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대선 끝난 페루, 열흘 넘게 승자는 미궁

입력 2021.06.18 (10:54) 수정 2021.06.18 (11: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남미 페루에서 대선 투표가 끝난지 열흘이 넘도록 승자가 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은 정반대의 배경을 가진 두 후보가 팽팽히 맞서며 관심이 쏠렸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페루 대선의 결선 투표가 있었던 지난 6일, 수도 리마의 밤은 잠들지 못했습니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양측 후보 지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건데요.

두 후보가 매우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선거 결과 발표가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좌파 후보 페드로 카스티요가 50.1%로 가까스로 과반을 넘긴 반면, 중간 개표까지 앞서던 우파 후보 케이코 후지모리도 49.8%를 얻었습니다.

두 후보 간 표 차는 0.3 % 포인트, 표 수로는 약 5만 표에 불과한데요.

후지모리 후보 측은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케이코 후지모리/대통령 후보 : "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선거재판소에 전국 800여 개 투표소의 결과 무효화를 요청했습니다."]

이번 대선은 정반대의 이력을 가진 두 후보자의 팽팽한 대결이었습니다.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카스티요 후보는, 국가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수도권을 제외한 낙후 지역의 지지를 얻으며 정치 신예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마팔다 사베드라/카스티요 후보 지지자 : "우리는 만연한 부패에 혐오를 느낍니다. 페드로 카스티요는 이미 대통령이며, 페루 국민의 의지입니다."]

반면 후지모리 후보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아버지 재임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정계에 진출한 유력 정치인입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부패 등의 혐의로 복역하다 사면된 탓에 부패한 독재자의 딸로도 불리지만, 정·재계 엘리트층의 지지가 두텁습니다.

[루이스 라저스/후지모리 후보 지지자 : "그들이 민주주의를 훔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 한 표까지 검토해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스티요 후보는 개표 결과에 따라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좌파 인사들도 미리 축하인사를 전했는데요.

[페드로 카스티요/대통령 후보 : "페루 국민과 남미 대통령들 한 분 한 분께 남미의 열정을 담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우파 후지모리 후보는 이번 선거결과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요.

현재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있어, 대선에서 패하면 면책 특권을 잃게 돼 감옥에 가야 할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페루 검찰도 법원에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을 요청한 상탭니다.

[케이코 후지모리/대통령 후보 : "저는 이러한 자의적이고 근거 없는 요청에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후지모리 측이 제기한 선거 부정 의혹으로 공식 당선자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예상대로 카스티요의 승리가 확정돼도 의회 내 세력이 약해, 약속한 개혁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분간 페루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대선 끝난 페루, 열흘 넘게 승자는 미궁
    • 입력 2021-06-18 10:54:39
    • 수정2021-06-18 11:03:38
    지구촌뉴스
[앵커]

남미 페루에서 대선 투표가 끝난지 열흘이 넘도록 승자가 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은 정반대의 배경을 가진 두 후보가 팽팽히 맞서며 관심이 쏠렸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페루 대선의 결선 투표가 있었던 지난 6일, 수도 리마의 밤은 잠들지 못했습니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양측 후보 지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건데요.

두 후보가 매우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선거 결과 발표가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좌파 후보 페드로 카스티요가 50.1%로 가까스로 과반을 넘긴 반면, 중간 개표까지 앞서던 우파 후보 케이코 후지모리도 49.8%를 얻었습니다.

두 후보 간 표 차는 0.3 % 포인트, 표 수로는 약 5만 표에 불과한데요.

후지모리 후보 측은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케이코 후지모리/대통령 후보 : "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선거재판소에 전국 800여 개 투표소의 결과 무효화를 요청했습니다."]

이번 대선은 정반대의 이력을 가진 두 후보자의 팽팽한 대결이었습니다.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카스티요 후보는, 국가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수도권을 제외한 낙후 지역의 지지를 얻으며 정치 신예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마팔다 사베드라/카스티요 후보 지지자 : "우리는 만연한 부패에 혐오를 느낍니다. 페드로 카스티요는 이미 대통령이며, 페루 국민의 의지입니다."]

반면 후지모리 후보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아버지 재임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정계에 진출한 유력 정치인입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부패 등의 혐의로 복역하다 사면된 탓에 부패한 독재자의 딸로도 불리지만, 정·재계 엘리트층의 지지가 두텁습니다.

[루이스 라저스/후지모리 후보 지지자 : "그들이 민주주의를 훔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 한 표까지 검토해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스티요 후보는 개표 결과에 따라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좌파 인사들도 미리 축하인사를 전했는데요.

[페드로 카스티요/대통령 후보 : "페루 국민과 남미 대통령들 한 분 한 분께 남미의 열정을 담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우파 후지모리 후보는 이번 선거결과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요.

현재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있어, 대선에서 패하면 면책 특권을 잃게 돼 감옥에 가야 할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페루 검찰도 법원에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을 요청한 상탭니다.

[케이코 후지모리/대통령 후보 : "저는 이러한 자의적이고 근거 없는 요청에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후지모리 측이 제기한 선거 부정 의혹으로 공식 당선자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예상대로 카스티요의 승리가 확정돼도 의회 내 세력이 약해, 약속한 개혁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분간 페루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