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성 기사에 여론 조작까지…언론사 수억 대에 거래

입력 2021.06.29 (06:51) 수정 2021.06.2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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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메뉴에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기사가 노출되는 인터넷 언론사를 검색 제휴 언론사라고 하는데요.

최대 포털인 네이버를 기준으로 650개 정도가 있습니다.

이 검색 제휴 언론사들이 포털 검색 결과에 노출된다는 일종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기사를 이용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장사가 되다보니, 검색 제휴사들은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얹혀져 거래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뉴스 검색 제휴사 기사들은 하루에도 수만 건이 쏟아집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광고성 기사들입니다.

특정 병원과 의사의 이름, 사진까지 큼지막하게 싣거나, '소액결제 깡'의 폐해를 다룬 듯한 기사에는 업자 연락처가 버젓이 적혀있습니다.

간판도 없이 운영되는 한 검색 제휴 언론사.

기사를 의뢰해봤습니다.

[A 검색 제휴 언론사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소액결제 기사 같은 경우에 부가세 별도로 해서 두 장(2백만 원)까지 맞춰드리면 돼요, 그러면?"]

기자 신분임을 밝히자 당황하면서도 업계 실상을 털어놓습니다.

광고 기사의 작성자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 기자'라는 겁니다.

'유령 기자' 이름으로 홍보 대행사가 기사를 쓰면 광고 매출을 나눠 먹는 구좁니다.

[A 검색 제휴 언론사 대표/음성변조 : "(홍보 대행사가) 저희 사이트에 들어와서 (광고 기사를) 올리고 내리고 다 하는 거죠. 그 부분(기사)은 우리가 일일이 다 보진 않죠."]

지난해 한 재벌 회장의 사면 찬성 여론이 높다는 기사를 냈던 검색 제휴 언론삽니다.

기업 직원처럼 접근해 기업에 유리한 조사 결과를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B 검색 제휴 언론사 관계자/음성변조 : "사장님이나 부사장님 인터뷰를 몇 번을 해야 돼요. 저희가 그거(기사)를 수십 개 언론사에 뿌려야 돼요. (고객사) 직원들이 그거를 퍼 나르고 일시적으로 (데이터 양이) 굉장히 커져서 의뢰를 주신 고객사에 굉장히 유리하게 할 수가 있는 거죠."]

데이터를 조작하고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주저함도 없이 5천만 원을 부릅니다.

[검색 제휴 언론사 관계자/음성변조 : "우선은 한 5천만 원 정도요, 다 합해서.얘기가 달라질 수는 있는데."]

검색 제휴는 그 자체로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검색 제휴 언론사 컨설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네이버의 선물'이라고 얘기를 해요. 탑에 한 번 걸리면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들어오니까. 그게 다 돈이잖아요."]

[검색 제휴 언론사 구매 희망자/음성변조 : "기업체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 영업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검색 제휴 언론사를 구입)하는 거죠. 평균 한 달 매출 3천~4천만 원입니다. 그럼 1년에 5억 원."]

KBS 탐사보도부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검색제휴 언론사의 법인 등기를 전수 조사해 눈에 띄는 인물들을 포착했습니다.

전직 경제지 기자 출신의 한 모씨와 그의 부인, 그리고 한 씨의 여동생입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포털 검색 제휴 언론사들의 대표이사 등으로 이름이 등장하는데, 매년 한 두곳씩 늘어나 많을 때는 모두 11곳이었고 현재는 4곳만 남았습니다.

나머지 제휴사 7곳은 어디로 갔을까?

[한 씨 언론사 인수자 A씨/음성변조 : "계약금은 언제 주고 잔금은 언제 준다는 게 계약서에 다 나오잖아요. 그 분(한 씨)에게 다 (인수 대금) 납입을 했어요."]

[한 씨 언론사 매각 관계자 B씨/음성변조 : "(사장님께서 한00 사장님의 지분을 제3자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하셨던 것 같은데요.) 네, 그렇죠. 그 정도까지만 답변을 하겠습니다."]

장외 주식 거래 등으로 언론사를 사고 파는데 검색 제휴가 되면 수억 원의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가격이 훌쩍 치솟습니다.

[검색 제휴사 컨설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종합지의 경우 6억 원이 최하 금액이에요. 출입처가 있으면 가격은 엄청나게 높아져요. 전문지는 3억에 내놨어요. 단가가 좀 더 낮아요."]

한 씨 일가는 아직 검색 제휴를 맺지 못한 인터넷 언론사도 24곳이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씨는 해외 출국 등을 이유로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한 씨 여동생은 잘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씨 여동생/음성변조 : "9여러 언론사를 운영하셨던 것 같아서 관련 내용을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거든요.) 저는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한 씨처럼 법인을 설립하지 않은 개인 소유 언론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검색 제휴 언론사 거래는 더 많을 걸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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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9 06:51:37
    • 수정2021-06-29 06: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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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메뉴에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기사가 노출되는 인터넷 언론사를 검색 제휴 언론사라고 하는데요.

최대 포털인 네이버를 기준으로 650개 정도가 있습니다.

이 검색 제휴 언론사들이 포털 검색 결과에 노출된다는 일종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기사를 이용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장사가 되다보니, 검색 제휴사들은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얹혀져 거래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뉴스 검색 제휴사 기사들은 하루에도 수만 건이 쏟아집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광고성 기사들입니다.

특정 병원과 의사의 이름, 사진까지 큼지막하게 싣거나, '소액결제 깡'의 폐해를 다룬 듯한 기사에는 업자 연락처가 버젓이 적혀있습니다.

간판도 없이 운영되는 한 검색 제휴 언론사.

기사를 의뢰해봤습니다.

[A 검색 제휴 언론사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소액결제 기사 같은 경우에 부가세 별도로 해서 두 장(2백만 원)까지 맞춰드리면 돼요, 그러면?"]

기자 신분임을 밝히자 당황하면서도 업계 실상을 털어놓습니다.

광고 기사의 작성자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 기자'라는 겁니다.

'유령 기자' 이름으로 홍보 대행사가 기사를 쓰면 광고 매출을 나눠 먹는 구좁니다.

[A 검색 제휴 언론사 대표/음성변조 : "(홍보 대행사가) 저희 사이트에 들어와서 (광고 기사를) 올리고 내리고 다 하는 거죠. 그 부분(기사)은 우리가 일일이 다 보진 않죠."]

지난해 한 재벌 회장의 사면 찬성 여론이 높다는 기사를 냈던 검색 제휴 언론삽니다.

기업 직원처럼 접근해 기업에 유리한 조사 결과를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B 검색 제휴 언론사 관계자/음성변조 : "사장님이나 부사장님 인터뷰를 몇 번을 해야 돼요. 저희가 그거(기사)를 수십 개 언론사에 뿌려야 돼요. (고객사) 직원들이 그거를 퍼 나르고 일시적으로 (데이터 양이) 굉장히 커져서 의뢰를 주신 고객사에 굉장히 유리하게 할 수가 있는 거죠."]

데이터를 조작하고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주저함도 없이 5천만 원을 부릅니다.

[검색 제휴 언론사 관계자/음성변조 : "우선은 한 5천만 원 정도요, 다 합해서.얘기가 달라질 수는 있는데."]

검색 제휴는 그 자체로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검색 제휴 언론사 컨설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네이버의 선물'이라고 얘기를 해요. 탑에 한 번 걸리면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들어오니까. 그게 다 돈이잖아요."]

[검색 제휴 언론사 구매 희망자/음성변조 : "기업체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 영업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검색 제휴 언론사를 구입)하는 거죠. 평균 한 달 매출 3천~4천만 원입니다. 그럼 1년에 5억 원."]

KBS 탐사보도부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검색제휴 언론사의 법인 등기를 전수 조사해 눈에 띄는 인물들을 포착했습니다.

전직 경제지 기자 출신의 한 모씨와 그의 부인, 그리고 한 씨의 여동생입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포털 검색 제휴 언론사들의 대표이사 등으로 이름이 등장하는데, 매년 한 두곳씩 늘어나 많을 때는 모두 11곳이었고 현재는 4곳만 남았습니다.

나머지 제휴사 7곳은 어디로 갔을까?

[한 씨 언론사 인수자 A씨/음성변조 : "계약금은 언제 주고 잔금은 언제 준다는 게 계약서에 다 나오잖아요. 그 분(한 씨)에게 다 (인수 대금) 납입을 했어요."]

[한 씨 언론사 매각 관계자 B씨/음성변조 : "(사장님께서 한00 사장님의 지분을 제3자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하셨던 것 같은데요.) 네, 그렇죠. 그 정도까지만 답변을 하겠습니다."]

장외 주식 거래 등으로 언론사를 사고 파는데 검색 제휴가 되면 수억 원의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가격이 훌쩍 치솟습니다.

[검색 제휴사 컨설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종합지의 경우 6억 원이 최하 금액이에요. 출입처가 있으면 가격은 엄청나게 높아져요. 전문지는 3억에 내놨어요. 단가가 좀 더 낮아요."]

한 씨 일가는 아직 검색 제휴를 맺지 못한 인터넷 언론사도 24곳이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씨는 해외 출국 등을 이유로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한 씨 여동생은 잘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씨 여동생/음성변조 : "9여러 언론사를 운영하셨던 것 같아서 관련 내용을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거든요.) 저는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한 씨처럼 법인을 설립하지 않은 개인 소유 언론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검색 제휴 언론사 거래는 더 많을 걸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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