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에너지밸리…‘생산지 세탁’ 의혹

입력 2021.07.19 (06:56) 수정 2021.07.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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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력 본사가 위치한 전남 나주에는, 전력 기자재 생산업체들이 모여있는 '에너지밸리'가 있습니다.

이곳 업체들은 반드시 나주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조건으로, 한전 구매 물량의 20%를 특별 배정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기업이 직접 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하면서 혜택만 챙겨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하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나주 에너지밸리에서 한전에 변압기를 납품하는 업체.

경기도 본사 공장에서 화물차 한 대가 출발해 나주에 있는 2공장으로 향합니다.

화물차에서 내려진 건 변압기 완제품과 핵심 구성품인 중신입니다.

이 업체는 전날 밤에도 다른 곳에서 핵심 구성품 수십 대를 들여왔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서 생산을 안 하는 건가요?) 여기서 생산하죠."]

또 다른 업체.

직원들이 화물차에서 전력 개폐기 십여 대를 내립니다.

완제품 상탭니다.

한전 특별 물량을 노려 나주에 공장만 짓고, 실제로는 다른 곳에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걸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한전에 납품할 나주 특별 물량을 나주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는 건 관련 법과 규정 위반입니다.

핵심 공정을 다른 하청업체에 맡기거나,

[하청업체 관계자 : "한두 번은 (납품)했죠. 우리는 자재를 다 받고 일만 하는 거예요."]

반드시 고용해야 하는 기술자 등 생산인력 기준을 어긴 업체도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 : "실제로 용역을 쓰고 있고, 둘이서 생산라인 관리만 하고 있어요."]

지난해 나주 에너지밸리 업체들이 한전에 납품한 물량은 3천4백억 원 어치에 이르고, 지원받은 지자체 보조금도 4백억 원에 육박합니다.

한전과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허술한 사이, 제대로 생산하는 업체들만 박탈감을 느낍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옆 공장은 두 세명이 매번 우리하고 똑같은 물량을 받아가지고 검수만 해서 납품을 한단 말이에요."]

KBS 취재가 시작되자 한전은 뒤늦게 현장 점검을 벌여 업체 3곳의 규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조민웅 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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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9 06:56:00
    • 수정2021-07-19 07:01:49
    뉴스광장 1부
[앵커]

한국전력 본사가 위치한 전남 나주에는, 전력 기자재 생산업체들이 모여있는 '에너지밸리'가 있습니다.

이곳 업체들은 반드시 나주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조건으로, 한전 구매 물량의 20%를 특별 배정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기업이 직접 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하면서 혜택만 챙겨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하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나주 에너지밸리에서 한전에 변압기를 납품하는 업체.

경기도 본사 공장에서 화물차 한 대가 출발해 나주에 있는 2공장으로 향합니다.

화물차에서 내려진 건 변압기 완제품과 핵심 구성품인 중신입니다.

이 업체는 전날 밤에도 다른 곳에서 핵심 구성품 수십 대를 들여왔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서 생산을 안 하는 건가요?) 여기서 생산하죠."]

또 다른 업체.

직원들이 화물차에서 전력 개폐기 십여 대를 내립니다.

완제품 상탭니다.

한전 특별 물량을 노려 나주에 공장만 짓고, 실제로는 다른 곳에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걸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한전에 납품할 나주 특별 물량을 나주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는 건 관련 법과 규정 위반입니다.

핵심 공정을 다른 하청업체에 맡기거나,

[하청업체 관계자 : "한두 번은 (납품)했죠. 우리는 자재를 다 받고 일만 하는 거예요."]

반드시 고용해야 하는 기술자 등 생산인력 기준을 어긴 업체도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 : "실제로 용역을 쓰고 있고, 둘이서 생산라인 관리만 하고 있어요."]

지난해 나주 에너지밸리 업체들이 한전에 납품한 물량은 3천4백억 원 어치에 이르고, 지원받은 지자체 보조금도 4백억 원에 육박합니다.

한전과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허술한 사이, 제대로 생산하는 업체들만 박탈감을 느낍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옆 공장은 두 세명이 매번 우리하고 똑같은 물량을 받아가지고 검수만 해서 납품을 한단 말이에요."]

KBS 취재가 시작되자 한전은 뒤늦게 현장 점검을 벌여 업체 3곳의 규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조민웅 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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