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뚫고 한국 뿌리 내린다

입력 2003.12.3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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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 곳곳에 한국인의 저력을 심고 있는 동포들이 많습니다.
북극도시 알래스카에도 뿌리내린 한인마을을 신성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남아 있는 아침 7시.
김종석 씨 부부가 집을 나섭니다.
두 살배기 딸을 놀이방에 맡기면 맞벌이부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부인의 직장은 초등학교, 미국인 교사와 짝을 이뤄 1학년을 가르치는 보조교사입니다.
그 사이 김 씨는 택시를 몹니다.
⊙김종석(배로우 거주/택시운전): 겨울에는 워낙 춥기 때문에 손님들이 짧은 거리를 가도 보통 택시를 이용하죠.
⊙기자: 50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는 이곳은 뒷마당이 북극바다입니다.
뒤로는 얼어붙은 북극해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얼음 위에는 방금 지나간 듯한 북극곰의 발자국이 생생합니다.
배로우에 있는 10개의 식당 가운데 6곳이 교포가 주인입니다.
김형용 씨는 20년 전 맨손으로 시작해 에스키모 동네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김형용(배로우 거주/식당 경영): 이 집에 발을 디딜 때 뭘 했냐면 그릇 씻는 일을 했습니다.
그릇 씻는 거 하다 보니까 시간이 가다 보니까 북극도 배우게 되더라고요.
⊙기자: 한 해의 끝자락, 교포들이 예배를 보기 위해 모였습니다.
100일을 갓 넘긴 윤성이에서 11살난 한나까지 모두 함께 했습니다.
⊙남일현(배로우 개척교회 목사): 제대로 말도 안 통하고 그래서 힘든 점을 많이 느낍니다.
그리고 먹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고된 이민생활을 서로 달래주며 희망을 다지는 한국말소리가 도란도란 북극하늘로 울려퍼졌습니다.
KBS뉴스 신성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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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 뚫고 한국 뿌리 내린다
    • 입력 2003-12-3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지구촌 곳곳에 한국인의 저력을 심고 있는 동포들이 많습니다. 북극도시 알래스카에도 뿌리내린 한인마을을 신성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남아 있는 아침 7시. 김종석 씨 부부가 집을 나섭니다. 두 살배기 딸을 놀이방에 맡기면 맞벌이부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부인의 직장은 초등학교, 미국인 교사와 짝을 이뤄 1학년을 가르치는 보조교사입니다. 그 사이 김 씨는 택시를 몹니다. ⊙김종석(배로우 거주/택시운전): 겨울에는 워낙 춥기 때문에 손님들이 짧은 거리를 가도 보통 택시를 이용하죠. ⊙기자: 50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는 이곳은 뒷마당이 북극바다입니다. 뒤로는 얼어붙은 북극해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얼음 위에는 방금 지나간 듯한 북극곰의 발자국이 생생합니다. 배로우에 있는 10개의 식당 가운데 6곳이 교포가 주인입니다. 김형용 씨는 20년 전 맨손으로 시작해 에스키모 동네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김형용(배로우 거주/식당 경영): 이 집에 발을 디딜 때 뭘 했냐면 그릇 씻는 일을 했습니다. 그릇 씻는 거 하다 보니까 시간이 가다 보니까 북극도 배우게 되더라고요. ⊙기자: 한 해의 끝자락, 교포들이 예배를 보기 위해 모였습니다. 100일을 갓 넘긴 윤성이에서 11살난 한나까지 모두 함께 했습니다. ⊙남일현(배로우 개척교회 목사): 제대로 말도 안 통하고 그래서 힘든 점을 많이 느낍니다. 그리고 먹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고된 이민생활을 서로 달래주며 희망을 다지는 한국말소리가 도란도란 북극하늘로 울려퍼졌습니다. KBS뉴스 신성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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