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반쪽 혁신’ 그친 LH 개편안

입력 2021.06.08 (07:55) 수정 2021.06.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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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해설위원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이 불거진 지 석 달여 만에 이른바 LH 혁신안이 발표됐습니다. 투기 재발을 막기 위해 내부 통제 장치를 만들고, 특히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다시 국토부로 이관하는 게 골자입니다. 또, 인력의 20%를 감축하고, 전관예우의 악습을 떨쳐내기 위해 취업 제한 임직원 수도 500명대까지 대폭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LH 혁신의 핵심으로 거론돼 온 조직개편안은 결론이 미뤄져 미흡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이른바 혁신안은 일단 LH 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LH의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투기와 비리가 만연할 수 있는 취약한 조직 구조에 그 비리를 눈감아주는 내부 풍토가 지속되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재산등록 대상을 모든 직원으로 확대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을 땅은 아예 취득을 금지한 것은 이러한 이유입니다. 어느 땅이 언제 개발될지 핵심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공공택지 입지 조사 업무를 국토부가 회수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집니다. 각종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조직 개편안이 당정 간 이견으로 이번 발표에서 빠졌습니다.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다짐했던 정부의 공언에 비춰볼 때 반쪽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을 처음 폭로했던 참여연대는 사업방식 등에 대한 구조적 개혁 방안이 빠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정부는 오는 8월까지 최종안을 확정한 뒤,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때까지는 공청회와 전문가 검토 등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부패 근절을 위해 조직의 개편도 중요하지만, LH 핵심 업무인 토지와 주택, 주거복지 부문을 어떻게 나눠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느냐가 쟁점입니다. 조직 개편과 별개로 당장은 정부가 2.4대책과 3기 신도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LH 개혁의 핵심은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본연의 위치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LH혁신안 #LH땅투기 #3기 신도시 #공공택지 입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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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반쪽 혁신’ 그친 LH 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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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6-08 09: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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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해설위원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이 불거진 지 석 달여 만에 이른바 LH 혁신안이 발표됐습니다. 투기 재발을 막기 위해 내부 통제 장치를 만들고, 특히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다시 국토부로 이관하는 게 골자입니다. 또, 인력의 20%를 감축하고, 전관예우의 악습을 떨쳐내기 위해 취업 제한 임직원 수도 500명대까지 대폭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LH 혁신의 핵심으로 거론돼 온 조직개편안은 결론이 미뤄져 미흡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이른바 혁신안은 일단 LH 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LH의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투기와 비리가 만연할 수 있는 취약한 조직 구조에 그 비리를 눈감아주는 내부 풍토가 지속되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재산등록 대상을 모든 직원으로 확대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을 땅은 아예 취득을 금지한 것은 이러한 이유입니다. 어느 땅이 언제 개발될지 핵심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공공택지 입지 조사 업무를 국토부가 회수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집니다. 각종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조직 개편안이 당정 간 이견으로 이번 발표에서 빠졌습니다.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다짐했던 정부의 공언에 비춰볼 때 반쪽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을 처음 폭로했던 참여연대는 사업방식 등에 대한 구조적 개혁 방안이 빠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정부는 오는 8월까지 최종안을 확정한 뒤,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때까지는 공청회와 전문가 검토 등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부패 근절을 위해 조직의 개편도 중요하지만, LH 핵심 업무인 토지와 주택, 주거복지 부문을 어떻게 나눠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느냐가 쟁점입니다. 조직 개편과 별개로 당장은 정부가 2.4대책과 3기 신도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LH 개혁의 핵심은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본연의 위치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LH혁신안 #LH땅투기 #3기 신도시 #공공택지 입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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