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없으면 특수학교 못 짓는다?…설립 둘러싼 갈등 여전

입력 2021.08.04 (07:40) 수정 2021.08.0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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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년 전 서울의 한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장애 학생의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했던 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특수학교 설립 때마다 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불거지고 여러 혜택을 제시하며 무마하는 일이 되풀이되는데요.

해결책은 없는 건지,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무가 무성한 이 지역은 2024년 특수학교인 '동진학교'가 개교할 곳입니다.

설립을 결정한 지 11년만입니다.

자치구에서 제시한 '복합문화센터'를 함께 짓기로 하고서야 학교 설립에 합의가 됐습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의 배경인 '서진학교'.

당시 지역 국회의원이 학교 부지에 국립한방의료원 설립을 공약하면서 주민 반대는 극에 달했습니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새 학교 부지가 나오면 한방병원 건립에 우선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혜택을 줘야 할 기피 시설이냐며 비판했습니다.

[영화 <학교 가는 길> : "전국의 특수학교가 설립을 정말 어렵게 만드는 나쁜 사례를 제공했습니다."]

주민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혜택 제공과 합의 과정은 특수학교 설립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정순경/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대표 : "특수학교가 들어온다 그러면 주민들 간에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수요조사도 하고 우리가 '허락'을 하는 형태의 학교 설립이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보죠."]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수가 지난 5년 간 7,400명 증가하는 사이 학교는 15곳 늘었습니다.

[김윤태/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 : "빠른 시간 내에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해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가 법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시급한 상황이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육부는 내년까지 특수학교를 196곳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국의 특수학교는 현재 182곳, 정부 발표보다 14곳이 부족합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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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택 없으면 특수학교 못 짓는다?…설립 둘러싼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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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8-04 07: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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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서울의 한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장애 학생의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했던 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특수학교 설립 때마다 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불거지고 여러 혜택을 제시하며 무마하는 일이 되풀이되는데요.

해결책은 없는 건지,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무가 무성한 이 지역은 2024년 특수학교인 '동진학교'가 개교할 곳입니다.

설립을 결정한 지 11년만입니다.

자치구에서 제시한 '복합문화센터'를 함께 짓기로 하고서야 학교 설립에 합의가 됐습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의 배경인 '서진학교'.

당시 지역 국회의원이 학교 부지에 국립한방의료원 설립을 공약하면서 주민 반대는 극에 달했습니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새 학교 부지가 나오면 한방병원 건립에 우선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혜택을 줘야 할 기피 시설이냐며 비판했습니다.

[영화 <학교 가는 길> : "전국의 특수학교가 설립을 정말 어렵게 만드는 나쁜 사례를 제공했습니다."]

주민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혜택 제공과 합의 과정은 특수학교 설립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정순경/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대표 : "특수학교가 들어온다 그러면 주민들 간에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수요조사도 하고 우리가 '허락'을 하는 형태의 학교 설립이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보죠."]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수가 지난 5년 간 7,400명 증가하는 사이 학교는 15곳 늘었습니다.

[김윤태/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 : "빠른 시간 내에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해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가 법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시급한 상황이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육부는 내년까지 특수학교를 196곳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국의 특수학교는 현재 182곳, 정부 발표보다 14곳이 부족합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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