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문서 입수…“윤리의식 높다”고 문화재 지정?

입력 2021.07.28 (21:29) 수정 2021.07.2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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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석연치 않은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가리는 심사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공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또 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재현 기잡니다.

[리포트]

최종 후보 3명에 대한 평가 문서입니다.

완주 실적이 큰 차이를 보였는데도, 3명 모두 만점을 받았습니다.

완주를 10번 했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완주뿐 아니라 부분 연주까지 합쳐서 10번 했으면 만점을 주는 걸로 바꿨습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1차 심사 때 심사위원단이 내린 결정입니다.

덕분에 A 씨는 10점 받았어야 할 점수가 25점으로 뛰었습니다.

심사위원 총평에는 선뜻 납득하기 힘든 내용도 있습니다.

완주 경력이 가장 많았던 B 씨는 "국악계에 대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문화재 보유자로 지정하면 권력 집중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점수를 깎였습니다.

반면 A 씨의 경우 중앙 무대가 아닌 지역에서 주로 활동한 점을 들어 "시류에 물들지 않은 전통 고법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호평받았습니다.

심지어 '사회 부조리에 대한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며 고법과 무관해 보이는 평가도 점수에 반영합니다.

사실 확인이 안 된 A 씨 경쟁자들에 대한 '음해성' 제보들이 당사자의 해명도 없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된 것으로도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전용기/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위원 : "채점판이 아니고 대부분 주관식 답변으로 돼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이 저게 문제다, 저 사람이 저게 문제다, 이런 식으로 투서가 난립하는 그런 현실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문화재청은 보유자 선정 과정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세부적인 평가 지표를 세웠고 수차례 심의해 공정성을 확보하려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 조창훈/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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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사 문서 입수…“윤리의식 높다”고 문화재 지정?
    • 입력 2021-07-28 21:29:27
    • 수정2021-07-28 21:39:52
    뉴스 9
[앵커]

석연치 않은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가리는 심사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공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또 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재현 기잡니다.

[리포트]

최종 후보 3명에 대한 평가 문서입니다.

완주 실적이 큰 차이를 보였는데도, 3명 모두 만점을 받았습니다.

완주를 10번 했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완주뿐 아니라 부분 연주까지 합쳐서 10번 했으면 만점을 주는 걸로 바꿨습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1차 심사 때 심사위원단이 내린 결정입니다.

덕분에 A 씨는 10점 받았어야 할 점수가 25점으로 뛰었습니다.

심사위원 총평에는 선뜻 납득하기 힘든 내용도 있습니다.

완주 경력이 가장 많았던 B 씨는 "국악계에 대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문화재 보유자로 지정하면 권력 집중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점수를 깎였습니다.

반면 A 씨의 경우 중앙 무대가 아닌 지역에서 주로 활동한 점을 들어 "시류에 물들지 않은 전통 고법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호평받았습니다.

심지어 '사회 부조리에 대한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며 고법과 무관해 보이는 평가도 점수에 반영합니다.

사실 확인이 안 된 A 씨 경쟁자들에 대한 '음해성' 제보들이 당사자의 해명도 없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된 것으로도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전용기/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위원 : "채점판이 아니고 대부분 주관식 답변으로 돼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이 저게 문제다, 저 사람이 저게 문제다, 이런 식으로 투서가 난립하는 그런 현실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문화재청은 보유자 선정 과정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세부적인 평가 지표를 세웠고 수차례 심의해 공정성을 확보하려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 조창훈/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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