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사건에 앙심 품고 학대감금 살인”…부실수사 여부 감찰

입력 2021.06.17 (19:12) 수정 2021.06.1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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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마포의 오피스텔에서 20살 남성 2명이 동갑내기 남성을 감금하고 학대해 결국 숨지게 한 사건이 최근 있었죠.

알고 보니, 피해자가 자신들을 경찰에 고소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이런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세 사람은 지난 1일 이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때부터 피해자는 제대로 걷지 못해 부축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들은 피해자를 화장실에 가둬두고, 굶긴 채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12일 만에 피해자는 몸무게 34kg, 영양실조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OO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수의 입히고 보니까 생각보다 많이 말랐네 하고 입관하고. 진짜 조용했어요. 내가 좀 마음이 아플 정도로 그랬으니까."]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지난 3월 말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지난해 11월 폭행 흔적을 발견해 동거인 2명을 고소했는데, 이들이 여기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피의자들은 지난 3월 대구로 내려가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온 뒤 두 달 넘게 감금하고, 음식도 거의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폭행을 당해 다쳤다는 고소 사건이 접수돼 있었지만, 경찰 수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4월 17일, 이들에게 대질신문을 해야 한다며 전화로 출석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지금 서울에 없다'면서 거부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그렇게 말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3일에는 피해자가 담당 형사에게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문자도 보냈습니다.

역시 본인이 원해서 보낸 게 아니었습니다.

결국 고소 사건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적절히 처리했는지 수사 감찰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2차례나 가출신고를 접수했던 대구 달성경찰서의 처리 과정도 살펴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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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사건에 앙심 품고 학대감금 살인”…부실수사 여부 감찰
    • 입력 2021-06-17 19:12:35
    • 수정2021-06-17 19: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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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마포의 오피스텔에서 20살 남성 2명이 동갑내기 남성을 감금하고 학대해 결국 숨지게 한 사건이 최근 있었죠.

알고 보니, 피해자가 자신들을 경찰에 고소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이런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세 사람은 지난 1일 이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때부터 피해자는 제대로 걷지 못해 부축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들은 피해자를 화장실에 가둬두고, 굶긴 채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12일 만에 피해자는 몸무게 34kg, 영양실조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OO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수의 입히고 보니까 생각보다 많이 말랐네 하고 입관하고. 진짜 조용했어요. 내가 좀 마음이 아플 정도로 그랬으니까."]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지난 3월 말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지난해 11월 폭행 흔적을 발견해 동거인 2명을 고소했는데, 이들이 여기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피의자들은 지난 3월 대구로 내려가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온 뒤 두 달 넘게 감금하고, 음식도 거의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폭행을 당해 다쳤다는 고소 사건이 접수돼 있었지만, 경찰 수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4월 17일, 이들에게 대질신문을 해야 한다며 전화로 출석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지금 서울에 없다'면서 거부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그렇게 말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3일에는 피해자가 담당 형사에게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문자도 보냈습니다.

역시 본인이 원해서 보낸 게 아니었습니다.

결국 고소 사건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적절히 처리했는지 수사 감찰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2차례나 가출신고를 접수했던 대구 달성경찰서의 처리 과정도 살펴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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