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원 지원하는데 “버스 기사 화장실 없어 전전긍긍”

입력 2021.06.22 (19:08) 수정 2021.06.2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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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버스 준공영제 도입 후 지금까지 3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재정지원금이 투입됐는데요.

정작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버스 기사는 생리 현상을 해결할 화장실도 변변찮아 매일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루에 20대 넘는 운행버스가 도착하는 버스 종점입니다.

두 시간 가까이 운전을 마치고 다음 운행 전까지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휴게실은커녕 가까운 화장실 찾기에 급급합니다.

[버스 운전기사/음성변조 : "급한데 볼일을 볼 수 없을 때가 제일 난감하죠. 풀숲에 가려고 해도 지나는 사람이 있거나 하면 볼일을 볼 수 없으니까."]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 있지만 관리 없이 방치되다 현재는 문까지 잠겼습니다.

[버스 운전기사/음성변조 : "전국적으로 이런 데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진짜 저 (간이) 화장실 보면요. 기절초풍할 겁니다. 들어갈수도 없고. 냄새나서."]

도내 노선버스 회차지는 모두 49곳.

이 가운데 공영차고지는 1곳밖에 없어 대부분은 인근 공공시설이나 상가 화장실을 눈치 보며 빌려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버스 노동자들이 버스 기점과 종점 전수 실태 조사와 함께 화장실과 휴게실 설치를 제주도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휴식과 생리현상 해결을 보장받지 못한 채 버스를 운행하면 사고 위험이 커져 결국, 승객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합니다.

[안용권/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제주지부장 : "버스 노동자들이 아무리 운송 사업자에게 항의해도 돌아오는 답은 제주도의 지원이 없으면 차고지 땅도 매입할 수 없고 제대로 된 휴게실과 화장실을 마련할 수 없다는 답뿐이다."]

제주도는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제택/제주도 대중교통과장 : "(휴게실과 화장실이)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도민 모니터링을 통해서 전수조사해 처우개선 할 수 있도록 조치해나가겠습니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 후 버스 회사에 쏟아부은 예산만 4년간 3천2백억 원.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외면한 채 도민 혈세로 사업주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을 피하려면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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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억 원 지원하는데 “버스 기사 화장실 없어 전전긍긍”
    • 입력 2021-06-22 19:08:01
    • 수정2021-06-22 19:49:03
    뉴스7(제주)
[앵커]

4년 전 버스 준공영제 도입 후 지금까지 3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재정지원금이 투입됐는데요.

정작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버스 기사는 생리 현상을 해결할 화장실도 변변찮아 매일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루에 20대 넘는 운행버스가 도착하는 버스 종점입니다.

두 시간 가까이 운전을 마치고 다음 운행 전까지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휴게실은커녕 가까운 화장실 찾기에 급급합니다.

[버스 운전기사/음성변조 : "급한데 볼일을 볼 수 없을 때가 제일 난감하죠. 풀숲에 가려고 해도 지나는 사람이 있거나 하면 볼일을 볼 수 없으니까."]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 있지만 관리 없이 방치되다 현재는 문까지 잠겼습니다.

[버스 운전기사/음성변조 : "전국적으로 이런 데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진짜 저 (간이) 화장실 보면요. 기절초풍할 겁니다. 들어갈수도 없고. 냄새나서."]

도내 노선버스 회차지는 모두 49곳.

이 가운데 공영차고지는 1곳밖에 없어 대부분은 인근 공공시설이나 상가 화장실을 눈치 보며 빌려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버스 노동자들이 버스 기점과 종점 전수 실태 조사와 함께 화장실과 휴게실 설치를 제주도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휴식과 생리현상 해결을 보장받지 못한 채 버스를 운행하면 사고 위험이 커져 결국, 승객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합니다.

[안용권/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제주지부장 : "버스 노동자들이 아무리 운송 사업자에게 항의해도 돌아오는 답은 제주도의 지원이 없으면 차고지 땅도 매입할 수 없고 제대로 된 휴게실과 화장실을 마련할 수 없다는 답뿐이다."]

제주도는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제택/제주도 대중교통과장 : "(휴게실과 화장실이)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도민 모니터링을 통해서 전수조사해 처우개선 할 수 있도록 조치해나가겠습니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 후 버스 회사에 쏟아부은 예산만 4년간 3천2백억 원.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외면한 채 도민 혈세로 사업주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을 피하려면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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