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아들 생일날 시장 갔던 엄마는…54번 버스의 비극

입력 2021.06.10 (18:02) 수정 2021.06.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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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5층짜리 건물이 거대한 흙먼지를 피우며 무너져 내립니다.

정류장에 멈춰 서던 버스를 통째로 덮칩니다.

버스 내부 수색 작업에서 사망자 9명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광주시 학동 54번 버스의 비극은 눈 깜짝할 순간에 벌어졌습니다.

버스 안에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일구던 우리네 이웃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곰탕집을 운영하던 60대 곽 씨는 어제가 큰아들 생일이었습니다.

장을 보고 집으로 오는 길, 두 정거장을 남기고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같은 버스에는 고교 2학년 김 군도 있었습니다.

2대 독자에 늦둥이였던 김 군은 현황판 속 9번째 사망자가 돼 끝내 부모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중상을 입은 8명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재개발 현장 철거작업자들이 5층 건물 옆 비슷한 높이로 쌓은 토산에 굴착기를 올려, 한 개층 씩 순차적으로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벌어졌습니다.

작업자들은 굴착기 작업 중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바로 옆을 달리던 54번 버스는 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철거 현장이 차량이 많이 오가는 도로와 붙어 있었지만 통행 제한 같은 별다른 대책은 없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재개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고개를 숙이고 사죄했습니다.

[정몽규/현대산업개발 회장 :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번과 꼭 닮은 사고가 2년 전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2019년 7월 4일 서울시 잠원동에서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이 철거 도중 무너졌습니다.

건물 외벽 약 30여 톤이 공사 구역 바깥쪽으로 쓰러지면서 차량 3대가 건물 잔해에 깔렸습니다.

1명 사망 3명 부상 당시 사망자는 곧 있을 결혼식 반지를 찾으러 가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경찰은 광주 사고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해 안전 수칙 준수와 과실 여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특히 공공 주도 재개발과 서울시 등 지자체 도시 정비 사업이 활발해지는 국면인 만큼 철거 현장의 위험 요인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숨진 9명의 합동 분향소는 광주시 동구청 앞마당에 마련돼, 조문객을 맞을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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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0 18:02:09
    • 수정2021-06-10 18:28:29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5층짜리 건물이 거대한 흙먼지를 피우며 무너져 내립니다.

정류장에 멈춰 서던 버스를 통째로 덮칩니다.

버스 내부 수색 작업에서 사망자 9명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광주시 학동 54번 버스의 비극은 눈 깜짝할 순간에 벌어졌습니다.

버스 안에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일구던 우리네 이웃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곰탕집을 운영하던 60대 곽 씨는 어제가 큰아들 생일이었습니다.

장을 보고 집으로 오는 길, 두 정거장을 남기고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같은 버스에는 고교 2학년 김 군도 있었습니다.

2대 독자에 늦둥이였던 김 군은 현황판 속 9번째 사망자가 돼 끝내 부모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중상을 입은 8명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재개발 현장 철거작업자들이 5층 건물 옆 비슷한 높이로 쌓은 토산에 굴착기를 올려, 한 개층 씩 순차적으로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벌어졌습니다.

작업자들은 굴착기 작업 중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바로 옆을 달리던 54번 버스는 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철거 현장이 차량이 많이 오가는 도로와 붙어 있었지만 통행 제한 같은 별다른 대책은 없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재개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고개를 숙이고 사죄했습니다.

[정몽규/현대산업개발 회장 :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번과 꼭 닮은 사고가 2년 전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2019년 7월 4일 서울시 잠원동에서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이 철거 도중 무너졌습니다.

건물 외벽 약 30여 톤이 공사 구역 바깥쪽으로 쓰러지면서 차량 3대가 건물 잔해에 깔렸습니다.

1명 사망 3명 부상 당시 사망자는 곧 있을 결혼식 반지를 찾으러 가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경찰은 광주 사고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해 안전 수칙 준수와 과실 여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특히 공공 주도 재개발과 서울시 등 지자체 도시 정비 사업이 활발해지는 국면인 만큼 철거 현장의 위험 요인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숨진 9명의 합동 분향소는 광주시 동구청 앞마당에 마련돼, 조문객을 맞을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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