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보고 누락’ 책임 전가 급급한 공군경찰

입력 2021.06.29 (19:20) 수정 2021.06.2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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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중사 사망 사건을 공군이 국방부로 보고할 때 성추행 내용을 빠뜨린 혐의로 공군본부 경찰단장이 입건됐는데요.

허위보고를 둘러싸고 공군 간부들 사이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를 상세히 보고받은 장관이 왜 바로 수사 지시를 안 내렸는지도 의문입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에서 단장과 책임자급 1명, 실무자 2명이 회의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단장이 사건이 국방부에 올라가면 언론에 잘 노출되니 성추행 내용을 빼라고 지시했다, 단장을 제외한 3명은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단장은 실무자가 확인된 사실 위주로 보고하자며 성추행 부분은 빼자고 해 이를 승인했을 뿐이라고 상반된 진술을 내놨습니다.

회의에 참여했던 책임자급 간부는 다음 날 단장이 통화에서 성추행 내용을 빼라고 지시한 게 녹음됐다며, 휴대전화 포렌식에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위 보고에 대한 이 같은 책임 떠넘기기 상황은 지난 12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됐습니다.

그런데 서 장관은 100페이지 분량의 상세 보고서까지 읽고도 수사 대신 추가 확인을 지시했습니다.

[김정민/변호사/군 법무관 출신 : "상관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서 상관의 의사 결정이 정확하게 떨어져서 원활한 군사행정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거짓 보고 처벌) 조항을 넣은 거거든요. (보고 문서를 만드는) 기안자가 제대로 문서를 만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건데 방해한 거다. 그렇게 보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적용할 수가 있거든요."]

약 열흘이 지나 수사심의위의 권고가 나온 뒤에야 경찰단장은 입건됐고, 관련자들은 그때까지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통화를 녹음했다는 간부는 단장이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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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추행 보고 누락’ 책임 전가 급급한 공군경찰
    • 입력 2021-06-29 19:20:35
    • 수정2021-06-29 19: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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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중사 사망 사건을 공군이 국방부로 보고할 때 성추행 내용을 빠뜨린 혐의로 공군본부 경찰단장이 입건됐는데요.

허위보고를 둘러싸고 공군 간부들 사이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를 상세히 보고받은 장관이 왜 바로 수사 지시를 안 내렸는지도 의문입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에서 단장과 책임자급 1명, 실무자 2명이 회의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단장이 사건이 국방부에 올라가면 언론에 잘 노출되니 성추행 내용을 빼라고 지시했다, 단장을 제외한 3명은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단장은 실무자가 확인된 사실 위주로 보고하자며 성추행 부분은 빼자고 해 이를 승인했을 뿐이라고 상반된 진술을 내놨습니다.

회의에 참여했던 책임자급 간부는 다음 날 단장이 통화에서 성추행 내용을 빼라고 지시한 게 녹음됐다며, 휴대전화 포렌식에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위 보고에 대한 이 같은 책임 떠넘기기 상황은 지난 12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됐습니다.

그런데 서 장관은 100페이지 분량의 상세 보고서까지 읽고도 수사 대신 추가 확인을 지시했습니다.

[김정민/변호사/군 법무관 출신 : "상관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서 상관의 의사 결정이 정확하게 떨어져서 원활한 군사행정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거짓 보고 처벌) 조항을 넣은 거거든요. (보고 문서를 만드는) 기안자가 제대로 문서를 만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건데 방해한 거다. 그렇게 보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적용할 수가 있거든요."]

약 열흘이 지나 수사심의위의 권고가 나온 뒤에야 경찰단장은 입건됐고, 관련자들은 그때까지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통화를 녹음했다는 간부는 단장이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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