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개막이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기대만큼이나 큰 우려를 안고 시작하는 2020 도쿄올림픽. 하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은 5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에 우려보다는 기대를 품으려 합니다. 유도 대표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금메달 효자 종목으로 불리던 유도 대표팀은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는 노골드로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금메달만큼이나 그간 자신의 노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도 컸습니다. 이번만큼은 종주국 일본에서 한국유도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런 남자대표팀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100kg급 조구함입니다. 조구함은 리우올림픽에서는 메달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올림픽 직전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며 결국 16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시련의 시간이었습니다. 조구함은 당시를 떠올리며 '힘든 시기'였다고 담담히 전했습니다.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좀 힘들더라고요. 힘든 시기를 잊을 방법은 빨리 몸 상태를 다시 만들고 재정비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다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자', '금메달로 패배를 잊고 다가오는 도쿄올림픽을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준비했죠."
더 노력했습니다. '금메달을 따자'고 다짐했던 조구함은 결국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올림픽 패배를 조금씩 조금씩 씻어갔습니다. 체급을 바꾸기 위해 5주 만에 25kg을 뺐던 악바리 다웠습니다. 이제 조구함은 도쿄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다 보니 조구함은 다른 많은 선수들의 견제 대상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모든 선수가 비슷할 겁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서로의 전략을 잘 알고 있어요. 상대방이 알고 있어도 내가 넘길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상대방보다 강한 체력도 필수죠. 전력 노출을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진인사대천명. 사람이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겁니다. 많은 국가 대표 선수들이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조구함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는 실력만으로 금메달을 딸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운도 따라줘야 하고 컨디션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런 모든 것들이 맞아 떨어져야 금메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선수로서 준비해야 할 부분을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하늘이 감동을 받아서 그날 저에게 좋은 컨디션과 운을 주지 않을까요." 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올림픽 조구함은 남자대표팀의 주장입니다. 어떻게 뽑혔냐는 질문에 수줍게 선임자 중에서 추천을 받았다고 이유를 전한 조구함. 주장으로서 대표팀을 평가해달라는 말에는 다부지게 '모두 금메달 후보감'이라고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 여섯 명 중에 누가 금메달을 따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그만큼 다들 실력도 좋고요. 충분히 모두가 금메달을 걸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저희 여섯 명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합니다. 경기 날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경기력으로 많은 국민들께 기쁨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라며 주장으로서 한마디를 전했습니다.
■ 88년 올림픽 동메달 이후 끊어진 최중량급 메달의 맥을 잇기 위해…막내 김민종

이런 조구함이 대견하게 생각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남자 최중량급의 김민종입니다. 대표팀 막내 2000년생 김민종은 20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유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 다크호스입니다.
조구함은 김민종에 대해 "민종이가 올림픽 첫 출전을 하는데요.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으로 다른 선수들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민종이가 가장 무거운 체급, 유도의 자존심인 체급입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큰 목표를 가지고 시합 잘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응원을 전했습니다
이를 들은 김민종도 "제가 구함이형 다음날 시합을 해요. 저는 구함이형은 당연히 일등! 금메달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도 형의 의지와 힘을 받아서 다음날 꼭 열심히 해서 금메달 따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조구함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김민종은 어린 시절부터 '유도를 참 잘하는 선수'로 알려졌습니다. 타고난 승부욕이 그를 정상으로 이끌었습니다. 김민종은 "저는 어릴 때부터 체격도 크고 승부욕이 강했어요. 지는 걸 정말 싫어했죠. 어릴 때는 지면 많이 울고 화도 냈는데요. 그 감정을 느끼기 싫어서 더 열심히 운동했어요."라고 회상했습니다.
김민종은 특히 이번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베테랑 김성민을 꺾고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김성민에게 90도로 인사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민종은 "90도 인사가 아니라 120도로 인사했어요."라고 웃으며 전했습니다. "유도는 예의로 시작해서 예의로 끝난다는 말이 있죠. 다른 선수에게도 그렇게 인사를 하는데요. 그 경기에서는 특히 제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껴 고개를 더 숙인 것 같아요. 하하하. 형이 경기가 끝나고 올림픽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선배를 꺾고 합류한 대표팀은 김민종의 예상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한국 유도가 최중량급에서 메달을 딴 것은 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이 마지막. 이 기록을 바꾸기 위해 김민종도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끝없는 훈련에 지칠 법도 하지만 지도자들의 말을 계속 되새겼습니다. '후회 없이 하자.'
김민종은 "지도자 선생님들께서 다 후회 없이 운동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요. 그래서 더 노력하죠. 제가 지금까지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지만, 눈물이 난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 들어와서는 너무 힘들어서 한 번 눈물이 났었어요. 이게 진짜 올림픽을 가는 길인가 생각하며 그렇게 준비하고 있습니다."고 올림픽 대표가 된 소감을 전했습니다.
100kg이 넘는 거구 김민종은 실제로 만나면 큰 덩치에 위압감마저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영락없는 2000년생의 청년. 올림픽이 떨리지는 않느냐는 말에도 환히 웃었습니다.
"오히려 긴장이 안 돼요. 제가 어릴 때부터 느껴보지 못한 것은 긴장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부딪혀요. 덕분에 지금도 느껴보지 못한 올림픽이기 때문에 긴장은 안 돼요"
조구함은 오는 29일, 김민종은 30일 금빛 메치기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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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유도 자존심을 걸고…조구함·김민종 도쿄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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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7-14 07:02:03

올림픽 개막이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기대만큼이나 큰 우려를 안고 시작하는 2020 도쿄올림픽. 하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은 5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에 우려보다는 기대를 품으려 합니다. 유도 대표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금메달 효자 종목으로 불리던 유도 대표팀은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는 노골드로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금메달만큼이나 그간 자신의 노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도 컸습니다. 이번만큼은 종주국 일본에서 한국유도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런 남자대표팀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100kg급 조구함입니다. 조구함은 리우올림픽에서는 메달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올림픽 직전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며 결국 16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시련의 시간이었습니다. 조구함은 당시를 떠올리며 '힘든 시기'였다고 담담히 전했습니다.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좀 힘들더라고요. 힘든 시기를 잊을 방법은 빨리 몸 상태를 다시 만들고 재정비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다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자', '금메달로 패배를 잊고 다가오는 도쿄올림픽을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준비했죠."
더 노력했습니다. '금메달을 따자'고 다짐했던 조구함은 결국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올림픽 패배를 조금씩 조금씩 씻어갔습니다. 체급을 바꾸기 위해 5주 만에 25kg을 뺐던 악바리 다웠습니다. 이제 조구함은 도쿄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다 보니 조구함은 다른 많은 선수들의 견제 대상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모든 선수가 비슷할 겁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서로의 전략을 잘 알고 있어요. 상대방이 알고 있어도 내가 넘길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상대방보다 강한 체력도 필수죠. 전력 노출을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진인사대천명. 사람이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겁니다. 많은 국가 대표 선수들이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조구함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는 실력만으로 금메달을 딸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운도 따라줘야 하고 컨디션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런 모든 것들이 맞아 떨어져야 금메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선수로서 준비해야 할 부분을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하늘이 감동을 받아서 그날 저에게 좋은 컨디션과 운을 주지 않을까요." 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올림픽 조구함은 남자대표팀의 주장입니다. 어떻게 뽑혔냐는 질문에 수줍게 선임자 중에서 추천을 받았다고 이유를 전한 조구함. 주장으로서 대표팀을 평가해달라는 말에는 다부지게 '모두 금메달 후보감'이라고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 여섯 명 중에 누가 금메달을 따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그만큼 다들 실력도 좋고요. 충분히 모두가 금메달을 걸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저희 여섯 명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합니다. 경기 날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경기력으로 많은 국민들께 기쁨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라며 주장으로서 한마디를 전했습니다.
■ 88년 올림픽 동메달 이후 끊어진 최중량급 메달의 맥을 잇기 위해…막내 김민종

이런 조구함이 대견하게 생각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남자 최중량급의 김민종입니다. 대표팀 막내 2000년생 김민종은 20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유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 다크호스입니다.
조구함은 김민종에 대해 "민종이가 올림픽 첫 출전을 하는데요.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으로 다른 선수들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민종이가 가장 무거운 체급, 유도의 자존심인 체급입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큰 목표를 가지고 시합 잘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응원을 전했습니다
이를 들은 김민종도 "제가 구함이형 다음날 시합을 해요. 저는 구함이형은 당연히 일등! 금메달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도 형의 의지와 힘을 받아서 다음날 꼭 열심히 해서 금메달 따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조구함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김민종은 어린 시절부터 '유도를 참 잘하는 선수'로 알려졌습니다. 타고난 승부욕이 그를 정상으로 이끌었습니다. 김민종은 "저는 어릴 때부터 체격도 크고 승부욕이 강했어요. 지는 걸 정말 싫어했죠. 어릴 때는 지면 많이 울고 화도 냈는데요. 그 감정을 느끼기 싫어서 더 열심히 운동했어요."라고 회상했습니다.
김민종은 특히 이번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베테랑 김성민을 꺾고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김성민에게 90도로 인사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민종은 "90도 인사가 아니라 120도로 인사했어요."라고 웃으며 전했습니다. "유도는 예의로 시작해서 예의로 끝난다는 말이 있죠. 다른 선수에게도 그렇게 인사를 하는데요. 그 경기에서는 특히 제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껴 고개를 더 숙인 것 같아요. 하하하. 형이 경기가 끝나고 올림픽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선배를 꺾고 합류한 대표팀은 김민종의 예상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한국 유도가 최중량급에서 메달을 딴 것은 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이 마지막. 이 기록을 바꾸기 위해 김민종도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끝없는 훈련에 지칠 법도 하지만 지도자들의 말을 계속 되새겼습니다. '후회 없이 하자.'
김민종은 "지도자 선생님들께서 다 후회 없이 운동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요. 그래서 더 노력하죠. 제가 지금까지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지만, 눈물이 난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 들어와서는 너무 힘들어서 한 번 눈물이 났었어요. 이게 진짜 올림픽을 가는 길인가 생각하며 그렇게 준비하고 있습니다."고 올림픽 대표가 된 소감을 전했습니다.
100kg이 넘는 거구 김민종은 실제로 만나면 큰 덩치에 위압감마저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영락없는 2000년생의 청년. 올림픽이 떨리지는 않느냐는 말에도 환히 웃었습니다.
"오히려 긴장이 안 돼요. 제가 어릴 때부터 느껴보지 못한 것은 긴장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부딪혀요. 덕분에 지금도 느껴보지 못한 올림픽이기 때문에 긴장은 안 돼요"
조구함은 오는 29일, 김민종은 30일 금빛 메치기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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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빈 기자 newsub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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