모두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5% 정도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음 달에는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어서 초여름보다는 한여름에 고온 현상이 예상됩니다.

실제 한반도는 매년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30년과 과거 30년 평균 기온을 비교해봤더니, 국내 연평균 기온이 1.6도 올랐고요, 특히 대구가 2도나 상승해 6개 도시 중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여름철 기온 상승 폭도 눈에 띄는데요.

최근 10년동안 평년대비 평균 기온이 6월이 0.5도, 7월이 0.4도, 8월이 0.7도 올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도 빨라지고, 길어졌습니다.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긴 뒤 떨어지지 않는 '여름'의 시작일도 6월 11일에서 5월 31일로 열흘 넘게 앞당겨졌고요,

그러다보니 여름은 20일 늘어나, 이제 사계절 중 여름이 118일로 가장 길어졌습니다.

[김해동/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 "1년 중에 가장 더운, (상위 10%에 해당하는)36일 이내에 드는 더위 일수가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서 2030년정도 되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고, 금세기 말이되면 그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빠르게 상승하는 기온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위기의 신호라는 겁니다.

갈수록 폭염의 강도는 높아지고, 빈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폭염도 문제지만,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도 걱정입니다.

올여름에도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기압과 불안정한 대기의 영향으로 당장 다음 달부터 이른 폭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장마도 다음 달말쯤 시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대기가 정체될 경우 지난해처럼 긴 장마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이달 중순부터 65년 만에 이른 장마가 시작되기도 했죠.

[일본 시즈오카현 주민 : "기차가 다니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비가 갑자기 확 내렸어요."]

특히 밤시간 대 국지성 폭우가 늘면서 예측과 대비가 더 힘겨운 상황이라는데요.

일본의 이른 장마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큰 영향은 없지만, 초단기 폭우 등 이상기후 패턴은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해보입니다.

올여름 태풍은 평년 수준인 2~3개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 추세를 봤을 때 강한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도 큽니다.

2018년 여름, 기억 나시나요?

한 달 넘는 폭염에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열사병 등 폭염으로 48명이 목숨을 잃었죠.

2019년 여름은 태풍이 비상었습니다.

관측 이후 가장 많은 7개 태풍이 10월까지 북상해 극심한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 길고 긴 장마가 이어졌습니다.

중부지방의 장마, 역대 최장으로 54일간 이어졌는데요.

지난 3년 여름은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올여름을 앞두고 걱정부터 앞서는 이윱니다.

기상 예측이 늘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철저한 대비일 겁니다.

올여름엔 기상 재난 인명피해 '0명'을 조심스럽게 꿈꾸며, 무탈한 여름나기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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