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 서울로…“전형적 서울 중심주의”

[앵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소장할 '이건희 기증관'을 놓고, 전국 자치단체 40여 곳이 유치 경쟁을 벌였는데요,

결국, 서울 몫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객관적 평가 체계를 도입해 '이건희 기증관'을 공모하자 했던 부산시는 허탈함을 감추질 못했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2만 3천여 점을 소장할 별도의 기증관, 그 건립 후보지는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 등 서울 2곳뿐이었습니다.

국가 균형 발전과 문화 분권 차원에서 결정하자던 전국 자치단체의 요구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인구가 많은 서울에 이건희 기증관을 두고, 다른 지역에는 일정 기간 순회 전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건립 부지를) 처음에는 전국 다 열어놓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문화적 향유, 이 가치를 가장 가운데 놓았습니다. 보다 많은 국민이 향유할 수 있고…."]

부산시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서울 중심주의가 낳은, 지역을 무시한 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박형준/부산시장 : "수많은 자치단체가, 국민들이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회나 공청회 한 번 거치지 않고 이런 결정을 해버리는 것은 정말 서울만 보이고, 지방을 안중에 두지 않은 무리하고 오만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부산에서는 지난 5월, 부산시가 북항 오페라하우스 옆에 '이건희 기증관' 유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해운대구와 동구까지 가세해 유치전을 벌여왔습니다.

40여 곳이 넘는 전국 자치단체의 열띤 구애에도 서울 차지가 된 이건희 기증관.

전체 국립 문화시설 69곳 가운데 33곳,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영상편집:박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