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야구부 선배가 후배 폭행…“피해자 트라우마 호소”

입력 2021.05.31 (21:41) 수정 2021.05.3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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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선배 선수가 후배들을 잇따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교의 부실조사 논란 속에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야구를 그만 둔 피해자도 나왔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고3 선수 A 군이 후배 B 군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후배들을 모아놓고 단체 기합을 주던 중, B 군의 자세가 불량하는 이유였습니다.

B 군은 폭행 사실을 즉시 코치와 감독에게 알렸지만, 묵살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맞아 죽어도 모르겠다'면서 방망이로 내리치는데, 우리 애가 그 방망이를 잡았어요. 잡으니깐 손과 발로 온몸을 때린거죠.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무시한 건... 지도자로서 그렇게 해선(안 되죠.)"]

이틀 뒤 가해자인 A 군이 또 다른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A 군의 폭행 정도가 심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았다며, 동계훈련 금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심지어 감독이 피해 학생에게 "그만한 일로 그러냐" "야구 그만두면 깡패할거냐"는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학교는 이 사실 역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학생한테) 외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학생이 그 당시에 괜찮다고 진술을 했을뿐더러, 보편적으로 봤을때 두 차례 폭행은 지속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감독도) 학생에게 절대 폭언한 적이 없다고…."]

가해 학생과 함께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학생은 결국 야구를 그만뒀습니다.

이어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대한야구협회가 직접 재조사에 나섰고 가해 학생 A 군에게 선수자격 정지를 내린 상황, 그러나 피해 학생은 그 어떤 피해지원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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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① 야구부 선배가 후배 폭행…“피해자 트라우마 호소”
    • 입력 2021-05-31 21:41:19
    • 수정2021-05-31 21:56:37
    뉴스9(대구)
[앵커]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선배 선수가 후배들을 잇따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교의 부실조사 논란 속에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야구를 그만 둔 피해자도 나왔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고3 선수 A 군이 후배 B 군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후배들을 모아놓고 단체 기합을 주던 중, B 군의 자세가 불량하는 이유였습니다.

B 군은 폭행 사실을 즉시 코치와 감독에게 알렸지만, 묵살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맞아 죽어도 모르겠다'면서 방망이로 내리치는데, 우리 애가 그 방망이를 잡았어요. 잡으니깐 손과 발로 온몸을 때린거죠.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무시한 건... 지도자로서 그렇게 해선(안 되죠.)"]

이틀 뒤 가해자인 A 군이 또 다른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A 군의 폭행 정도가 심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았다며, 동계훈련 금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심지어 감독이 피해 학생에게 "그만한 일로 그러냐" "야구 그만두면 깡패할거냐"는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학교는 이 사실 역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 학생한테) 외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학생이 그 당시에 괜찮다고 진술을 했을뿐더러, 보편적으로 봤을때 두 차례 폭행은 지속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감독도) 학생에게 절대 폭언한 적이 없다고…."]

가해 학생과 함께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학생은 결국 야구를 그만뒀습니다.

이어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대한야구협회가 직접 재조사에 나섰고 가해 학생 A 군에게 선수자격 정지를 내린 상황, 그러나 피해 학생은 그 어떤 피해지원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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