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최악의 폭염에 사망자 속출
입력 2021.07.10 (22:11)
수정 2021.07.1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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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 북반구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서북미 지역엔 최근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는데, 이 기록적인 더위로 캐나다에서만 7백 명 넘게 숨지고 미 서부지역에서도 온열 질환으로 2백 명 가까운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중동과 유럽, 러시아는 물론 겨울로 접어든 뉴질랜드에서도 때아닌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구촌의 폭염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 북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지난달 28일 기온이 섭씨 46.7도를 기록했습니다.
평년 같으면 20도 초반일 기온이 사흘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민들은 모든 활동을 멈췄습니다.
[브리 오스윌/포틀랜드 시민 : "It's like a lockdown but we are not going to solve it by putting on a mask or getting the vaccine it's just sort of perpetual. It's scary.“]
뜨거운 햇볕에 전선까지 녹아 내리면서 곳곳에 정전이 잇따라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현지시간 8일까지 오리건주에서만 116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고 수 백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제니퍼 바인/멀노마 카운티 보건관 : "That's a total for a typical entire summer for Portland. realizing it was going to be a life threatening heat event."]
양식장 조개들이 입을 벌린채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서 조개들이 강한 햇볕에 모두 익어버린 겁니다.
시애틀에서는 갈매기들이 더위에 지쳐 폐사하거나 아스팔트에 화상을 입고 쓰러지는 사례도 생겼습니다.
[니키 로젠하겐/수의사 : "I've never encountered anything like this. And of course, this is unprecedented heat, right. And so this is not a situation that we've had to face before."]
워싱턴 주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790여 명, 이 가운데 21%는 입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현지 시간 8일까지 사망자는 78 명에 이릅니다.
[스티브 미첼/하버뷰 메디컬 센터의사 "We were seeing extremely large numbers to the point where we actually had to declare a regional disaster."]
가장 피해가 집중된 곳은 캐나다 서부지역입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치솟기 시작한 기온은 30일 정점에 올라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49.6도가 관측됐습니다.
1937년 45도를 기록한 이후 8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었습니다.
이 기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만 719명이 더위로 숨졌습니다.
당시 캐나다 전체 103개 지역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습니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 주에선 햇볕에 내 놓은 젤리가 한 시간 만에 녹아 액체 형태로 변할 정도였습니다.
이 여성은 어린 아들을 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설치된 곳을 찾아 온종일 다녀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밤새도록 젖은 수건으로 아이의 체온을 낮춰야 했습니다.
[시드니 그레이/캐나다 앨버타 주 주민 : "There's only so much I can do to keep him cool because we don't have central air, we don't have AC and we currently don't have any fans."]
지난달 27일 미 항공 우주국 나사가 공개한 북미 지역 기온 사진입니다.
캐나다 서부지역과 미국 워싱턴 오리건 주 일대가 짙은 붉은색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염 사태의 원인이 열돔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약 9킬로미터 상공에서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는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에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머무르면서 덥고 건조한 공기가 사발 모양으로 정체되는 현상입니다.
[조안나 와그스태프/기상학자 : "A heat dome is essentially a huge high pressure ridge, we get sinking air around a high pressure and that basically acts like a cap locking in and cooking the air below. "This is something nobody has seen before, how strong this heat dome is."]
열돔 현상이 여름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 없었던 지역에 집중돼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미 국립 기상청은 주말부터 다음 주 초 사이 이 열돔이 세력을 확장할 것이라며 미국 서부 내륙 지역 곳곳에 폭염 경보를 내렸습니다.
매년 여름 폭염으로 악명이 높은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지역의 경우 이기간 최고 기온이 섭씨 54도 안팎으로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이상 고온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지난달 23일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올라 시민들은 1901년 이후 120년 만에 가장 더운 6월을 보냈습니다.
[소피아/모스크바 시민 : "It’s more or less okay outside but it’s insufferable to be at home without an air conditioner. My dog is going crazy, I am going crazy! We are waiting for the rain."]
북유럽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에선 지난주 1914년 이후 가장 높은 34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지중해의 그리스에선 지난 1일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랐고, 이라크에선 지난 1일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기면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그날 하루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현재 온난화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번 같은 극단적 폭염이 5~10년 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지구촌 북반구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서북미 지역엔 최근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는데, 이 기록적인 더위로 캐나다에서만 7백 명 넘게 숨지고 미 서부지역에서도 온열 질환으로 2백 명 가까운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중동과 유럽, 러시아는 물론 겨울로 접어든 뉴질랜드에서도 때아닌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구촌의 폭염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 북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지난달 28일 기온이 섭씨 46.7도를 기록했습니다.
평년 같으면 20도 초반일 기온이 사흘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민들은 모든 활동을 멈췄습니다.
[브리 오스윌/포틀랜드 시민 : "It's like a lockdown but we are not going to solve it by putting on a mask or getting the vaccine it's just sort of perpetual. It's scary.“]
뜨거운 햇볕에 전선까지 녹아 내리면서 곳곳에 정전이 잇따라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현지시간 8일까지 오리건주에서만 116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고 수 백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제니퍼 바인/멀노마 카운티 보건관 : "That's a total for a typical entire summer for Portland. realizing it was going to be a life threatening heat event."]
양식장 조개들이 입을 벌린채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서 조개들이 강한 햇볕에 모두 익어버린 겁니다.
시애틀에서는 갈매기들이 더위에 지쳐 폐사하거나 아스팔트에 화상을 입고 쓰러지는 사례도 생겼습니다.
[니키 로젠하겐/수의사 : "I've never encountered anything like this. And of course, this is unprecedented heat, right. And so this is not a situation that we've had to face before."]
워싱턴 주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790여 명, 이 가운데 21%는 입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현지 시간 8일까지 사망자는 78 명에 이릅니다.
[스티브 미첼/하버뷰 메디컬 센터의사 "We were seeing extremely large numbers to the point where we actually had to declare a regional disaster."]
가장 피해가 집중된 곳은 캐나다 서부지역입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치솟기 시작한 기온은 30일 정점에 올라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49.6도가 관측됐습니다.
1937년 45도를 기록한 이후 8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었습니다.
이 기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만 719명이 더위로 숨졌습니다.
당시 캐나다 전체 103개 지역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습니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 주에선 햇볕에 내 놓은 젤리가 한 시간 만에 녹아 액체 형태로 변할 정도였습니다.
이 여성은 어린 아들을 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설치된 곳을 찾아 온종일 다녀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밤새도록 젖은 수건으로 아이의 체온을 낮춰야 했습니다.
[시드니 그레이/캐나다 앨버타 주 주민 : "There's only so much I can do to keep him cool because we don't have central air, we don't have AC and we currently don't have any fans."]
지난달 27일 미 항공 우주국 나사가 공개한 북미 지역 기온 사진입니다.
캐나다 서부지역과 미국 워싱턴 오리건 주 일대가 짙은 붉은색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염 사태의 원인이 열돔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약 9킬로미터 상공에서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는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에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머무르면서 덥고 건조한 공기가 사발 모양으로 정체되는 현상입니다.
[조안나 와그스태프/기상학자 : "A heat dome is essentially a huge high pressure ridge, we get sinking air around a high pressure and that basically acts like a cap locking in and cooking the air below. "This is something nobody has seen before, how strong this heat dome is."]
열돔 현상이 여름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 없었던 지역에 집중돼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미 국립 기상청은 주말부터 다음 주 초 사이 이 열돔이 세력을 확장할 것이라며 미국 서부 내륙 지역 곳곳에 폭염 경보를 내렸습니다.
매년 여름 폭염으로 악명이 높은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지역의 경우 이기간 최고 기온이 섭씨 54도 안팎으로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이상 고온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지난달 23일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올라 시민들은 1901년 이후 120년 만에 가장 더운 6월을 보냈습니다.
[소피아/모스크바 시민 : "It’s more or less okay outside but it’s insufferable to be at home without an air conditioner. My dog is going crazy, I am going crazy! We are waiting for the rain."]
북유럽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에선 지난주 1914년 이후 가장 높은 34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지중해의 그리스에선 지난 1일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랐고, 이라크에선 지난 1일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기면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그날 하루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현재 온난화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번 같은 극단적 폭염이 5~10년 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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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서부 최악의 폭염에 사망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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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7-10 22:10:59
- 수정2021-07-10 22:33:18

[앵커]
지구촌 북반구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서북미 지역엔 최근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는데, 이 기록적인 더위로 캐나다에서만 7백 명 넘게 숨지고 미 서부지역에서도 온열 질환으로 2백 명 가까운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중동과 유럽, 러시아는 물론 겨울로 접어든 뉴질랜드에서도 때아닌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구촌의 폭염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 북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지난달 28일 기온이 섭씨 46.7도를 기록했습니다.
평년 같으면 20도 초반일 기온이 사흘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민들은 모든 활동을 멈췄습니다.
[브리 오스윌/포틀랜드 시민 : "It's like a lockdown but we are not going to solve it by putting on a mask or getting the vaccine it's just sort of perpetual. It's scary.“]
뜨거운 햇볕에 전선까지 녹아 내리면서 곳곳에 정전이 잇따라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현지시간 8일까지 오리건주에서만 116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고 수 백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제니퍼 바인/멀노마 카운티 보건관 : "That's a total for a typical entire summer for Portland. realizing it was going to be a life threatening heat event."]
양식장 조개들이 입을 벌린채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서 조개들이 강한 햇볕에 모두 익어버린 겁니다.
시애틀에서는 갈매기들이 더위에 지쳐 폐사하거나 아스팔트에 화상을 입고 쓰러지는 사례도 생겼습니다.
[니키 로젠하겐/수의사 : "I've never encountered anything like this. And of course, this is unprecedented heat, right. And so this is not a situation that we've had to face before."]
워싱턴 주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790여 명, 이 가운데 21%는 입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현지 시간 8일까지 사망자는 78 명에 이릅니다.
[스티브 미첼/하버뷰 메디컬 센터의사 "We were seeing extremely large numbers to the point where we actually had to declare a regional disaster."]
가장 피해가 집중된 곳은 캐나다 서부지역입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치솟기 시작한 기온은 30일 정점에 올라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49.6도가 관측됐습니다.
1937년 45도를 기록한 이후 8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었습니다.
이 기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만 719명이 더위로 숨졌습니다.
당시 캐나다 전체 103개 지역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습니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 주에선 햇볕에 내 놓은 젤리가 한 시간 만에 녹아 액체 형태로 변할 정도였습니다.
이 여성은 어린 아들을 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설치된 곳을 찾아 온종일 다녀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밤새도록 젖은 수건으로 아이의 체온을 낮춰야 했습니다.
[시드니 그레이/캐나다 앨버타 주 주민 : "There's only so much I can do to keep him cool because we don't have central air, we don't have AC and we currently don't have any fans."]
지난달 27일 미 항공 우주국 나사가 공개한 북미 지역 기온 사진입니다.
캐나다 서부지역과 미국 워싱턴 오리건 주 일대가 짙은 붉은색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염 사태의 원인이 열돔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약 9킬로미터 상공에서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는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에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머무르면서 덥고 건조한 공기가 사발 모양으로 정체되는 현상입니다.
[조안나 와그스태프/기상학자 : "A heat dome is essentially a huge high pressure ridge, we get sinking air around a high pressure and that basically acts like a cap locking in and cooking the air below. "This is something nobody has seen before, how strong this heat dome is."]
열돔 현상이 여름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 없었던 지역에 집중돼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미 국립 기상청은 주말부터 다음 주 초 사이 이 열돔이 세력을 확장할 것이라며 미국 서부 내륙 지역 곳곳에 폭염 경보를 내렸습니다.
매년 여름 폭염으로 악명이 높은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지역의 경우 이기간 최고 기온이 섭씨 54도 안팎으로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이상 고온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지난달 23일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올라 시민들은 1901년 이후 120년 만에 가장 더운 6월을 보냈습니다.
[소피아/모스크바 시민 : "It’s more or less okay outside but it’s insufferable to be at home without an air conditioner. My dog is going crazy, I am going crazy! We are waiting for the rain."]
북유럽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에선 지난주 1914년 이후 가장 높은 34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지중해의 그리스에선 지난 1일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랐고, 이라크에선 지난 1일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기면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그날 하루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현재 온난화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번 같은 극단적 폭염이 5~10년 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지구촌 북반구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서북미 지역엔 최근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는데, 이 기록적인 더위로 캐나다에서만 7백 명 넘게 숨지고 미 서부지역에서도 온열 질환으로 2백 명 가까운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중동과 유럽, 러시아는 물론 겨울로 접어든 뉴질랜드에서도 때아닌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구촌의 폭염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 북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지난달 28일 기온이 섭씨 46.7도를 기록했습니다.
평년 같으면 20도 초반일 기온이 사흘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민들은 모든 활동을 멈췄습니다.
[브리 오스윌/포틀랜드 시민 : "It's like a lockdown but we are not going to solve it by putting on a mask or getting the vaccine it's just sort of perpetual. It's scary.“]
뜨거운 햇볕에 전선까지 녹아 내리면서 곳곳에 정전이 잇따라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현지시간 8일까지 오리건주에서만 116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고 수 백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제니퍼 바인/멀노마 카운티 보건관 : "That's a total for a typical entire summer for Portland. realizing it was going to be a life threatening heat event."]
양식장 조개들이 입을 벌린채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서 조개들이 강한 햇볕에 모두 익어버린 겁니다.
시애틀에서는 갈매기들이 더위에 지쳐 폐사하거나 아스팔트에 화상을 입고 쓰러지는 사례도 생겼습니다.
[니키 로젠하겐/수의사 : "I've never encountered anything like this. And of course, this is unprecedented heat, right. And so this is not a situation that we've had to face before."]
워싱턴 주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790여 명, 이 가운데 21%는 입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현지 시간 8일까지 사망자는 78 명에 이릅니다.
[스티브 미첼/하버뷰 메디컬 센터의사 "We were seeing extremely large numbers to the point where we actually had to declare a regional disaster."]
가장 피해가 집중된 곳은 캐나다 서부지역입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치솟기 시작한 기온은 30일 정점에 올라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49.6도가 관측됐습니다.
1937년 45도를 기록한 이후 8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었습니다.
이 기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만 719명이 더위로 숨졌습니다.
당시 캐나다 전체 103개 지역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습니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 주에선 햇볕에 내 놓은 젤리가 한 시간 만에 녹아 액체 형태로 변할 정도였습니다.
이 여성은 어린 아들을 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설치된 곳을 찾아 온종일 다녀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밤새도록 젖은 수건으로 아이의 체온을 낮춰야 했습니다.
[시드니 그레이/캐나다 앨버타 주 주민 : "There's only so much I can do to keep him cool because we don't have central air, we don't have AC and we currently don't have any fans."]
지난달 27일 미 항공 우주국 나사가 공개한 북미 지역 기온 사진입니다.
캐나다 서부지역과 미국 워싱턴 오리건 주 일대가 짙은 붉은색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염 사태의 원인이 열돔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약 9킬로미터 상공에서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는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에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머무르면서 덥고 건조한 공기가 사발 모양으로 정체되는 현상입니다.
[조안나 와그스태프/기상학자 : "A heat dome is essentially a huge high pressure ridge, we get sinking air around a high pressure and that basically acts like a cap locking in and cooking the air below. "This is something nobody has seen before, how strong this heat dome is."]
열돔 현상이 여름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 없었던 지역에 집중돼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미 국립 기상청은 주말부터 다음 주 초 사이 이 열돔이 세력을 확장할 것이라며 미국 서부 내륙 지역 곳곳에 폭염 경보를 내렸습니다.
매년 여름 폭염으로 악명이 높은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지역의 경우 이기간 최고 기온이 섭씨 54도 안팎으로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이상 고온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지난달 23일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올라 시민들은 1901년 이후 120년 만에 가장 더운 6월을 보냈습니다.
[소피아/모스크바 시민 : "It’s more or less okay outside but it’s insufferable to be at home without an air conditioner. My dog is going crazy, I am going crazy! We are waiting for the rain."]
북유럽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에선 지난주 1914년 이후 가장 높은 34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지중해의 그리스에선 지난 1일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랐고, 이라크에선 지난 1일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기면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그날 하루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현재 온난화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번 같은 극단적 폭염이 5~10년 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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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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