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의 한 풀린다…여순사건 특별법, 국회 통과

입력 2021.06.29 (21:24) 수정 2021.06.29 (22: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인적 드문 산자락의 '형제묘'.

여순사건 때 여기서 희생된 민간인 125명을 위로하며 유족들이 붙인 이름입니다.

1948년 10월 당시 여수에 주둔하던 군인들이 제주 4·3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거부했고, 군경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여수와 순천 등의 무고한 시민들이 무차별 희생됐습니다.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2001년부터 8차례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다 마침내 오늘(29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법안 통과의 의미와 과제를 김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여순사건으로 형제를 잃은 89살의 김운택 씨.

김 씨의 형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끌려간 뒤 내란범으로 몰려 군사재판에서 20년형을 선고받았고 6·25전쟁이 발발하자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학살됐습니다.

김 씨는 지난 24일 재심 재판에서 형을 대신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억울한 죽음의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운택/여순사건 희생자 유족 : "재심 신청을 하면서 제일 괴로운 일이 뭐냐하면 형제간이 없는 사람이 많고, (내란범 가족으로 몰려) 결혼 안 한 사람도 많고…"]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여순사건 발생 73년 만에 특별법의 국회 통과로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가 설치됩니다.

또 여순사건으로 후유장애가 남은 피해자나 수형자 등 희생자들에게 의료·생활 지원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묘역 조성 등 각종 위령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도 특별법에 포함돼 있습니다.

[소병철/더불어민주당 의원/특별법 대표발의 : "긴 세월 견뎌오신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무고한 민간인 피해자들도 피해를 당했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지난 세월이었습니다."]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는 특별법 통과를 일제히 환영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후속 절차도 차질없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김선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73년의 한 풀린다…여순사건 특별법, 국회 통과
    • 입력 2021-06-29 21:24:05
    • 수정2021-06-29 22:07:22
    뉴스 9
[앵커]

​인적 드문 산자락의 '형제묘'.

여순사건 때 여기서 희생된 민간인 125명을 위로하며 유족들이 붙인 이름입니다.

1948년 10월 당시 여수에 주둔하던 군인들이 제주 4·3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거부했고, 군경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여수와 순천 등의 무고한 시민들이 무차별 희생됐습니다.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2001년부터 8차례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다 마침내 오늘(29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법안 통과의 의미와 과제를 김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여순사건으로 형제를 잃은 89살의 김운택 씨.

김 씨의 형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끌려간 뒤 내란범으로 몰려 군사재판에서 20년형을 선고받았고 6·25전쟁이 발발하자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학살됐습니다.

김 씨는 지난 24일 재심 재판에서 형을 대신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억울한 죽음의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운택/여순사건 희생자 유족 : "재심 신청을 하면서 제일 괴로운 일이 뭐냐하면 형제간이 없는 사람이 많고, (내란범 가족으로 몰려) 결혼 안 한 사람도 많고…"]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여순사건 발생 73년 만에 특별법의 국회 통과로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가 설치됩니다.

또 여순사건으로 후유장애가 남은 피해자나 수형자 등 희생자들에게 의료·생활 지원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묘역 조성 등 각종 위령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도 특별법에 포함돼 있습니다.

[소병철/더불어민주당 의원/특별법 대표발의 : "긴 세월 견뎌오신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무고한 민간인 피해자들도 피해를 당했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지난 세월이었습니다."]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는 특별법 통과를 일제히 환영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후속 절차도 차질없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김선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