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③ 택배 노동자 “휴식이 뭐예요?”…하루 배송 ‘4만 보’

입력 2021.07.27 (21:45) 수정 2021.07.2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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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열 질환에 노출된 노동 현장의 실태를 들여다보는 폭염 기획 마지막 순서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의 폭염 3대 기본수칙으로 물과 그늘, 휴식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개인사업자인 택배 노동자들에겐 먼 나라 얘깁니다.

1분 1초도 쉬기 힘든 택배 배송 현장을 윤경재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오전 9시, 물류 터미널입니다.

대형 트레일러가 쏟아낸 물품들을 배송할 순서대로 배송 트럭에 차곡차곡 싣습니다.

스무명 기사들이 일하는 터미널에 선풍기는 단 하나, 출발도 하기 전에 옷은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짐 싣기 작업이 (늦을 때는) 오후 1시, 2시에 끝나서 출차가 2시 반, 3시입니다. 그때 배송하면 9시, 10시 이렇게 마치거든요."]

기자가 투입돼 택배 노동자 유형근 씨 트럭에 함께 짐을 실었습니다.

곰탕 육수에, 물이 든 상자 20여 개를 옮겼는데 허리가 욱신거립니다.

["와…. (물입니다.) 와…."]

2시간 반의 짐 싣기 작업을 마치고서야 배송 트럭은 출발합니다.

유 씨가 담당하는 곳은 김해 장유 율하 일대, 배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날다람쥐처럼 곳곳을 누빕니다.

촬영기자가 따라잡기가 버거울 정돕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예상시간 안에 배송한다고 문자메시지 보냈거든요. 그 시간 안에 배송해야 하니까."]

가장 고된 곳은 식당가입니다.

많게는 20~30㎏에 달하는 쌀가마와 김치, 식재료들을 이고 날라야 합니다.

계단을 몇 차례 오르내리고 나면 땀이 비오듯 줄줄 흐릅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어지럽거나 이러신 적은 없어요?) 솔직히 중간 중간 몇 번 있는데 이제 그냥 저 혼자 그러려니 하고 마는 거죠."]

고용노동부가 사업장에 물·그늘·휴식 폭염 3대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키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택배 노동자들에게는 남의 얘기입니다.

휴식은커녕 끼니도 챙기기 힘듭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택배 현장이라는 게 개인 사업자로 들어가기 때문에 알아서 쉬고 하라는데 말이 쉽지, 그게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물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건당 수수료는 700~800원, 한 달 수입은 200~300만 원 수준에서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폭염과 코로나19에 휴식 없는 저임금·중노동까지, 택배 노동자들은 오중고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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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③ 택배 노동자 “휴식이 뭐예요?”…하루 배송 ‘4만 보’
    • 입력 2021-07-27 21:45:58
    • 수정2021-07-27 21:57:07
    뉴스9(창원)
[앵커]

온열 질환에 노출된 노동 현장의 실태를 들여다보는 폭염 기획 마지막 순서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의 폭염 3대 기본수칙으로 물과 그늘, 휴식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개인사업자인 택배 노동자들에겐 먼 나라 얘깁니다.

1분 1초도 쉬기 힘든 택배 배송 현장을 윤경재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오전 9시, 물류 터미널입니다.

대형 트레일러가 쏟아낸 물품들을 배송할 순서대로 배송 트럭에 차곡차곡 싣습니다.

스무명 기사들이 일하는 터미널에 선풍기는 단 하나, 출발도 하기 전에 옷은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짐 싣기 작업이 (늦을 때는) 오후 1시, 2시에 끝나서 출차가 2시 반, 3시입니다. 그때 배송하면 9시, 10시 이렇게 마치거든요."]

기자가 투입돼 택배 노동자 유형근 씨 트럭에 함께 짐을 실었습니다.

곰탕 육수에, 물이 든 상자 20여 개를 옮겼는데 허리가 욱신거립니다.

["와…. (물입니다.) 와…."]

2시간 반의 짐 싣기 작업을 마치고서야 배송 트럭은 출발합니다.

유 씨가 담당하는 곳은 김해 장유 율하 일대, 배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날다람쥐처럼 곳곳을 누빕니다.

촬영기자가 따라잡기가 버거울 정돕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예상시간 안에 배송한다고 문자메시지 보냈거든요. 그 시간 안에 배송해야 하니까."]

가장 고된 곳은 식당가입니다.

많게는 20~30㎏에 달하는 쌀가마와 김치, 식재료들을 이고 날라야 합니다.

계단을 몇 차례 오르내리고 나면 땀이 비오듯 줄줄 흐릅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어지럽거나 이러신 적은 없어요?) 솔직히 중간 중간 몇 번 있는데 이제 그냥 저 혼자 그러려니 하고 마는 거죠."]

고용노동부가 사업장에 물·그늘·휴식 폭염 3대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키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택배 노동자들에게는 남의 얘기입니다.

휴식은커녕 끼니도 챙기기 힘듭니다.

[유형근/택배 노동자 : "택배 현장이라는 게 개인 사업자로 들어가기 때문에 알아서 쉬고 하라는데 말이 쉽지, 그게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물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건당 수수료는 700~800원, 한 달 수입은 200~300만 원 수준에서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폭염과 코로나19에 휴식 없는 저임금·중노동까지, 택배 노동자들은 오중고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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