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입법예고…학대 처벌 강화될까?

입력 2021.07.20 (07:37) 수정 2021.07.2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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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천5백만 명 가까이 되지만 동물은 여전히 법적으로는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동물을 생명체로서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반영해 정부가 관련 법 개정에 나섰습니다.

이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개 주인이 키우는 개에게 벽돌을 집어 던집니다.

긴 몽둥이로 마구 때리기도 합니다.

동물 구조 단체가 찾아갔지만 개는 사라진 뒤였습니다.

개 주인은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영재/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소유권을 자기가 넘긴 상태에서 자기는 책임이 없다. 누가 소유를 하고 있냐고 물어보더라도 공개할 수 없다."]

현행법은 동물에 대해 법적 지위를 따로 규정하지 않아 물건으로 취급해왔습니다.

누군가 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해도 동물 가격만 배상받고 위자료는 청구할 수 없었습니다.

동물을 물건으로 간주하다보니 동물학대를 예방하는 동물보호법 적용도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2010년부터 10년 동안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304명이 기소됐는데, 단 10명만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달라진 동물 인식을 반영해 정부가 동물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내용을 명시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하면 주인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관련법 개정도 논의 중입니다.

빚을 갚지 못한다는 이유로 동물을 강제로 빼앗아가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 "(법 개정 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수위나 동물 피해에 대한 배상의 정도가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동물 지위가 명확해지면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재흽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이근희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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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0 07:37:23
    • 수정2021-07-20 07: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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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천5백만 명 가까이 되지만 동물은 여전히 법적으로는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동물을 생명체로서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반영해 정부가 관련 법 개정에 나섰습니다.

이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개 주인이 키우는 개에게 벽돌을 집어 던집니다.

긴 몽둥이로 마구 때리기도 합니다.

동물 구조 단체가 찾아갔지만 개는 사라진 뒤였습니다.

개 주인은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영재/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소유권을 자기가 넘긴 상태에서 자기는 책임이 없다. 누가 소유를 하고 있냐고 물어보더라도 공개할 수 없다."]

현행법은 동물에 대해 법적 지위를 따로 규정하지 않아 물건으로 취급해왔습니다.

누군가 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해도 동물 가격만 배상받고 위자료는 청구할 수 없었습니다.

동물을 물건으로 간주하다보니 동물학대를 예방하는 동물보호법 적용도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2010년부터 10년 동안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304명이 기소됐는데, 단 10명만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달라진 동물 인식을 반영해 정부가 동물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내용을 명시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하면 주인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관련법 개정도 논의 중입니다.

빚을 갚지 못한다는 이유로 동물을 강제로 빼앗아가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 "(법 개정 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수위나 동물 피해에 대한 배상의 정도가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동물 지위가 명확해지면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재흽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이근희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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