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의 왕’ 베일, ‘11년 만의 실축’도 이겨내다

입력 2021.06.17 (16:02) 수정 2021.06.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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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와 터키의 '유로 2020' 조별리그 A조 2차전, 전반 42분 웨일스 주장 개러스 베일의 왼발이 빛났다. 베일의 절묘한 패스가 골문을 향해 침투하던 애런 램지를 향했고, 램지가 가슴으로 공을 받은 뒤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베일은 후반 15분에는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베일이 승부에 쐐기를 박을 차례, 하지만 슈팅은 어이없게 골대 위로 높게 솟구쳤다. 베일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고, 웨일스 팬들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에 따르면 베일의 페널티킥 실축은 지난 2010년 11월 이후 약 11년 만이었다. 베일은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찬 8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성공했다.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 골을 많이 터트린 '킥 마스터' 베일이 마치 프리킥을 차듯 힘이 들어간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찬 것처럼 보였다. 크게 뜬 슈팅은 과거 데이비드 베컴과 로베르토 바조의 실축을 연상시킬 정도였고, 럭비의 필드골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오직 베일만이 저렇게 뛸 수 있다!

하지만 베일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았다. 곧바로 백패스를 받은 골키퍼를 압박해 골킥에 발을 갖다 댔는데 아쉽게도 살짝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추가 시간 4분이 모두 지난 코너킥 상황에서는 터치 라인을 따라 돌파하며 로버츠의 쐐기 골을 도왔다. 베일은 도움 2개를 올리는 활약으로 웨일스의 첫 승(2대 0)을 이끌었고 1승 1무를 기록한 웨일스는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경기 최우수선수 역시 베일에게 돌아갔고 외신들은 베일이 역시 '웨일스의 왕'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뒤 베일은 유럽축구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실축은 분명 실망스러웠지만 그걸 이겨내는 게 자신의 캐릭터라며 포기하지 않고 두 개의 도움으로 만회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쐐기 골은 그야말로 금상첨화(icing on the cake)였다는 소감도 밝혔다. 웨일스의 로버트 페이지 감독도 오직 베일만이 실축 후에 저렇게 강한 마음가짐으로 뛸 수 있다며 주장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상 첫 유로 4강 올려놓은 '웨일스의 왕'

지나치게 골프에 빠졌다는 논란 속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부진했던 베일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 임대돼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다. 전반기에는 리그 1득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후반기에 10골을 넣으며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보여줬고, 무서운 상승세는 '유로 2020'까지 이어지고 있다.

베일은 5년 전 '유로 2016'에서도 6경기에서 3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축구 변방' 취급을 받던 웨일스를 사상 첫 4강까지 올려놓았다. 과거 웨일스를 대표하는 축구 영웅 라이언 긱스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었다. 베일은 역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을 포함해 두 번이나 결승 골을 기록하며 유독 큰 경기에 강한 모습도 보여줬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베일은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보여주듯 '웨일스의 캡틴'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베일이 이끄는 웨일스의 돌풍이 과연 이번에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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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일스의 왕’ 베일, ‘11년 만의 실축’도 이겨내다
    • 입력 2021-06-17 16:02:57
    • 수정2021-06-17 1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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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와 터키의 '유로 2020' 조별리그 A조 2차전, 전반 42분 웨일스 주장 개러스 베일의 왼발이 빛났다. 베일의 절묘한 패스가 골문을 향해 침투하던 애런 램지를 향했고, 램지가 가슴으로 공을 받은 뒤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베일은 후반 15분에는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베일이 승부에 쐐기를 박을 차례, 하지만 슈팅은 어이없게 골대 위로 높게 솟구쳤다. 베일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고, 웨일스 팬들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에 따르면 베일의 페널티킥 실축은 지난 2010년 11월 이후 약 11년 만이었다. 베일은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찬 8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성공했다.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 골을 많이 터트린 '킥 마스터' 베일이 마치 프리킥을 차듯 힘이 들어간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찬 것처럼 보였다. 크게 뜬 슈팅은 과거 데이비드 베컴과 로베르토 바조의 실축을 연상시킬 정도였고, 럭비의 필드골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오직 베일만이 저렇게 뛸 수 있다!

하지만 베일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았다. 곧바로 백패스를 받은 골키퍼를 압박해 골킥에 발을 갖다 댔는데 아쉽게도 살짝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추가 시간 4분이 모두 지난 코너킥 상황에서는 터치 라인을 따라 돌파하며 로버츠의 쐐기 골을 도왔다. 베일은 도움 2개를 올리는 활약으로 웨일스의 첫 승(2대 0)을 이끌었고 1승 1무를 기록한 웨일스는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경기 최우수선수 역시 베일에게 돌아갔고 외신들은 베일이 역시 '웨일스의 왕'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뒤 베일은 유럽축구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실축은 분명 실망스러웠지만 그걸 이겨내는 게 자신의 캐릭터라며 포기하지 않고 두 개의 도움으로 만회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쐐기 골은 그야말로 금상첨화(icing on the cake)였다는 소감도 밝혔다. 웨일스의 로버트 페이지 감독도 오직 베일만이 실축 후에 저렇게 강한 마음가짐으로 뛸 수 있다며 주장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상 첫 유로 4강 올려놓은 '웨일스의 왕'

지나치게 골프에 빠졌다는 논란 속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부진했던 베일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 임대돼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다. 전반기에는 리그 1득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후반기에 10골을 넣으며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보여줬고, 무서운 상승세는 '유로 2020'까지 이어지고 있다.

베일은 5년 전 '유로 2016'에서도 6경기에서 3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축구 변방' 취급을 받던 웨일스를 사상 첫 4강까지 올려놓았다. 과거 웨일스를 대표하는 축구 영웅 라이언 긱스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었다. 베일은 역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을 포함해 두 번이나 결승 골을 기록하며 유독 큰 경기에 강한 모습도 보여줬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베일은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보여주듯 '웨일스의 캡틴'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베일이 이끄는 웨일스의 돌풍이 과연 이번에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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