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정비 제주형 계획 먼저”…‘차별화’ 필요

입력 2021.06.24 (21:47) 수정 2021.06.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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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하천 정비 사업의 실태를 짚어 보는 기획뉴스, 마지막 순서입니다.

하천 정비의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과도하고 획일적인 정비로 하천의 원형이 훼손되고, 막대한 혈세만 투입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최소한의 정비만으로도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건지, 신익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발원해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한천.

하천 곳곳에 깊은 소와 기암괴석이 자리하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고 생태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한천 오라지구는 지난해 6월 하천 정비 공사가 시작돼 최근 마무리됐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하천의 양쪽 벽에는 거대한 석축이 쌓였고 바닥은 어느 정도 정비가 됐는데요.

원래 한천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훼손되는 하천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환경단체들은 지금과 같은 획일적 토목공사 방식보다는, 제주도가 침수피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해 제방을 쌓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수남/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 "하천을 망가뜨리는 공사가 아니라 토지를 매입해서 하천의 범위를 넓혀주고 인명 피해라든가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토지 매입이 사실상 어렵고, 예산도 더 많이 소요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하천 정비를 하더라도, 제주의 지형적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정비 방식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제주도의 특성을 가미한 하천 정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설계도 보면 전국이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고 있죠."]

하천 정비 기본계획 준비 단계에서부터 환경과 지질 등 각계 전문가 등이 참여해, 체계적인 계획 수립이 이뤄져야 합니다.

[고병련/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제주만이 갖고 있는 자연 친화적 하천이 어떤거냐 하는 것에 대해서 연구하고 조사하고, 그래서 그걸 설계에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주도의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많은 양의 빗물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만큼 도심에 저류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생태공원을 만들거나 도로의 투수율을 높이는 등의 종합적인 침수 피해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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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천정비 제주형 계획 먼저”…‘차별화’ 필요
    • 입력 2021-06-24 21:47:39
    • 수정2021-06-24 21:56:41
    뉴스9(제주)
[앵커]

제주 하천 정비 사업의 실태를 짚어 보는 기획뉴스, 마지막 순서입니다.

하천 정비의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과도하고 획일적인 정비로 하천의 원형이 훼손되고, 막대한 혈세만 투입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최소한의 정비만으로도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건지, 신익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발원해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한천.

하천 곳곳에 깊은 소와 기암괴석이 자리하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고 생태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한천 오라지구는 지난해 6월 하천 정비 공사가 시작돼 최근 마무리됐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하천의 양쪽 벽에는 거대한 석축이 쌓였고 바닥은 어느 정도 정비가 됐는데요.

원래 한천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훼손되는 하천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환경단체들은 지금과 같은 획일적 토목공사 방식보다는, 제주도가 침수피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해 제방을 쌓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수남/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 "하천을 망가뜨리는 공사가 아니라 토지를 매입해서 하천의 범위를 넓혀주고 인명 피해라든가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토지 매입이 사실상 어렵고, 예산도 더 많이 소요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하천 정비를 하더라도, 제주의 지형적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정비 방식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제주도의 특성을 가미한 하천 정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설계도 보면 전국이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고 있죠."]

하천 정비 기본계획 준비 단계에서부터 환경과 지질 등 각계 전문가 등이 참여해, 체계적인 계획 수립이 이뤄져야 합니다.

[고병련/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제주만이 갖고 있는 자연 친화적 하천이 어떤거냐 하는 것에 대해서 연구하고 조사하고, 그래서 그걸 설계에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주도의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많은 양의 빗물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만큼 도심에 저류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생태공원을 만들거나 도로의 투수율을 높이는 등의 종합적인 침수 피해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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