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부지에도 ‘가짜 농부’ 수두룩?

입력 2021.06.07 (07:54) 수정 2021.06.0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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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지는 농업인만 사서 본인 스스로 경작해야 하는데요.

국토부가 2015년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발표를 앞둔 시점에, 사실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제주 사람이 아닌 외지인들이 예정지 주변 농경지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제2공항 예정지와 인접한 한 농지.

불법 건축물 옆에 폐기물이 쌓여 있고, 야자수가 띄엄띄엄 심겨있습니다.

이 농지는 공항 예정지 발표를 두 달 앞둔 2015년 9월에 거래된 땅입니다.

인근 주민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임차 농민 : "(본인(토지주)이 직접 농사를 안 지으시잖아요?) 그렇죠, 육지에 사는 사람들 다 그렇죠."]

취득 당시 땅 주인의 주소에 가보니 게스트하우스가 나옵니다.

주인은 살지 않았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주소만 빌려준 겁니다.

땅 주인과 함께 이렇게 주소를 옮겨 토지를 산 사람은 모두 5명.

축구장 7개 넓이인 17필지를 사들였는데, 1필지 빼고는 모두 농지입니다.

성산읍의 또 다른 농지.

역시 제2공항 발표 직전 제주에 주소를 둔 3명이 일대 농지와 임야 등 7만여㎡를 매입했습니다.

취득 당시 주소에 가보니 역시 숙박업소입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 : "(OOO씨는 제주에 계신가요?)m그분은 원래 여기 잘 안 계실걸요."]

땅 주인들이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섭니다.

모두 농업인으로 기재했지만, 취재 결과 엔지니어링업체 대표와 부동산매매업자 등이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지만, 그동안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채호진/성산읍농민회 사무국장 : "실태 조사갔을 때 거기는 무가 심겨 있습니다. 그러면 땅 주인이 무 농사짓는구나 이렇게 실태조사가 이뤄지는 거죠."]

제2공항 후보지가 발표된 2015년 성산읍 토지 거래 중 외지인 비율은 64%입니다.

농민 단체들은 가짜 농부의 위장 전입까지 고려하면 외지인 소유 농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전반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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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제2공항 부지에도 ‘가짜 농부’ 수두룩?
    • 입력 2021-06-07 07:54:29
    • 수정2021-06-07 07: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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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는 농업인만 사서 본인 스스로 경작해야 하는데요.

국토부가 2015년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발표를 앞둔 시점에, 사실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제주 사람이 아닌 외지인들이 예정지 주변 농경지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제2공항 예정지와 인접한 한 농지.

불법 건축물 옆에 폐기물이 쌓여 있고, 야자수가 띄엄띄엄 심겨있습니다.

이 농지는 공항 예정지 발표를 두 달 앞둔 2015년 9월에 거래된 땅입니다.

인근 주민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임차 농민 : "(본인(토지주)이 직접 농사를 안 지으시잖아요?) 그렇죠, 육지에 사는 사람들 다 그렇죠."]

취득 당시 땅 주인의 주소에 가보니 게스트하우스가 나옵니다.

주인은 살지 않았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주소만 빌려준 겁니다.

땅 주인과 함께 이렇게 주소를 옮겨 토지를 산 사람은 모두 5명.

축구장 7개 넓이인 17필지를 사들였는데, 1필지 빼고는 모두 농지입니다.

성산읍의 또 다른 농지.

역시 제2공항 발표 직전 제주에 주소를 둔 3명이 일대 농지와 임야 등 7만여㎡를 매입했습니다.

취득 당시 주소에 가보니 역시 숙박업소입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 : "(OOO씨는 제주에 계신가요?)m그분은 원래 여기 잘 안 계실걸요."]

땅 주인들이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섭니다.

모두 농업인으로 기재했지만, 취재 결과 엔지니어링업체 대표와 부동산매매업자 등이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지만, 그동안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채호진/성산읍농민회 사무국장 : "실태 조사갔을 때 거기는 무가 심겨 있습니다. 그러면 땅 주인이 무 농사짓는구나 이렇게 실태조사가 이뤄지는 거죠."]

제2공항 후보지가 발표된 2015년 성산읍 토지 거래 중 외지인 비율은 64%입니다.

농민 단체들은 가짜 농부의 위장 전입까지 고려하면 외지인 소유 농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전반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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