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원 만든다더니…저수지 물고기 집단 폐사시켜

입력 2021.07.06 (21:54) 수정 2021.07.06 (22: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대전시 대덕구가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며 저수지의 물을 빼다가 물고기를 집단 폐사시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빼서 그렇다는데, 생태공원 만들려다 생태계를 망가뜨렸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가운데를 빼고는 바닥이 훤히 드러난 한 소형 저수지.

많은 물고기가 긴 띠를 이루며 죽어 있습니다.

붕어와 잉어, 강준치 등 어림잡아 천 마리가 넘습니다.

대전 대덕구가 생태공원 조성 과정에 저수지 둘레에 나무 데크를 설치한다며 양수기로 물을 지나치게 퍼내 물고기가 집단폐사한 겁니다.

[인근 주민 : "수천 마리 정도가 다 드러누워 있더라고요.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한다고 쓰여 있더라고요. 진짜 이건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지난 주말 산소가 부족해진 물고기들이 먼저 죽기 시작했고, 가장자리의 조개류까지 무더기로 죽었습니다.

밤사이 내린 비로 물이 조금 차긴 했지만 이미 죽은 어패류들은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덕구는 공사를 맡은 업체가 수위를 잘못 조절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전 대덕구 관계자/음성변조 : "농업용수 배수하던 수준 정도까지만 고려됐고 환경까지는 저희가 조금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고 봐야죠."]

응급 조치로 웅덩이를 파보지만 복구는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임도훈/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 : "아기 두꺼비들이 산란하면서 다수가 이동하는 장면도 저희가 포착했는데 사실 이런 방식으로 훼손되면 야생동물 서식에서는 가장 치명적인 상황(입니다)."]

대덕구는 다음 달 초 공사를 끝낸 뒤 치어를 방류하겠다고 밝혔지만, 생태공원을 짓는다면서 오히려 생태계를 망가뜨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홍성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생태공원 만든다더니…저수지 물고기 집단 폐사시켜
    • 입력 2021-07-06 21:54:51
    • 수정2021-07-06 22:02:19
    뉴스 9
[앵커]

대전시 대덕구가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며 저수지의 물을 빼다가 물고기를 집단 폐사시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빼서 그렇다는데, 생태공원 만들려다 생태계를 망가뜨렸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가운데를 빼고는 바닥이 훤히 드러난 한 소형 저수지.

많은 물고기가 긴 띠를 이루며 죽어 있습니다.

붕어와 잉어, 강준치 등 어림잡아 천 마리가 넘습니다.

대전 대덕구가 생태공원 조성 과정에 저수지 둘레에 나무 데크를 설치한다며 양수기로 물을 지나치게 퍼내 물고기가 집단폐사한 겁니다.

[인근 주민 : "수천 마리 정도가 다 드러누워 있더라고요.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한다고 쓰여 있더라고요. 진짜 이건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지난 주말 산소가 부족해진 물고기들이 먼저 죽기 시작했고, 가장자리의 조개류까지 무더기로 죽었습니다.

밤사이 내린 비로 물이 조금 차긴 했지만 이미 죽은 어패류들은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덕구는 공사를 맡은 업체가 수위를 잘못 조절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전 대덕구 관계자/음성변조 : "농업용수 배수하던 수준 정도까지만 고려됐고 환경까지는 저희가 조금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고 봐야죠."]

응급 조치로 웅덩이를 파보지만 복구는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임도훈/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 : "아기 두꺼비들이 산란하면서 다수가 이동하는 장면도 저희가 포착했는데 사실 이런 방식으로 훼손되면 야생동물 서식에서는 가장 치명적인 상황(입니다)."]

대덕구는 다음 달 초 공사를 끝낸 뒤 치어를 방류하겠다고 밝혔지만, 생태공원을 짓는다면서 오히려 생태계를 망가뜨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홍성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