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기억으로 사건을 풀다”…법최면 수사

입력 2021.07.21 (07:40) 수정 2021.07.21 (08: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법최면 수사, 요즘 많이 들어보셨죠.

최면으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과학수사의 한 분야인데요.

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을 서윤덕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4년 전 전주에서 벌어진 집단폭행.

피해자는 1명, 상대는 4명이었는데, 피해자는 4명이 모두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상대는 3명만 때리고 1명은 말렸다고 반박했습니다.

엇갈린 진술 속 해결의 실마리를 준 건 '최면'.

["(당신을 때린 사람이 있는가 한 번 봅니다. 그런 기억이 있다면 한 번 떠올려 봅니다. 하나, 둘, 셋.) XXX가 때린 것 같아요. (XXX가 그렇게 때렸어요?)"]

기억을 되살린 피해자는 상대방 말이 맞다고 다시 진술했고, 경찰에 입건됐던 1명은 억울함을 풀었습니다.

수사를 한 건 전북경찰청 여일한 경위.

전국에 27명, 전북에 2명뿐인 법최면 전문수사관 중 한 명입니다.

[여일한/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 : "범인의 얼굴이라든지 당시의 상황들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을 때 수사의 단서 또는 그런 상황들을 재구성해서…."]

최면수사는 전북지역에서 1년에 20건 가까이 이뤄지는데, 최근에는 성범죄 사건에 많이 활용됩니다.

단서를 찾기만 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도 위로합니다.

[여일한/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 : "잠을 못 이룬다 이런 것들을 저희한테 와서 호소하시거든요. 심리적인 상처를 최면이란 것을 통해서 저희가 좀 편안하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인 이춘재의 자백을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하면서 법최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현장에서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여일한/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 : "'잠이 드는 거 아니냐', '그때 당시를 내가 알 수 있느냐'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있는데요. 상당히 과학적인 부분이 있는데도 그런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그런 생각을…."]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전문수사관들은 오늘도 누군가의 기억 속 증거를 찾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잃어버린 기억으로 사건을 풀다”…법최면 수사
    • 입력 2021-07-21 07:40:19
    • 수정2021-07-21 08:06:44
    뉴스광장(전주)
[앵커]

법최면 수사, 요즘 많이 들어보셨죠.

최면으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과학수사의 한 분야인데요.

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을 서윤덕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4년 전 전주에서 벌어진 집단폭행.

피해자는 1명, 상대는 4명이었는데, 피해자는 4명이 모두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상대는 3명만 때리고 1명은 말렸다고 반박했습니다.

엇갈린 진술 속 해결의 실마리를 준 건 '최면'.

["(당신을 때린 사람이 있는가 한 번 봅니다. 그런 기억이 있다면 한 번 떠올려 봅니다. 하나, 둘, 셋.) XXX가 때린 것 같아요. (XXX가 그렇게 때렸어요?)"]

기억을 되살린 피해자는 상대방 말이 맞다고 다시 진술했고, 경찰에 입건됐던 1명은 억울함을 풀었습니다.

수사를 한 건 전북경찰청 여일한 경위.

전국에 27명, 전북에 2명뿐인 법최면 전문수사관 중 한 명입니다.

[여일한/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 : "범인의 얼굴이라든지 당시의 상황들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을 때 수사의 단서 또는 그런 상황들을 재구성해서…."]

최면수사는 전북지역에서 1년에 20건 가까이 이뤄지는데, 최근에는 성범죄 사건에 많이 활용됩니다.

단서를 찾기만 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도 위로합니다.

[여일한/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 : "잠을 못 이룬다 이런 것들을 저희한테 와서 호소하시거든요. 심리적인 상처를 최면이란 것을 통해서 저희가 좀 편안하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인 이춘재의 자백을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하면서 법최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현장에서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여일한/전북경찰청 법최면 전문수사관 : "'잠이 드는 거 아니냐', '그때 당시를 내가 알 수 있느냐'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있는데요. 상당히 과학적인 부분이 있는데도 그런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그런 생각을…."]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전문수사관들은 오늘도 누군가의 기억 속 증거를 찾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전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