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에 ‘진입 금지’ 쇠말뚝…국립공원 앞두고 어깃장?

입력 2021.06.16 (19:13) 수정 2021.06.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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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두대간의 끝자락, 금정산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서 한해 등산객 수백만 명이 찾는 명산인데요,

최근 수도권의 한 업체가 자신의 땅으로 들어오는 걸 막겠다며, 금정산에 쇠말뚝을 박겠다고 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3백만 명 가까운 등산객이 찾는 금정산.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 바로 남문 일대입니다.

그런데 이 주변 땅을 가진 수도권의 한 웨딩 업체가 자신의 땅으로 통하는 길을 갑자기 막기로 했습니다.

평소 수많은 등산객이 이용하는 길입니다.

업체 측은 이곳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과 쇠사슬 등을 설치하겠다고, 최근 담당 구청에 통보했습니다.

불법 채취와 산림 훼손을 막겠다는 겁니다.

업체가 구청에 통보한 계획에는 높이 1.5미터짜리 쇠말뚝을 박고, 말뚝 사이에 쇠사슬을 치겠다고 돼 있습니다.

곧 구조물을 설치하고, 다음 달 말부터는 이곳을 드나드는 등산객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도 놓았습니다.

등산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오성곤/등산객 : "매일 오죠, 매일.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데 길을 막으면 안 되죠."]

이 업체는 지난 2012년, 이곳에 꽃과 새를 주제로 한 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주민과 환경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했고, 결국, 사업은 무산됐습니다.

재산권 행사가 막히자, 등산객 출입을 막겠다는 어깃장을 놓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최근 부산시가 금정산 국립공원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속내가 따로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유진철/범시민금정산보존회 생태부회장 : "이걸 막으면 등산로가 전면 폐쇄가 되는 거죠. 국립 공원화가 추진되는 중이거든요. 이 시점에서 통제한다는 것을 던진 것을 보면 아마 땅값을 올리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해당 업체는 "아직 도로 폐쇄는 결정되지 않았고 협의 중인 단계"라면서, "20여 년간 세금만 내고 있어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립공원화를 앞두고 갑작스런 업체의 소유권 주장에, 시민 모두가 누려온 금정산이 가로막히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최유리

[앵커]

국립공원화가 추진 중인 금정산은 땅 대부분이 사실 사유지입니다.

하지만 소유주가 이번처럼 쇠말뚝을 박는 등 거칠게 재산권을 행사한 건 이례적인데요,

그 속내는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어서 오십시오.

우선 금정산 자체가 대부분 사유지다, 잘 모르셨던 분들도 계실텐데요,

배경 설명 먼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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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정산에 ‘진입 금지’ 쇠말뚝…국립공원 앞두고 어깃장?
    • 입력 2021-06-16 19:13:55
    • 수정2021-06-16 20:02:09
    뉴스7(부산)
[앵커]

백두대간의 끝자락, 금정산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서 한해 등산객 수백만 명이 찾는 명산인데요,

최근 수도권의 한 업체가 자신의 땅으로 들어오는 걸 막겠다며, 금정산에 쇠말뚝을 박겠다고 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3백만 명 가까운 등산객이 찾는 금정산.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 바로 남문 일대입니다.

그런데 이 주변 땅을 가진 수도권의 한 웨딩 업체가 자신의 땅으로 통하는 길을 갑자기 막기로 했습니다.

평소 수많은 등산객이 이용하는 길입니다.

업체 측은 이곳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과 쇠사슬 등을 설치하겠다고, 최근 담당 구청에 통보했습니다.

불법 채취와 산림 훼손을 막겠다는 겁니다.

업체가 구청에 통보한 계획에는 높이 1.5미터짜리 쇠말뚝을 박고, 말뚝 사이에 쇠사슬을 치겠다고 돼 있습니다.

곧 구조물을 설치하고, 다음 달 말부터는 이곳을 드나드는 등산객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도 놓았습니다.

등산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오성곤/등산객 : "매일 오죠, 매일.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데 길을 막으면 안 되죠."]

이 업체는 지난 2012년, 이곳에 꽃과 새를 주제로 한 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주민과 환경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했고, 결국, 사업은 무산됐습니다.

재산권 행사가 막히자, 등산객 출입을 막겠다는 어깃장을 놓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최근 부산시가 금정산 국립공원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속내가 따로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유진철/범시민금정산보존회 생태부회장 : "이걸 막으면 등산로가 전면 폐쇄가 되는 거죠. 국립 공원화가 추진되는 중이거든요. 이 시점에서 통제한다는 것을 던진 것을 보면 아마 땅값을 올리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해당 업체는 "아직 도로 폐쇄는 결정되지 않았고 협의 중인 단계"라면서, "20여 년간 세금만 내고 있어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립공원화를 앞두고 갑작스런 업체의 소유권 주장에, 시민 모두가 누려온 금정산이 가로막히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최유리

[앵커]

국립공원화가 추진 중인 금정산은 땅 대부분이 사실 사유지입니다.

하지만 소유주가 이번처럼 쇠말뚝을 박는 등 거칠게 재산권을 행사한 건 이례적인데요,

그 속내는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어서 오십시오.

우선 금정산 자체가 대부분 사유지다, 잘 모르셨던 분들도 계실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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