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푸틴 제네바 회동…갈등 봉합이냐 증폭이냐

입력 2021.06.16 (21:41) 수정 2021.06.17 (13: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났습니다.

미국이 서방세계 동맹을 바탕으로 여러 현안에서 러시아를 압박하는 모양새인데, 정상회담 결과가 국제사회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특파원 연결해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워싱턴 김기현 특파원, 정상회담 형식만 봐도 분위기가 냉랭한 거 같던데, 아무래도 논의될 의제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정상 간 만남으로는 비교적 길다고 할 수 있는 5시간 안팎의 회동을 예고하고 있는데, 통상적인 '우호'의 상징인 오찬이나 만찬 일정이 아예 없습니다.

미-러 정상은 대신 약 한 시간 전쯤 통역과 양국 외교장관만 참석한 소인수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배석자를 5명가량 더 늘려 확대 회담을 가진 후에는 바이든, 푸틴 두 정상이 따로 기자들을 만나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공동 성명이나 합동 회견은 예정에 없다는 게 백악관 설명입니다.

미국이 송유관 같은 기간 시설 사이버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고, 야권 인사 석방 같은 인권 문제 등 러시아 측이 민감하게 반응할 의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핵무기를 비롯한 추가 군축 문제는 물론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시리아 등 미-러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현안들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 상탭니다.

[앵커]

이번엔 러시아 모스크바로 갑니다.

김준호 특파원, 미국과의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라 푸틴 대통령에게도 이번 정상회담은 중요할텐데요?

[기자]

미-러 정상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략적 안정성과 지역 분쟁 문제, 지구 환경 보호 등 미국과의 공통 관심사가 있으며, 서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버 범죄자 상호 인도와 이미 수감돼 있는 죄수 교환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간 대화와 협력 메커니즘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가 갈등을 빚고 있는 핵심 주제들에 대해선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와 미국은 사이버 공격과 미 대선 개입, 우크라이나 내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를 놓고 대립해 왔고, 미국은 러시아에 제재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 대선 개입과 사이버 공격 의혹을 증거가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확대에 대해선 이번 회담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큰 성과보다는 상호 긴장을 조절하는 방안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러시아 측에서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거로 보이는데요.

김기현 특파원, 미국은 이번 회담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결과는 기대하지 않는다'는 게 백악관 설명입니다.

G7과 나토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과 서방세계가 요구하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러시아 측에 명확히 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견제를 대외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러시아와 '예측 가능한 관계'만 설정해도 앞으로 대 중국 공세에 집중할 발판이 마련된다는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림 반도 병합 이후 국제 사회에서 고립이 심화된 러시아의 경우, 이번 정상회담이 복귀 모색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북핵 문제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미-러 정상 간에 한반도 현안을 다룰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앵커]

김기현, 김준호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이진이 고응용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바이든-푸틴 제네바 회동…갈등 봉합이냐 증폭이냐
    • 입력 2021-06-16 21:41:18
    • 수정2021-06-17 13:09:57
    뉴스 9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났습니다.

미국이 서방세계 동맹을 바탕으로 여러 현안에서 러시아를 압박하는 모양새인데, 정상회담 결과가 국제사회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특파원 연결해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워싱턴 김기현 특파원, 정상회담 형식만 봐도 분위기가 냉랭한 거 같던데, 아무래도 논의될 의제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정상 간 만남으로는 비교적 길다고 할 수 있는 5시간 안팎의 회동을 예고하고 있는데, 통상적인 '우호'의 상징인 오찬이나 만찬 일정이 아예 없습니다.

미-러 정상은 대신 약 한 시간 전쯤 통역과 양국 외교장관만 참석한 소인수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배석자를 5명가량 더 늘려 확대 회담을 가진 후에는 바이든, 푸틴 두 정상이 따로 기자들을 만나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공동 성명이나 합동 회견은 예정에 없다는 게 백악관 설명입니다.

미국이 송유관 같은 기간 시설 사이버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고, 야권 인사 석방 같은 인권 문제 등 러시아 측이 민감하게 반응할 의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핵무기를 비롯한 추가 군축 문제는 물론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시리아 등 미-러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현안들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 상탭니다.

[앵커]

이번엔 러시아 모스크바로 갑니다.

김준호 특파원, 미국과의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라 푸틴 대통령에게도 이번 정상회담은 중요할텐데요?

[기자]

미-러 정상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략적 안정성과 지역 분쟁 문제, 지구 환경 보호 등 미국과의 공통 관심사가 있으며, 서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버 범죄자 상호 인도와 이미 수감돼 있는 죄수 교환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간 대화와 협력 메커니즘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가 갈등을 빚고 있는 핵심 주제들에 대해선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와 미국은 사이버 공격과 미 대선 개입, 우크라이나 내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를 놓고 대립해 왔고, 미국은 러시아에 제재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 대선 개입과 사이버 공격 의혹을 증거가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확대에 대해선 이번 회담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큰 성과보다는 상호 긴장을 조절하는 방안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러시아 측에서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거로 보이는데요.

김기현 특파원, 미국은 이번 회담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결과는 기대하지 않는다'는 게 백악관 설명입니다.

G7과 나토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과 서방세계가 요구하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러시아 측에 명확히 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견제를 대외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러시아와 '예측 가능한 관계'만 설정해도 앞으로 대 중국 공세에 집중할 발판이 마련된다는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림 반도 병합 이후 국제 사회에서 고립이 심화된 러시아의 경우, 이번 정상회담이 복귀 모색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북핵 문제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미-러 정상 간에 한반도 현안을 다룰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앵커]

김기현, 김준호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이진이 고응용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