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배달의 지자체’…공공배달앱 잘 될까?

입력 2021.07.12 (19:21) 수정 2021.07.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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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코로나19 시대, 요즘 이분들 길에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배달 기사분들인데요.

코로나19로 배달 수요 크게 늘면서 배달앱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달앱 시장 규모는 17조 원을 돌파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두 배 가까이 몸집이 커진 겁니다.

배달앱 이용자 수도 2천5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어린이와 초고령층을 제외하면, 국민 대부분이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배달 음식이 이렇게 호황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소상공인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동근/식당 주인 : "카드 결제하면 저희한테 입금해주는데 수수료가 발생하고 오토바이 앱 관리하는 데도 수수료가 나갑니다. 이익보다도 배달앱에 나가는 부담이 몇 배 더 심하다."]

배달앱 수수료 때문입니다.

주요 배달앱의 수수료는 적게는 10% 정도, 많게는 20% 가까이에 육박합니다.

업주들 대부분 평균 두, 세개 이상 배달앱에 가입돼 있다보니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이런 문제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잇따라 공공배달앱을 출시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를 시작으로, 서울, 경기, 대전, 강원을 포함해 전국 10여 곳의 지자체에서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구, 경북도 공공배달앱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구형 공공배달앱, '대구로'는 당장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데요,

중개 수수료가 2% 수준입니다.

기존 민간 배달앱보다 수수료가 약 10% 포인트 가까이 낮은 건데요.

카드결제 수수료도 기존 3.3%에서 2.2%로 낮출 방침입니다.

이용자에게도 혜택이 있습니다.

10% 할인 구매가 가능한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로 결제가 가능하고요,

지역화폐 사용하면 5%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들에게 배달비도 절반 정도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경북의 공공배달앱도 한번 살펴볼까요.

대구시 배달앱은 자체 개발한 앱인 반면, 경북도는 기존 민간 배달앱인 '먹깨비'를 활용합니다.

이 앱은 가입비나 광고료 없이 수수료가 1.5%로 낮아 착한 배달앱으로도 불리고 있는데요.

기존 배달앱을 활용하기 때문에 경북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사용이 다 가능하고요,

역시 경북 시군별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공공배달앱, 취지는 참 좋은데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이재명 지사의 홍보 효과로 시행 한 달만에 이용자 수 2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그 이후 이용자 수가 계속 감소 추세고요.

지난해 3월 선보인 국내 1호 공공배달앱이죠.

전북 군산시 '배달의 명수' 역시 지난해 상반기 이용자 수가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에는 줄곧 하락세입니다.

서울시 역시 경북도처럼 기존 배달앱 '먹깨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합니다.

반면 배달앱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은 오히려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공공배달앱 이용 소상공인/음성변조 : "먹깨비 같은 경우는 젊은 사람들 주문이 거의 없어요. 앱으로 주문하는 건 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게 활성화돼야 하는데…."]

[최준렬/공공배달앱 사용자 : "기존에 제가 알던 가게들이 안 나오는 곳도 간혹 있더라고요. 찾는 가게가 많이 없어서…."]

공공배달앱의 경우 등록된 가맹점 수가 대형 민간 배달앱에 비해 턱없이 적다보니, 이용률도 덩달아 낮아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는 겁니다.

결국 민간 배달앱만큼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지속적으로 만족을 줄 수 있느냐가 공공배달앱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맹점 모집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적립이나 할인 이벤트, 사용후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비스 이용이 불편하지 않게 편의성 보완도 해야하고요,

지속적으로 지자체 세금 투입이 이뤄지는 구조다보니,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개선책도 필요해보입니다.

[김민정/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이 분명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1순위 일 것 같고요. 지역 주민들이 지역 사랑이라고 하는, 경제적인 이익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이익을 같이 추구하는 그런 의미로 소상공인, 소비자, 지역 모두를 상생할 수 있는 모델로 가야..."]

공공배달앱은 해당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한 차별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광고 문구로 인기를 끈 '배달의 민족', 이 배달의 민족에 도전장을 내민 '배달의 지자체'들, 공공배달앱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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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2 19:21:30
    • 수정2021-07-12 19:45:49
    뉴스7(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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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요즘 이분들 길에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배달 기사분들인데요.

코로나19로 배달 수요 크게 늘면서 배달앱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달앱 시장 규모는 17조 원을 돌파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두 배 가까이 몸집이 커진 겁니다.

배달앱 이용자 수도 2천5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어린이와 초고령층을 제외하면, 국민 대부분이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배달 음식이 이렇게 호황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소상공인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동근/식당 주인 : "카드 결제하면 저희한테 입금해주는데 수수료가 발생하고 오토바이 앱 관리하는 데도 수수료가 나갑니다. 이익보다도 배달앱에 나가는 부담이 몇 배 더 심하다."]

배달앱 수수료 때문입니다.

주요 배달앱의 수수료는 적게는 10% 정도, 많게는 20% 가까이에 육박합니다.

업주들 대부분 평균 두, 세개 이상 배달앱에 가입돼 있다보니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이런 문제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잇따라 공공배달앱을 출시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를 시작으로, 서울, 경기, 대전, 강원을 포함해 전국 10여 곳의 지자체에서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구, 경북도 공공배달앱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구형 공공배달앱, '대구로'는 당장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데요,

중개 수수료가 2% 수준입니다.

기존 민간 배달앱보다 수수료가 약 10% 포인트 가까이 낮은 건데요.

카드결제 수수료도 기존 3.3%에서 2.2%로 낮출 방침입니다.

이용자에게도 혜택이 있습니다.

10% 할인 구매가 가능한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로 결제가 가능하고요,

지역화폐 사용하면 5%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들에게 배달비도 절반 정도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경북의 공공배달앱도 한번 살펴볼까요.

대구시 배달앱은 자체 개발한 앱인 반면, 경북도는 기존 민간 배달앱인 '먹깨비'를 활용합니다.

이 앱은 가입비나 광고료 없이 수수료가 1.5%로 낮아 착한 배달앱으로도 불리고 있는데요.

기존 배달앱을 활용하기 때문에 경북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사용이 다 가능하고요,

역시 경북 시군별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공공배달앱, 취지는 참 좋은데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이재명 지사의 홍보 효과로 시행 한 달만에 이용자 수 2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그 이후 이용자 수가 계속 감소 추세고요.

지난해 3월 선보인 국내 1호 공공배달앱이죠.

전북 군산시 '배달의 명수' 역시 지난해 상반기 이용자 수가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에는 줄곧 하락세입니다.

서울시 역시 경북도처럼 기존 배달앱 '먹깨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합니다.

반면 배달앱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은 오히려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공공배달앱 이용 소상공인/음성변조 : "먹깨비 같은 경우는 젊은 사람들 주문이 거의 없어요. 앱으로 주문하는 건 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게 활성화돼야 하는데…."]

[최준렬/공공배달앱 사용자 : "기존에 제가 알던 가게들이 안 나오는 곳도 간혹 있더라고요. 찾는 가게가 많이 없어서…."]

공공배달앱의 경우 등록된 가맹점 수가 대형 민간 배달앱에 비해 턱없이 적다보니, 이용률도 덩달아 낮아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는 겁니다.

결국 민간 배달앱만큼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지속적으로 만족을 줄 수 있느냐가 공공배달앱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맹점 모집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적립이나 할인 이벤트, 사용후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비스 이용이 불편하지 않게 편의성 보완도 해야하고요,

지속적으로 지자체 세금 투입이 이뤄지는 구조다보니,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개선책도 필요해보입니다.

[김민정/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이 분명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1순위 일 것 같고요. 지역 주민들이 지역 사랑이라고 하는, 경제적인 이익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이익을 같이 추구하는 그런 의미로 소상공인, 소비자, 지역 모두를 상생할 수 있는 모델로 가야..."]

공공배달앱은 해당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한 차별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광고 문구로 인기를 끈 '배달의 민족', 이 배달의 민족에 도전장을 내민 '배달의 지자체'들, 공공배달앱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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