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담기구’ 설립 대대적 발표…“없던 일로”

입력 2021.06.07 (21:16) 수정 2021.06.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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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故 이 중사의 안타까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걸 막지 못한 군의 구조와 제도도 함께 짚어보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대통령이 나서서 기구 설치를 지시하고, 국방부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성범죄로 비난이 거셌을 때도 군은 대대적으로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지형철 기잡니다.

[리포트]

상관의 부하 여군에 대한 성폭력.

3년 전에도 이랬습니다.

[KBS 9시 뉴스/2018년 7월 3일 : "해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긴급체포됐습니다."]

[KBS 12시 뉴스/2018년 7월 9일 :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됐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군 내 성폭력 사건 처리와 피해자 지원을 맡는 성폭력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미군과 프랑스군이 모델이었습니다.

성폭력 조사와 지원 등을 한 기구에서 도맡고 피해자 법률 지원은 일반 국선변호사가 아닌 성폭력 전담 변호사가 맡습니다.

수사와 상담 자료도 공유합니다.

각 군 본부가 아니라 국방부 직속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지적된 부실한 피해자 보호와 수사 지연, 부대 내 은폐를 막자는 취지입니다.

당시 국방부 공무원들은 미국 시찰도 다녀왔습니다.

KBS가 입수한 출장 보고서, 미국과 유사한 조직을 만들어 국방부에서 사건처리 등 진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관련 훈령 개정과 향후 추진 일정까지 못 박았습니다.

하지만 유야무야됐습니다.

상당히 많은 조직 개편이 있어야 해 대신 해당과의 인원을 늘렸다는 게 국방부 설명.

하지만 독립 기구가 생기면 기존 수사 조직이나 지휘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진짜 이유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정민/변호사/前 군 검찰 : "(성범죄 처리를) 상급부대로 올려버리면 그 예하에 있는 사단장이나 전투비행단장들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어 준다는 얘기거든요. 그걸 아주 싫어하는 거예요. 지휘관들의 금기를 건드리는 거고, 또 하나는 그것이 법무관들의 금기를 건드리는 거예요."]

국방부는 오늘(7일)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 설치와 신고 특별 조치반 운영을 발표했습니다.

이번만큼은 민간의 참여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여론의 소나기를 피하고자 설익은 대책이라도 일단 발표 하는 건 아닌지, 또, 내놓은 대책이 실제로 효과를 낼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볼 일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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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죄 전담기구’ 설립 대대적 발표…“없던 일로”
    • 입력 2021-06-07 21:16:20
    • 수정2021-06-07 22:03:04
    뉴스 9
[앵커]

KBS는 故 이 중사의 안타까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걸 막지 못한 군의 구조와 제도도 함께 짚어보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대통령이 나서서 기구 설치를 지시하고, 국방부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성범죄로 비난이 거셌을 때도 군은 대대적으로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지형철 기잡니다.

[리포트]

상관의 부하 여군에 대한 성폭력.

3년 전에도 이랬습니다.

[KBS 9시 뉴스/2018년 7월 3일 : "해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긴급체포됐습니다."]

[KBS 12시 뉴스/2018년 7월 9일 :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됐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군 내 성폭력 사건 처리와 피해자 지원을 맡는 성폭력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미군과 프랑스군이 모델이었습니다.

성폭력 조사와 지원 등을 한 기구에서 도맡고 피해자 법률 지원은 일반 국선변호사가 아닌 성폭력 전담 변호사가 맡습니다.

수사와 상담 자료도 공유합니다.

각 군 본부가 아니라 국방부 직속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지적된 부실한 피해자 보호와 수사 지연, 부대 내 은폐를 막자는 취지입니다.

당시 국방부 공무원들은 미국 시찰도 다녀왔습니다.

KBS가 입수한 출장 보고서, 미국과 유사한 조직을 만들어 국방부에서 사건처리 등 진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관련 훈령 개정과 향후 추진 일정까지 못 박았습니다.

하지만 유야무야됐습니다.

상당히 많은 조직 개편이 있어야 해 대신 해당과의 인원을 늘렸다는 게 국방부 설명.

하지만 독립 기구가 생기면 기존 수사 조직이나 지휘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진짜 이유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정민/변호사/前 군 검찰 : "(성범죄 처리를) 상급부대로 올려버리면 그 예하에 있는 사단장이나 전투비행단장들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어 준다는 얘기거든요. 그걸 아주 싫어하는 거예요. 지휘관들의 금기를 건드리는 거고, 또 하나는 그것이 법무관들의 금기를 건드리는 거예요."]

국방부는 오늘(7일)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 설치와 신고 특별 조치반 운영을 발표했습니다.

이번만큼은 민간의 참여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여론의 소나기를 피하고자 설익은 대책이라도 일단 발표 하는 건 아닌지, 또, 내놓은 대책이 실제로 효과를 낼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볼 일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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