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걱정돼 신고했는데…“열쇠 없다” 버티자 그냥 보낸 경찰

입력 2021.06.30 (12:39) 수정 2021.06.30 (12: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 시민이 만취상태로 오토바이를 타려던 운전자를 신고했는데, 출동한 경찰은 이 운전자가 열쇠가 없다고 계속 버티자 운전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뒤 돌아갔습니다.

경찰이 돌아가자, 이 만취 운전자는 곧바로 오토바이를 몰고 갔는데 알고 보니 면허도 취소된 상태였습니다.

이수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종필 씨는 지난 19일 새벽,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누군가 오토바이 시동을 30분 동안 껐다, 켰다를 반복한 겁니다.

음주운전을 할 수도 있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고종필/음주운전 신고자 : "이분이 탄 상태에서 시동을 걸었다 껐다 하는데 앞으로 머리가 계속 숙여지는 거예요. (타고 있는 상황에서?) 네네"]

경찰이 측정한 이 남성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넘는 0.2% 이상이었습니다.

심지어 음주운전으로 면허도 취소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사실을 확인한 뒤에도, 오토바이 열쇠를 못 주겠다는 운전자의 말을 듣고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당황스러운 건 그 다음이었다고 합니다.

[고종필/음주운전 신고자 : "(경찰이) 순찰차에 타자마자 그거 보고 이분이 다시 키 꼽고 시동 걸더니 이쪽으로 내려가시더라고요, 운전하고."]

고 씨는 경찰이 잘못 조치를 했다는 생각에 민원을 냈고, 이후 지구대에서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신고자-경찰 지구대 통화/음성변조 : "(출동 경찰관들이) 그 사람이 키 주는 걸 극구 부인을 해가지고. '(오토바이를) 끌고 가라 하고 왔다. 순찰차에 태워주려고 하니까 순찰차에 안 탄다'고 그러더라. (신고자가) 한 발짝만 물러주시고 용서해 주시면은…."]

해당 지구대는 음주운전 중에 적발한 게 아니었고,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몸을 뒤져 오토바이 열쇠를 찾을 순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지구대가 소속된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런 경우엔 경찰이 오토바이 열쇠를 확보할 수 있다며 다른 답변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CCTV를 확보해 실제 음주운전을 했는지부터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남은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음주운전 걱정돼 신고했는데…“열쇠 없다” 버티자 그냥 보낸 경찰
    • 입력 2021-06-30 12:39:16
    • 수정2021-06-30 12:44:28
    뉴스 12
[앵커]

한 시민이 만취상태로 오토바이를 타려던 운전자를 신고했는데, 출동한 경찰은 이 운전자가 열쇠가 없다고 계속 버티자 운전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뒤 돌아갔습니다.

경찰이 돌아가자, 이 만취 운전자는 곧바로 오토바이를 몰고 갔는데 알고 보니 면허도 취소된 상태였습니다.

이수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종필 씨는 지난 19일 새벽,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누군가 오토바이 시동을 30분 동안 껐다, 켰다를 반복한 겁니다.

음주운전을 할 수도 있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고종필/음주운전 신고자 : "이분이 탄 상태에서 시동을 걸었다 껐다 하는데 앞으로 머리가 계속 숙여지는 거예요. (타고 있는 상황에서?) 네네"]

경찰이 측정한 이 남성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넘는 0.2% 이상이었습니다.

심지어 음주운전으로 면허도 취소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사실을 확인한 뒤에도, 오토바이 열쇠를 못 주겠다는 운전자의 말을 듣고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당황스러운 건 그 다음이었다고 합니다.

[고종필/음주운전 신고자 : "(경찰이) 순찰차에 타자마자 그거 보고 이분이 다시 키 꼽고 시동 걸더니 이쪽으로 내려가시더라고요, 운전하고."]

고 씨는 경찰이 잘못 조치를 했다는 생각에 민원을 냈고, 이후 지구대에서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신고자-경찰 지구대 통화/음성변조 : "(출동 경찰관들이) 그 사람이 키 주는 걸 극구 부인을 해가지고. '(오토바이를) 끌고 가라 하고 왔다. 순찰차에 태워주려고 하니까 순찰차에 안 탄다'고 그러더라. (신고자가) 한 발짝만 물러주시고 용서해 주시면은…."]

해당 지구대는 음주운전 중에 적발한 게 아니었고,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몸을 뒤져 오토바이 열쇠를 찾을 순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지구대가 소속된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런 경우엔 경찰이 오토바이 열쇠를 확보할 수 있다며 다른 답변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CCTV를 확보해 실제 음주운전을 했는지부터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남은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