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방 한 칸에서 ‘그저 부채질만’

입력 2021.07.15 (21:34) 수정 2021.07.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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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폭염이 재난으로 지정됐지만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기구를 틀고 바깥 활동을 피하라는 예방수칙, 누군가에게는 지키기 쉽지 않은 일인데요.

힘겹게 여름을 보내는 이들을 서윤덕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좁은 골목길을 올라가면, 부엌 딸린 방 한 칸이 나옵니다.

80대 홀몸 어르신의 집입니다.

오전부터 30도를 넘는 방에는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습니다.

여름철에는 저소득층 대한 전기요금 할인 폭이 늘어나지만, 그저 부채만 흔들 뿐입니다.

[홀몸 어르신/음성변조 : "말할 것도 없이 더워. 선풍기가 있어. 에어컨이 있어. 그냥 저녁내 이러고 있어 이러고."]

물이라도 끼얹고 싶어도 한 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화장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홀몸 어르신/음성변조 : "이러고 살아야지. 할 수 없지. 돈 없는데 뭐를 어떻게 하겠어. 선풍기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어."]

그나마 숨이라도 돌릴 곳은 오랜만에 문을 연 무더위 쉼터.

에어컨, 선풍기가 있고, 냉방비도 지원해줍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쉼터가 문을 닫지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무더위 쉼터 이용 어르신 : "힘들어. 여기 안 오면. 오전에는 집에 있다가 여기 와서 놀고 그러니까 살겠는데. 답답하지. 문 안 열면."]

무더운 날씨에도, 병원비, 반찬값을 보태기 위해 일해야 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습니다.

[어르신/음성변조 : "일해야지. 일을 해야지 어떻게 일을 안 하고 살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65살 이상과 저소득층의 온열 질환 발생률은, 다른 계층보다 3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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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도 넘는 방 한 칸에서 ‘그저 부채질만’
    • 입력 2021-07-15 21:34:55
    • 수정2021-07-15 22:12:43
    뉴스9(전주)
[앵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폭염이 재난으로 지정됐지만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기구를 틀고 바깥 활동을 피하라는 예방수칙, 누군가에게는 지키기 쉽지 않은 일인데요.

힘겹게 여름을 보내는 이들을 서윤덕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좁은 골목길을 올라가면, 부엌 딸린 방 한 칸이 나옵니다.

80대 홀몸 어르신의 집입니다.

오전부터 30도를 넘는 방에는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습니다.

여름철에는 저소득층 대한 전기요금 할인 폭이 늘어나지만, 그저 부채만 흔들 뿐입니다.

[홀몸 어르신/음성변조 : "말할 것도 없이 더워. 선풍기가 있어. 에어컨이 있어. 그냥 저녁내 이러고 있어 이러고."]

물이라도 끼얹고 싶어도 한 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화장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홀몸 어르신/음성변조 : "이러고 살아야지. 할 수 없지. 돈 없는데 뭐를 어떻게 하겠어. 선풍기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어."]

그나마 숨이라도 돌릴 곳은 오랜만에 문을 연 무더위 쉼터.

에어컨, 선풍기가 있고, 냉방비도 지원해줍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쉼터가 문을 닫지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무더위 쉼터 이용 어르신 : "힘들어. 여기 안 오면. 오전에는 집에 있다가 여기 와서 놀고 그러니까 살겠는데. 답답하지. 문 안 열면."]

무더운 날씨에도, 병원비, 반찬값을 보태기 위해 일해야 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습니다.

[어르신/음성변조 : "일해야지. 일을 해야지 어떻게 일을 안 하고 살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65살 이상과 저소득층의 온열 질환 발생률은, 다른 계층보다 3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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